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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응징(2)


-16화-응징(2) ‘아차. 지문!’ 긴장을 너무 한 걸까. 작전에서 한 가지를 빼 먹었다. 이 방송은 만약의 만약을 생각하며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나는 바로 다시 편의점으로 들어가 장갑을 구입했다. 최대한 얇고 동작이 편한 라텍스장갑으로. ‘후우... 이제 모든 준비는 마친 거 같은데...’ ### 편의점 파라솔 의자에서 3시간을 앉아 있었다. ‘이렇게 마냥 기다리는 게 맞을까...’ 내 작전에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포기하거나 버티거나 둘 중 하나였다. ‘...제기랄...’ 다시 한 시간이 지났다. ‘아무래도 이 번 방송은 실패다... 이렇게 마냥 기다리는 건 정말 아닌 거 같다...’ 나는 씁쓸했지만 이번 방송은 이대로 포기하기로 했다. 씁쓸한 심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그때, 고급 중형차 하나가 오피스텔 1층 주차장에 주차하는 게 보였다. ‘벤틀X 인가?’ 벤틀X에서 내린 중년남이 오피스텔 입구 번호키로 다가갔다. 나는 본능적인 촉이 발동했다. 중년 남 뒤쪽으로 빠르게 다가갔다. 삑삑삐-삑. 중년남은 비번을 누르고 입구 문을 열었다. 중년남이 입구로 들어갈 때, 나는 그를 뒤따라 빠르게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갔다. 중년남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오피스텔 거주자인 냥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중년남은 차가운 시선으로 나를 훑다가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받아 주는 채했다. 뻘쭘했지만 크게 의심을 사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중년남과 나는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중년남은 7층 버튼을 눌렀다. 나는 6층을 눌렀다. 다시 그와 눈을 마주치자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의 앞에 서서 엘리베이터 층수가 올라가는 안내판을 주시했다. 띵- 스륵- 문이 열리고 나는 엘리베이터를 내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나는 재빠르게 계단으로 통하는 문을 열고, 계단을 뛰어 7층으로 올라갔다. 조심히 7층 계단 문을 열어 복도를 살폈다. 이미 엘리베이터를 나온 중년남이 복도를 걸어가는 게 보였다. 나는 염탐을 하는 것이 들키지 않기 위해 숨을 죽였다. 중년남이 복도를 조금 걸어가 어느 집 앞 비밀 번호를 누르는 게 보였다. 삑.삑.삑.삑. 중년남이 문을 열자마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왔어요?ㅎ” “안에 있지. 왜 나왔어?” “오랜만에 오빠 왔는데 나와 봐야죠.ㅎ" “어?! 오늘 왜 이래?” “몰라. 오빠 엄청 보고 싶었엉~” “허허.” 중년남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여자의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목소리를 듣고 확신했다. ‘청담이의 목소리다! 엄청 애교부리는 게 발정이 제대로 났구만.’ 나는 조용히 복도를 걸어가 중년남이 들어갔던 집의 호수를 확인했다. 703호. 일단 집은 알았다. 나는 다시 계단 문 쪽으로 걸어갔다. 몸을 숨길 수 있는 계단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스폰남이겠지? 떡을 치기 시작했을라나. ㅆㅂ. 어차피 돈 주고 따먹을 수 있는 년을 이렇게 힘들 게 먹어야 해...?’ 이게 뭔 고생인가 싶었다. 스폰남. 스폰녀. 아까 밴X 매장의 딜러 새끼. 하여간. 돈 때문에 짜증이 나는 날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돈지랄하며 나를 무시했던 청담이는 용서할 수 없는 년이었다. 게다가 여러 사람들이 있는 커피숍에서 개쪽을 줬던 년.... ‘스폰녀 주제에...감히 나를 무시해...’ 그리고 나에게도 아버지뻘인 발레파킹 직원에게 온갖 모욕을 퍼붓던 모습도 떠올랐다. ‘그래. 이 년을 돈 주고 먹는 거야 일도 아니지. 그보단 반드시 응징해 줘야 해. 자신이 아무 능력도 없이 보지로 돈 버는 하찮은 존재라는 걸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그래야 사람들한테 그렇게 함부로 대하지 않지.’ 나는 이것이 단순한 강제 섹스 방송을 넘어 일종의 정의 구현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천상의 쾌락을 선물해 줄 거야. 그게 이 방송의 묘미니까. 그런데 너는 그냥 보지만으로 쾌감을 느끼는 하찮은 년임을 스스로 뼈저리게 깨닫게 되는 거다. 니년의 하찮음을 스스로 느끼게 해주마.ㅋㅋ’ 생각하면 생각 할수록 강제 섹스 방송에 대한 의지가 마구 샘솟았다. 이렇게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방송쟁이가 있을까.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도 넘실넘실 차올랐다. ### 30분 정도 지났을까? 계단 문 밖으로 인기척이 들렸다. 