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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16화 - 연선과의 하룻밤 [2]


가슴까지 밀려 올라간 그녀의 흰색 티셔츠는, 끌러내지 못한 브래지어 때문에 불룩 튀어나온 모습이었다. 나는 골반 근처에 비스듬히 걸려있는... 벗기다만 작은 팬티에 묘한 죄책감을 느꼈다. 그녀의 고백은 진실이었을까. 아직 귓가엔 사랑한다 속삭이던 그녀의 뜨거운 입김이 생생하다. 나도 사랑한다 말해야 하나...? 나는 아직 그녀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말하는 순간 그것은 거짓이 된다. 섹스는 마음 맞는 누구와도 할 수 있지만, 고백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었다. 내가 내려보고 있는데도, 그녀는 부끄러워하거나 몸을 가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시선을 즐긴다는 새각이 들 정도로 요염한 자세로 흐느적거렸다. 매일 봐도 질리지 않을,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비율의 몸매였다. “뭐해, 불 꺼달라니깐.” 눈을 반쯤 뜬 그녀가 눈이 부신 듯, 찡그린 얼굴로 내게 말했다. 순간, 눈앞의 모든 것이 암흑으로 사라졌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 눈을 감았다 뗀다. 창이 있어야 할 자리엔 외부의 빛을 차단하는 두꺼운 암막 커튼이 자리하고 있었다. 닫혀있던 방문을 살짝 열자, 거실 조명이 방으로 스며든다. “물 한 잔 가져다줄게요” 그녀의 냉장고는 작은 생수병으로 채워져 있었다. 하루 대부분을 밖에서 보내는 그녀로선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페트병을 입에 대고 물을 들이킨다. 반쯤 남은 물병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을 때, 누나는 여전히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녀의 좁은 침대 끝에 걸터앉자 누나의 시선이 나를 향해 움직인다. “물?” 물병을 들어 그녀 앞에 흔들어 보지만 그녀는 고개를 가로 젓는다. 표정을 알 수 없는 얼굴을 피해 그녀의 등과 허벅지에 손을 넣는다. 누나의 몸을 살짝 들어 침대 중앙으로 옮겼다. 마치 선철 선배가 혜영 누나에게 했던 자세를 그대로 흉내 내는 것처럼 말이다. 누난 잠깐 공중에 뜬 느낌 때문에 ‘헛’하며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더니, 다시 고요해졌다. 그녀가 먼저 시작한 일이었다. 내게 키스를 퍼부으며 사랑한다는 고백을 했고, 지금도 자신의 나신을 아무렇지 않게 드러내고 있다. 허물처럼 벗어놓은 누나의 바지가 발에 밟힌다. 그녀의 팔을 위로 올려 티셔츠와 브래지어를 한꺼번에 걷어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그녀의 팬티를 벗겼다. 하얀 알몸이 된 누나는 춥다며 이불을 젖가슴 위로 끌어 당겼다. 나는 그녀의 침실에서 천천히 옷을 벗고,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몸은 뜨거웠고 흐물흐물한 젤리처럼 몸에 달라붙었다. 누나에게 키스하며 가슴과 사타구니를 마구 주물렀다. 남녀의 살점이 닿으며 자연스럽게 발기가 되었지만 참기 어렵거나 터질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아마도 술기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 손가락과 혀로 섹스 비슷한 체험을 한 적이 있지만, 삽입까지 간 경우는 없었다. 겁이 났기도 했지만, 나의 적극적이지 않은 성격 탓도 있었다. 지금 누나도 그랬다. 잡아먹을 것처럼 달려들던 처음의 태도와 달리 지극히 수동적인 움직임이다. 오직 나의 리드에 몸을 맡긴 채, 고르지 않은 숨소리를 내며, 나의 다음 행동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할게요.” 그녀는 대답 대신 더운 숨을 토해내며 내 어깨와 목덜미를 깨문다. 