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응징(1)
-15화-응징(1)
밴X 매장을 나와 거리를 걸었다.
생각할수록 빡이 쳤다.
‘하여간 돈 가지고 사람 무시하는 새끼들 다 죽여 버리고 싶다니까...’
최대한 빨리 돈을 모아 자동차 딜러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었다.
‘선미와 7번의 섹스로 1억 1,150만원을 벌었어. 또 한 번만 제대로 걸리면 밴X쯤이야 별거 아냐.’
헌팅을 할까?
‘헌팅은 했었던 방송 콘텐츠... 후원금이 터질까...? 게다가 헌팅 섹스를 했었던 유진도 수익률은 좋지 않았어...’
무슨 방송을 할까... 고민이 되었다.
멀리 스타벅X 커피숍이 보였다.
커피나 한잔 하면서 방송 콘텐츠 구상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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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윈도 근처 테이블에 앉아 청담동 거리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다.
‘하아. 생각할수록 빡이 치네...’
ㅈㄹ. 세상 쪽 팔린 삼자대면에. 같잖은 딜러 새끼의 무시까지. 일진이 더러운 날이다.
이럴 땐 역시 섹스로 기분전환을 하는 게 최곤데. 돈도 빨리 벌어야 하고.
이제 지인은 건들지 않기로 했고, 마음을 훔쳐서 사귀어야 하는 질척거리는 관계는 만들고 싶지도 않고, 결국 처음 본 여자들과 섹스를 해야 하는데...
‘에이. 역시 헌팅이 답이다.’
나는 쇼윈도 밖 거리를 보며 타깃을 열심히 찾았다.
일단 빠르게 섹스를 성공 시킬 수 있는 타깃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케이! 저 정도면 적당할 거 같다.’
나는 짧은 탱크탑에 어깨 문신을 드러낸 여자를 발견했다.
인스턴트처럼 빠르게 먹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들었다.
그렇다면 곧바로 실행해야지!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몸을 돌렸다. 그때,
퍽! 커피숍을 나가던 여자와 어깨를 부딪쳤다.
“아. ㅆㅂ!”
여자가 날이 선 쌍욕을 나에게 뱉었다.
“아... 죄송합니다.”
나는 반사적으로 사과를 했다.
여자는 나를 훑어보더니 앙칼지게 소리쳤다.
“ㅆㅂ. 눈 좀 똑바로 뜨고 다녀요!”
황당했다. 이렇게까지 성질을 부릴 일인가?
“죄송하다 했는데 말씀 너무 심하게 하는 거 아니에요?”
나는 인내심을 최대한 끌어 올려 정중히, 아니. 정중하진 않았고, 조금은 단호하게 따져 물었다.
“아. ㅆㅂ. 오늘 진짜 재수 없네. 알았으니까. 그냥 가세요.”
“입이 되게 거치시네. 정중하게 사과를 했으면 그쪽도 예의 있게 받으셔야지. 왜 시비입니까?”
“ㅆㅂ. 너 뭐야? 나랑 한 번 해보자는 거야?”
나야 너랑 한판 하면 땡큐지만.
여자의 황당한 태도에 잠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하아... 됐고. 나 바쁘니까. 너나 시비 걸지 말고 꺼져. ㅆㅂ. 어디 거지같은 새끼가 덤벼. 덤비기는.”
“허! 이거 뭐야? 시비는 누가 걸었는데?”
나는 진심으로 벙이 쪘다.
이런 개싸가지는 살다 살다 처음이다.
여자는 계속해서 안하무인이었다.
“흥. 싸움 걸어서 뭐? 합의금이라도 따 먹게? 나 지금 바쁘니까 이거나 받고 떨어져 거지새끼야.”
여자는 지갑에서 천 원 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내 얼굴을 향해 던지고는 커피숍을 빠르게 나갔다.
나는 벙 찐 상태로 한동안 서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천 원짜리 지폐를 바라보았다.
퇴계 이황 선생님이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하아... ㅆㅂ. ㅈ같네...”
뭐? 합의금? 거지새끼?
그렇지 않아도 더러운 일진에 빡이 친 머리에서 스팀이 올라왔다.
완전히 뚜껑이 열리는 것 같았다.
‘이 ㅆㅂㄴ. 본때를 보여준다. 반드시 응징한다!’
나는 커피숍을 나갔다.
밖에서도 한바탕 난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야 이 새끼야! 이 차가 얼마짜린 줄 알아?!”
“죄송합니다...”
“아악! ㅆㅂ! 오늘 왜 이렇게 거지새끼들이 짜증나게 하는 데!!!!”
카페를 나온 여자는 나이 든 발레파킹 직원에게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죄송하면 다야?! 저 시트 어떻게 할 건데! 저게 얼마짜린 줄 아냐고?! 너 몇 달 치 월급으로도 교체 못해!”
“....죄송합니다... 세차비를 드리겠...”
