5화 5화 - 숲의 주인, 그녀의 이름은 Elf -
내가 이세계로 와서 처음 떨어진 이곳은,
대륙 중앙에 있는 [금지된 숲] 이었다.
대륙을 동, 서로 가르는 이 숲은 대륙의 거대 세력들도 침범하지 못 하는 중립 구역이였으며,
특히 인간들에게는 적대적인 몬스터와 인외 종족들이 살아가는 장소였다.
"하앙....하앙...♡"
그리고 냇가 근처에세 잠시 목을 축이던 나는,
현재 수풀 사이에 숨어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
왜냐고요?
"흐읏~♡흐으으...."
[그건~ 관음중이기 때문이지용~]
머릿속으로 갑자기 미령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그녀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흠흠, 관음이라니...이건 어쩔 수 없는 퀘스트의 일환으로...'
[솔직해 지라구요. 처음 야릇한 소리가 날 때부터 기대했죠?]
'흠흠...아니라니깐... 나는 매우 투철한 도덕적 윤리관을 가진 신사라고.'
[푸흡!]
현재 내가 엿보고 있는 그녀는 옷을 반쯤 걸친채로 야릇한 신음을 내고 있었다.
마치 모델같이 잘 빠진 몸매,
어깨까지 오는 단발에 주황빛 머리카락,
그리고 가장 특징적인 건,
인간에게서 볼 수 없는 뾰족하고 날카로운 귀였다.
그녀는 냇가의 커다란 바위 위에서 햇볕에 몸을 맡기며,
아늑한 자기 위로를 하는 중이었다.
"흐으응...하앙..."
그리고 그녀의 신음 소리는 현재에도 점점 절정을 달하고 있었다.
이 일의 발단은 1시간 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
-- 1시간 전 --
[유진님, 이 숲을 빠르게 빠져나가셔야 해요]
하룻밤 야영을 끝낸 나에게 미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까의 설명대로 이 [금지된 숲]은 인간에게는 매우 위험한 숲이였고,
숲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 난 빠르게 숲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대륙의 오분의 1을 차지하는 크기의 거대한 숲이였지만,
불행 중 다행히도 내가 있는 곳은 숲의 끝자락이었다.
그리고 더욱 다행인 것은,
"정말 좋은 네비게이션이군!"
[정말!, 절 좀 더 소중하게 여기시라구욧!]
그녀에게 Mapping 기능이 탑재되어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공중에 떠있는지도에 따라 반나절 동안 숲을 걷던 나는 맑은 시냇가에 도착했고,
잠시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 냇가의 물을 마시고,
여분의 물을 챙기고 있을 때였다.
"......흐으....."
"이게 무슨 소리지?"
냇가 저편에서 정체 모를 소리가 들리자
'몬스터가 나타났나?'
나는 긴장한 체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살짝 겁이 났지만,
거대화라는 스킬의 성능을 시험해 본 이상,
오크 정도는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이윽고 도착한 소리의 근원지에선는,
"하앙~♡"
몬스터를 기대했던 나의 상상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소녀와 숙녀 사이로 보이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주황빛 머리칼을 가진 그녀가,
전망좋은 바위 위에서 조금씩 자기 아랫도리를 만지작거리는 중이었다.
분명하게 말하지만
처음부터 이럴 의도는 아니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순간 눈앞에 퀘스트 창은 열렸고,
새로운 퀘스트가 갱신된게 눈에 나타났다.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퀘스트]
[1. 아다 때기.]
[2. 정력 강화 음식 섭취하기.]
[3. 성행위 관음하기.]
나는 정상적인 도덕 윤리를 가진 올바른 사람이다!
하지만 이세계에서 살아남고, 레벨을 올리기 위해선 퀘스트를 깰 수밖에 없단 말이다!
[풉, 퍽이나 그러시겠네요]
흠...흠...
어찌 됐든 나는 순수하게 퀘스트를 깨기 위해, 그녀의 자기 위로(?)를 엿보기 시작했고,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취해 벌써 20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하아앙~ 거긴 안 돼~"
나외 미령이 티격대는 것과는 별개로 그녀의 신음 소리는 점점 절정에 가고 있었고
그럴수록 그녀는 자기 한쪽 가슴을 거세게 움켜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흐아아아!"
그녀의 벌린 다리가 움크려지면서, 그녀의 몸이 거칠게 경직 되는 게 느껴졌다.
그러곤 이내 나의 눈에 퀘스트 완료 창이 뜨기 시작했다.
[퀘스트 완료]
- '관음하기' 쾌스트를 완료했습니다.
- 경험치가 대량으로 상승 됩니다.
- 스킬 [Mystery Of Sex]의 레벨이 오릅니다. 새로운 특성이 추가됩니다.
- 여신의 퀘스트를 의뢰했음으로, 보상 카드가 지급 됩니다.
'이야스~ 퀘스트도 깨고, 좋은 구경도 했네. 이제 몰래 가 볼까?'
이세계의 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어떤 생명체라도 스스로 위로하는 행위를 남에게 보이는 것은 기분 좋은 상황이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난 최대한숨을 죽여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행운이 5에 육박하는 불행의 사나이!
하필 내가 뒷걸음질 치는 곳에는 얇은 나뭇가지가 쌓여 있었고,
당연하게도,
[우지끈]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그 엘프는 감았던 눈을 뜨며 경계 태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누구야!!"