나는 누나의 다리를 벌리고 얇고 가는 음모로 덥힌 그녀의 음부에 페니스를 갖다 댄다. 그곳은 좁고, 어둡고, 충분히 젖어 있었다. 서서히 귀두를 밀어 넣자 누나는 허리를 움찔하며 몸을 피했다. 아마 자신도 모르게 움직인 본능적인 행동이었으리라. 누나는 실전에 약한 타잎이거나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이다. 아니면 그녀의 작고 연약한 체구를 닮아, 남자를 받아들이기 힘든 크기였을수도 있다. “하아, 하아...” 어쨌든 나는 예상 밖의 반응에 놀랐고, 핫도그처럼 그녀의 사타구니 사이에 페니스를 끼워놓고 잠시 숨을 골랐다. “대영아...” “네?” “나 무거운데...” 그녀의 표정에서, 그리고 내 몸의 반응에서 깨달았다. 우린 서로를 강하게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촉촉했던 그곳 역시 누나의 표정처럼 말라버렸다. 누나는 등을 보이며 돌아누웠고, 나는 그녀를 뒤에서 껴안았다. 아직 발기가 풀리지 않은 페니스를 그녀의 엉덩이 사이에 두고 그녀의 골반을 뒤로 잡아당겼다. 손바닥에 닿은 그녀의 음부... 폭신하고 부드러운 맨살의 감촉과 까슬까슬한 털의 느낌이 좋았다. “졸립다...” “자요, 누나...” 서로의 감정에 확신이 없다면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우린 함께 잠들었다. * * * 팽팽하게 터질 것 같은 뻐근함 때문에 눈이 떠졌다. 새벽인가? 창문으로 해가 들어오지 않으니 시간을 알 수 없다. 어제가 토요일이었으니 오늘은 일요일이다. 옆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연선 누나가 누워있다. 꿈은 아니었다. 누나는 달걀을 감싸 쥐듯 나의 페니스를 잡고 잠들어 있었다. 나는 화장실에서 시간을 확인했다. 아침 8시. 그녀의 화장실엔 수납함 대신 여러 개의 선반이 짜여있었다. 누나가 직접 설치해놓은 듯, 꼼꼼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어설픈 솜씨였다. 선반 옆에 새칫솔로 양치를 하며 샤워부스에 들어섰는데, ‘아뿔싸’ 찬물이 나온다. 샤워를 마친 몸에선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주거용 건물이 아니다 보니 바닥은 차가웠고, 와류처럼 사방에서 외풍이 느껴졌다. 창가에 두른 두꺼운 암막 커튼의 용도를 이제야 이해했다. 나는 몸을 떨며 그녀의 이불속으로 파고들었다. 인형을 벗겨놓은 것 같은 누나의 뒷모습에 사그라들었던 욕망이 다시 타오른다. 움푹 패인 허리와 적당히 볼륨 있는 엉덩이였다. 그녀의 나신은 적응이 어려울 정도로 작고 앙증맞았다. 하체로 몰린 피가 나의 페니스를 단단하게 세워버렸다. 나는 얼음막대처럼 차가운 몽둥이를 그녀의 엉덩이에 붙였다. “으으응...?” 그녀가 뒤척이며 몸을 돌린다. 그리고 버릇처럼 페니스를 움켜쥐며 내 품으로 파고들었다. “앗 차거!” 나를 껴안은 누나가 깜짝 놀라 눈을 떴다. 당황한 표정으로 나에게 떨어진 누나 덕분에 그녀의 가슴과 젖꼭지, 그리고 페니스를 잡고 있는 손이 보였다. “뭐야...?” 알몸을 훔쳐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그녀는 손을 올려 나와의 사이에 벽을 만들었다. “옷... 네가 벗겼어?” 나는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놀란 듯 보였지만 몸을 가리거나 움츠리지 않았다. 그녀가 손을 놓자, 페니스를 감싸던 누나의 체온이 사라졌고, 나는 갑작스러운 한기를 느꼈다. 추위와 긴장, 그리고 돌변한 누나의 태도에 소름이 돋은 채 몸이 떨렸다. “너 춥구나?” 심문하듯 대하던 말투가 누그러지더니, 누나는 벗은 몸으로 나를 안았다. 무슨 생각에선지 그녀는 내 위로 올라온다. 작지만 포근한 그녀의 젖가슴이 나를 눌렀고, 누나는 내 어깨와 목덜미를 껴안으며 뺨을 얼굴에 밀착시켰다. 차가운 등과 어깨를 한참 동안 비비고 문질러주더니, 이불에서 얼굴을 반쯤 꺼내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따뜻하지?” “네...” 우리는 얼굴을 마주 보고 있지만, 키스하진 않았다. 가까이서 보니 쌍꺼풀없는 누나의 눈매는 또렷했고 선명했다. 그녀는 나를 바로 앞에 두고 두 번째 질문을 했다. “말해봐. 