“세차? 세차?! 장난해?!”
여자는 온 힘을 다해 악다구니를 부리고 있었다.
‘아... ㅆㅂ. 진짜 대박 ㅁㅊㄴ이네....’
나는 외계 생명체를 만난 것처럼 입을 떡하니 벌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늘 방송 콘텐츠를 결정했다.
‘이번 방송은 응징 섹스 방송이다.’
나는 여자의 스팩을 스캔했다.
키 175정도에 늘씬한 체형. 웨이브를 크게 잡은 롱헤어에 고급스런 코트와 스커트. 딱 봐도 어느 부잣집 사모님? 청담동 며느리? 뭐 그런 캐릭터 같았다.
얼굴은 솔직히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았다. 그냥 연예인이라고 해도 누구나 믿을 것 같은 압도적인 미모와 피지컬이었다.
‘그래. 니년은 청담동 며느리라고 부른다. 줄여서 청담이.’
나이는 30대 초반? 얼굴도 반반하고. 방송에 써먹기에 나쁘지 않네. 그런데 어떻게 응징 섹스를 하지?’
청담이가 저렇게 난리를 치다가 차를 타고 가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조바심이 났다.
그런데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청담이는 레커차를 불러 차를 견인하더니 커피숍 매니저와 피해 보상에 대해 따지고 있었다.
‘일단 어장 밖으로 달아나진 않겠다.’
나는 청담이의 행태를 조금 더 살피기로 했다.
“ㅆㅂ. 내 남친이 누군지 알아? 검사야! 검사! 너네들 다 콩밥 먹을 줄 알어!”
헐... 저년은 청담동 며느리가 아니라 청담동 망나니, 개진상, 미친년 이다.
몸만 보면 꼴리는 데 말 본세에 자지가 번데기가 되는 기분이었다.
‘아냐. 이건 정의 구현이야.’
나는 시무룩해진 나의 성욕을 위로하며 북돋았다.
매니저와 발레파킹 직원이 30분 넘게 쩔쩔 매며 손이 발이 되도록 사과를 하고나서야 청담이의 살인적인 공격이 끝이 났다.
청담이는 자신의 차, 그것도 벤츠. 제기랄. 어쨌든 자신의 차를 견인 보내고, 어딘가로 빠르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조용히 그 뒤를 밟았다.
“아.... 오빠... 내가 잘 못한 게 아니라니까... 아 왜 오빠는 항상 그런 식으로 말해?!”
청담이는 통화를 하면서도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아. 몰라! 오늘은 오지 마! 나 혼자 있을 거야!”
전화를 끊은 청담이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씩씩 대고 있었다.
‘독심술 스킬을 써보자.’
나는 극도로 조심하며 청담이 뒤 10m 내로 접근하였다.
(하아... 이 오빠는 더 이상 스폰으로 안 될 거 같다. 왜 내 편을 들어 주지 않는데? 그래. 게다가 돈도 너무 짰어. 검사라고 해서 만나줬더니...)
나는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뭐야 청담동 며느리가 아니라, 청담동 스폰녀 였잖아.ㅋ’
같잖은 년이 다리 벌려 돈 벌면서 돈 지랄 하는 거였네.
하여간 교양 없는 것은 다 근본이 없다니까.
오늘 이 민폐녀로 응징 방송 제대로 해주마.
나는 청담이를 뒤따라 걸으며 어떻게 방송을 만들까 고심했다.
언제나 최면 스킬은 섹스가 보장되는 치트키 같은 것이었다.
그것을 반복해서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헌팅 때처럼 이빨 털어서 따먹기엔 너무 빌런이고.’
순간 새롭게 얻은 동작정지 스킬이 떠올랐다.
[동작정지: 스킬을 사용한 상대의 동작이 정지합니다. 신체 내부의 변화와 의식은 그대로입니다. (발동시간-1시간 쿨타임:1시간)]
‘동작정지를 사용해 강제 섹스를 한다라...’
망설여지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응징 방송을 하기로 했으면 역시 강제 섹스가 컨셉에 맞긴 한데......’
다시 생각해도 응징과 강제 섹스는 같은 의미의 단어라 할 수 있었다.
‘강제 섹스...’
하지만 이게 자칫 강간범으로 쇠고랑을 찰 염려가 있었다.
나는 범죄자가 되면서 까지 방송을 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얻은 사업 기회인데 길게 해야지.’
완벽 범죄가 되더라도 수사망이 좁혀 오는 것을 염려하며 살고 싶지도 않았다.
‘신고를 하지 않게 만들면?’
동작정지 스킬을 발동한 후에 강제 섹스를 하더라도 여자가 극한의 쾌락과 만족을 얻는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 같았다.
만약 그래도 불안하면 섹스 후에 최면까지 걸면 완벽하지 않을까?
‘아는 사람과의 섹스였다. 사랑하는 사이였다. 등등등.’