자기 옷가지로 몸의 중요 부위를 재빠르게 가린 그녀는 곧바로 내 쪽을 향해 시선을 응시했다.
그러자 그녀의 머리카락과 닮은 주황색의 오른눈과, 그와대비되는 청록색의 왼쪽눈이 나의 눈과 마주쳤다.
"인...인간? 어떻게...인간이...?"
그녀는 이 금지된 숲에 인간이 있다는 것에 당황했다.
그리고 상대가 당황했을 때는 도망칠 절호의 기회였다.
"튀어!!!!"
나는 그녀에게 도망치기 위해 뒤도 돌지 않고 신나게 뜀박질을 시작했다.
뒤에서 무슨 주문 같은 걸 외우는소리가 들렸지만 그것을 확인할 세는 없었다.
"헉...헉...헉..."
그리고 얼마나 뛰었을까?
한참을 뛰던 나는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뱉으며, 잠시 달리는걸 멈추었다.
'생각해 보니 억울하잖아!'
대낮에 큰 바위 위에서 자위하고 있으면
그 사람이 아니, 그 엘프가 잘못한 거 아닌가?
나는 궁금증을 가지고 미령에 말을 걸었다.
"헉...헉...그런데 미령..., 이세계의 엘프들은... 원래 대낮에 바위에서 자위질을 하는 빗치들인 거야?"
[미치셨나요? 설마그러겠어요?]
"헉...헉...그렇지?"
[흠......아! 그럴 수는 있겠군요. 그녀가 이 숲의 관리인이라면 가능성이 있는 얘기네요.]
"숲의 관리인?"
[네. 숲의 관리인이요. 보통 엘프들은 숲속 한 구역을 자기 집처럼 여기며 관리하고 살아가거든요.]
미령의 말에 따르면,
엘프는 한 명이 보통 넓은 숲을 관리하며, 그 숲의 구역을 자기 집처럼 여기며 활동한다고 한다.
즉, 방금 상황은 인간으로 치면 그녀는 몸을 씼는 욕실(?)에서 자기의 위로(?)를 하는 것같이 전혀 이상한 상황이 아니란 얘기였다.
[오히려 이 상황에서는 유진님이, '남의 집 화장실을 몰래 엿보는 관음증있는 변태'라고 보는 게 맞는 거죠]
"미치겠네..."
[이해 하려 하지 마세요. 그냥 받아들이세요.]
뭐 어째겠는가, 이세계에 왔으면 이세계의 법을 따라야지...
그렇게 뒤에서 따라오는 인기척이 없는걸 확인하고,
나는 다시 앞에 떠오르는 지도를 보며 숲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경계를 푼 것이었을까?
이내 지도에선 붉은색 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그 수는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급한 미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큰일이예요 유진님! 몬스터들이 몰려오고 있어요!]
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제일 먼저 눈앞의 수풀에서 나온 건 연두색의 젤리 같은 몬스터였다.
"저 몬스터는..."
[저건 최하급 몬스터 슬라임이예요. 그런데...]
미령이 설명하기 시작했지만 끝까지 들을 시간이 없었다.
그 슬라임은 나에게 적의를 가진 듯 몸을 압축시키더니, 그 반발력으로 나에게 튀어 올랐다.
"'손' 거대화!"
그에 맞추어 나는 반사적으로 스킬을 사용했고, 마나가 감소함과 동시에 손이 커지는 게 눈에 보였다.
그러곤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연두색의 슬라임에게 주먹을 날렸다.
[퍽]
너무나도 쉽게 그 슬라임은 권압(卷壓)에 단숨에 터져 나갔다.
[핵을 한 번에 부셔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증식합니다!]
"오케이!"
한 번에 터져서 땅바닥에 떨어지는 슬라임을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다 덤벼!"
그 소리가 신호였을까?
이윽고 수풀에서 등장한 형형색색의 다양한 크기의 슬라임들은 나를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퍽! 퍽퍽퍽!]
마치 리듬 게임처럼,
[퍽! 퍽!]
나의 주먹질에,
[퍼억, 퍼억, 퍼억]
슬라임이 터져갔다.
확실히 최하급 몬스터답게 상대는 어렵지 않았다.
간혹 한 번에 핵을 파괴시키지 못하더라도, 떨어진 슬라임을 재빠르게 발로 뭉게자 더 이상 증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거대화 스킬밖에 없던 나는, 그 많은 슬라임을 한 번에 처리할 수단이 없었고
결국 슬라임은 하나둘, 나의 몸에 붙어 나의 움직임을 막기 시작했다.
발, 발목, 허리,
나의 하반신은 슬라임에 둘러싸이고,
팔, 가슴, 어깨,
나의 상반신까지 슬라임에 둘러싸여 나는 그대로 땅바딱에 쓰러졌다.
[쿵]
땅바닥에 엎어져도 슬라임 덕에 고통이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고통보다 더욱 두려운 끈적임이 나의 온몸을 감싸고,
끝내 슬라임들은 나의 얼굴까지 그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내가...최약체인 슬라임에게...당하다....니..."
[슬라임이...최약체가 맞는데...유진님이 더 최약체여서 그래요...]
그렇게 숨이 막혀 오자,
나의 의식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블랙아웃이 되기 전 나의 의식에 마지막으로 남은 장면은,
화가 잔뜩 난 체로 나에게 걸어오고 있던, 오드아이를 가진 엘프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