우리 왜 이러고 있는 거야?”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그녀는 어젯밤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을 기억하지 못했다.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니 그보다 그녀가 정말 기억을 못 하는 것인지, 아니면 부끄러운 고백을 잊기 위한 방어기제인지 알 수 없었다. “어디까지 기억해요?” “어제 일은 생각나.” “에서 술 먹었잖아요.” “그렇지, 현모랑. 그 새끼 음담패설 생각난다.” “그리고 누나가 날 여기로 데려왔어요.” “내가 너를?” “네.” “그래서?” “하아... 누나...” 내 입으로 말하기조차 창피했다. “얘기해보라고.” “누나가 덮치면서 뽀뽀했어요...” “내가 너한테 뽀뽀를?” “사실은 키스죠.” “옷은? 옷도 내가 벗었어?” “아... 옷은...” “옷도 내가 벗었구나!” “아뇨, 좀 복잡하긴 한데... 옷은 제가 벗겼어요.” “너 설마!” 그녀는 시선을 고정한 채, 조금씩 흔들리는 눈동자로 나를 보고 있었다. “우리, 했니?” “아, 아뇨...하진 않았는데...” “안... 했는데?” 그녀는 내 뺨을 잡고 흔들며 대답을 재촉했다. “비슷하게 근처까지...” “했다고?!” “아뇨...” “정말 안 한 거지?” “네, 안 했어요.” 아무래도 그녀가 원하는 답은 이쪽인 것 같았다. “휴 다행이야...” 자존심 상하는 반응이었다. “오해는 하지 마. 위험한 날이었거든... 그리고 의리도 있으니까.” 어처구니없고 당황한 표정을 읽은 그녀가 나를 위로했다. “하아~ 암튼, 고마워, 하지 않아서 기특해.” 연선 누나는 나를 안으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그녀의 말과 행동이 점점 더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누나가 망가트린 것은 자존심만이 아니었다. 내 페니스는 아직 커다랗게 발기한 채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찌르고 있었는데, 누나가 움직일 때마다 부드러운 살결 사이에서 성적 자극을 받았다. 적장에게 머리를 잃고, 저잣거리를 끌려다니는 느낌이었다. “너, 해장국 먹지?” 우리는 서둘러 옷을 입고 망원동 부근의 해장국집을 찾아갔다. 해장국집은 학교 근처에도 많았고, 주차장 골목에만도 두세 군데는 있었다. 맛집을 찾아다닐 분위기가 아니었음에도 나는 말 없이 그녀를 따랐다. 10분 이상을 걸으며 그녀는 말 한마디 걸지 않았다. “어쨌든 미안해.” 맑은 선지해장국을 앞에 두고 그녀가 꺼낸 첫마디였다. “뭐... 어쩔 수 없죠.” 어쩌겠는가. 어제 일을 기억 못하는 그녀는 나를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억울하지만 나로서도 크게 손해나는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거짓 고백 때문에 충동적으로 첫 경험을 치르고 싶진 않았다. “너 그런데... 팬티까지 벗겨놓고 왜 안 했어? 제법 실하던데.” “풉~!” 씹고 있던 밥알이 튀어나올 뻔했다. “뭐 어때? 이미 지난 일이잖아.” 그녀는 겨우 몇 시간 전의 일을 쿨하게 얘기한다. “너 사실은 나랑 사귈 생각 없었지?” 뭐라 대답해야 할지 우물쭈물하는 동안, 그녀는 내 얼굴을 보며 빙긋이 웃는다. “했으면 정말 사귀었을지 모르는데...” 왜인지 아쉬움이 묻어나는 말투였다. 이 사람 뭐야,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의리 없이 그럴 순 없잖아.” “의리요?” “너 좋아하는 애 따로 있어.” “에에~?” 설마... 명옥? 머리에 떠오르는 첫 번째 인물이었다. “정말 몰랐구나. 하긴...” “제가 아는 사람인가요?” “우리 과니까. 당연히 알겠지.” “그럼, 못들은 걸로 할게요. 명옥인 제 스타일이 아녜요.” “야, 나야말로 못들은 걸로 하자. 명옥인 너 같은 샌님 싫어해.” “그럼 누군데요?” “전혀 눈치 못 챘어? 어제 계속 같이 있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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