게다가 나에겐 독심술이 있었다. 극한의 쾌락을 선사하는 강제 섹스를 한 후에 여자가 느끼는 만족감을 독심술로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래. 일단 내 막강한 피지컬과 정력으로 조져 버리는 극한의 쾌락을 선물하는 거다. 저 년이 얼마나 만족하는지는 독심술로 확인하고 말이지. 마무리로 최면까지 걸고 나오면?’
절대 신고를 걱정할 상황은 없을 것 같았다.
청담이는 나와의 섹스를 산타의 선물처럼 느끼며 아이처럼 기뻐하는 거지. 실제로 최고의 쾌락을 선물로 주려는 거고. 나는 진심이니까.
‘아냐. 단정 짓지 말자...’
만약의 만약을 위해 머릿속으로 강제 섹스와 그 이후의 상황을 찬찬히 시뮬레시션 해보기로 했다.
일단 둘 만의 장소에서 동작정지 스킬을 건다.
그전에! 내 얼굴을 철저히 가려야겠다.
그게 강제 섹스 방송에 맞는 배우의 성의이기도 하고, 만약과 만약을 대비해야 하기에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래. 그리고 강제로 섹스를 진행하면서 청담이의 반응을 독심술로 살피자.
청담이의 만족을 체크하면서 함께 즐기는 거다.
충분히 만족을 느낀다면 강제 섹스를 범죄로 받아들일 확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이정도도 충분하겠지만, 마지막엔 최면까지 쓰자.
나를 남친이나 지인. 그런 사람으로 인식하게 하고 자리를 뜨는 거다.
아냐! 그냥 꿈이었다고 믿게 만들자.
그래. 그게 좋겠어. 꿈이라고 생각하게 하고 깔끔하게 사라지는 거야!
나는 엄청나게 행복한 꿈을 선물한 산타가 되는 거지.
뭔가 계획은 완벽하게 짜여 진 거 같았다.
나는 계획대로만 된다면 이건 범죄가 아니라 여자를 위한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 경계는 아슬아슬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절대 일반적인 강간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동작정지로 아무런 위해도 가하지 않고,
오로지 쾌락만 서로 나눈다.
그리고 독심술로 그 쾌락을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그리고 최면으로 그 쾌락의 순간을 환상적인 꿈으로 만든다.
동작정지. 독심술. 그리고 최면.
이 세 가지 스킬이 콤보로 이어지는 하나의 예술작품이었다.
그래. 처음이 어렵지. 이번 방송이 성공만 하면, 이후에 어떤 여자든 이와 같은 방식으로 따먹으며 행복을 선물하고, 나는 재미도 보고 돈도 벌고.
그야 말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마당 쓸고 돈도 줍고.
아주 그냥 모두에게 다 해피한 일이었다.
상상만으로도 설렜다.
이후에 따 먹을 수많은 여자들과 엄청난 후원금이 눈앞에 아른 거리는 것 같았다.
'OK! 어느 정도의 시나리오는 완성됐으! 이제는 실행만 하면 된다!‘
나는 설레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청담이의 뒤를 바짝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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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이는 대로변에서 골목으로 들어가더니 오피스텔 건물로 다가가고 있었다.
나는 미리 계획한 시나리오에서 한 가지 걸리는 지점 때문에 멈칫거릴 수밖에 없었다. 신분을 가리기 위한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것이다. 그럴 타이밍이 없었다.
‘어떡하지...’
내가 고민하는 사이 청담이는 오피스텔 정문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었다.
나는 빠르게 청담이 쪽으로 다가갔다.
자동문이 열리고 청담이가 오피스텔로 들어갔다.
내가 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오피스텔 건물 입구 자동문이 잠겼다.
유리로 된 자동문 너머로 청담이가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ㅆㅂ. 놓쳤다....’
허무했다.
완벽한 계획을 세웠는데 실행도 해보지 못했다.
‘아냐. 이대로 포기할 순 없어.’
나는 이번 방송이 이전보다 빌드업에 많은 공력이 필요한 거라 생각했다.
‘그래. 스킬 쓰리 콤보를 쓰기 위한 환경이 먼저 만들어 져야지.’
둘만 있을 수 있는 공간과 시간, 그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 환경을 만드는 데 빌드업이 필요했다.
우선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심정으로 마스크를 구입했다.
마스크를 쓰고 청담이가 들어갔던 오피스텔 건물을 보며 생각했다.
‘언젠가 청담이가 다시 집을 나오겠지. 그때 다시 기회를 보자.’
그런데 이대로 우두커니 서서 기다려야 하나?
기다릴 각오는 되어있었지만, 장소가 애매했다.
길가에 우두커니 서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은 조금 고된 일일 것 같았다.
주변을 둘러 봤다.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나는 편의점 앞 파라솔 의자에 걸터앉았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구만.’
이 고생이 대박 방송으로 귀결되길 바라며 기약 없는 기다림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