스폰남과 청담이가 짧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안전하게 하자.’ 나는 빠르게 계단을 걸어 1층으로 먼저 내려갔다. 1층 계단 문을 열고 우편함으로 걸어갔다. 우편물을 확인 하는 척 하며 엘리베이터를 예의 주시했다. 잠시 후, 띵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청담이를 따먹었을 중년남이 엘리베이터 문 밖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새끼. 완전 조루네. 30분도 안돼서 나오냐?ㅋ’ 나는 중년남이 완전히 오피스텔을 나가는 것 까지 확인했다. 청담이는 혼자 있다. 이제 그 집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데... 사실 그게 큰 문턱이었다. 계획은 그저 벨을 누르고 ‘택배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게 통하지 않았을 때 대안을 생각해 두지는 않았다. 요즘 세상에 쉽게 현관문을 열어 주는 여자가 어디 있을까 싶었지만 별다른 아이디어가 없었다. 그때, 눈앞에 있는 우편함들이 보였다. ‘가만. 여기에서 껀덕지가 있지 않을까.’ 청담이 집 호수의 우편함을 살폈다. 수북이 쌓인 우편물들이 보였다. ‘하여간 대충대충 사는 년이구만. 지 몸이나 치장할 줄 알았지.ㅉㅉ.’ 여러 우편물 중 XX은행 봉투가 보였다. 그 봉투 엔 ‘본인수령필수’ 도장이 찍혀 있었다. ‘흠. 이건 반드시 본인이 수령해야 하는 우편물인데... 신용 카드인가?’ 봉투를 이리저리 만져 보았다. 딱딱한 부분이 만져지는 것이 카드가 맞는 것 같았다. ‘이게 왜 우편함에 있을까...’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보나마나 또 개진상을 부렸나 보지. 전화로 집에 없으니까 그냥 놓고 가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겠지.ㅉㅉ.’ 그래도 본인수령필수의 우편물을 이렇게 우편함에 놓고 가기 쉽지 않은데, 청담이의 진상은 레전드가 아닌 전설 급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진상질이 네년의 발목을 잡히게. 아니 보지를 벌리게 하는 덫이 될 것이다.ㅋㅋ’ 하늘이 돕는다고 생각했다. 아니. 성좌님들이 돕는 건가. 어쨌든. 은행 봉투를 빼내는 손이 나도 모르게 떨렸다. 보는 사람도 없건만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아냐. CCTV가 보고 있지. 자연스럽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봉투를 빼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7층 버튼을 누르고 기다렸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막상 강제 섹스를 하려니까 엄청 긴장되긴 하네...’ [성좌님들의 기대감이 폭발합니다.] [헤라클라스의 세 번째 발 님이 300코인을 후원합니다.] [비너스의 기둥서방 님이 500코인을 후원합니다.] [성난 황소의 자지 님이 700코인을 후원합니다.] [은하거유의 젖과 꿀 님이 600코인을 후원합니다.] [많은 성좌님들이 BJ를 응원합니다.] 휴. 일단 성좌들의 반응은 좋네. 하지만 이건 정말 아슬아슬한 방송이야. 니들이야 재밌겠지. 까딱 잘못하면 나는 쇠고랑이 철컹철컹이라고... 모든 감각을 예민하게 곤두세우고 모든 상황에 대해 각별히 조심해야 했다. 띵동- 엘리베이터가 열리는 소리에도 덜컥 심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ㅆㅂ.... ㅈㄹ 긴장되네....’ 마스크를 확실하게 고쳐 쓰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심호흡을 크게 했다. 바로 이동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해 두었던 시뮬레이션을 머릿속에서 다시 한 번 반복했다. [헤라의 가슴골 님이 500코인을 후원합니다.] [우리들의 발그레진 영웅 님이 700코인을 후원합니다.] [제우스의 거대 구슬 님이 800코인을 후원합니다.] 성좌들이 계속적인 후원으로 나를 응원하고 있었다. ‘그래. 알았다고. 알았어! 어떻게든 이 방송 성공시킨다.’ 응원의 힘을 받고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걸어가 703호 앞에 섰다. 인터폰 카메라를 확인하고, 카메라에 얼굴이 잡히지 않도록 깊게 고개를 숙였다. 떨리는 손을 초인좀 벨에 갖다 대었다. 띵동- 초인종을 눌렀다. 이렇게 크게 울리는 초인종 벨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누구세요? “XX은행입니다.” 나는 짧게 대답했다. -아. 씨발. 우편함에 두라고 했잖아요. 청담이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렸다. 하여간 더러운 성질하곤. 그 성질머리가 네 보지를 벌리게 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 고비를 넘느냐 못 넘느냐가 이년 보지를 벌리느냐 못 벌리느냐의 분수령임을 알고 있었다. 쿵쾅. 쿵쾅. 심장의 쿵쾅거림이 멈추지 않았다. “...죄송하지만... 본인 수령이 원칙입니다.” 떨리는 음성을 감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이럴 때 나의 연기력도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이 한스러웠다. -아. ㅆㅂ! 왜 말을 안 쳐들어?! 열어라. 열어라. 제발. 철컹. 문이 열렸다!!! 확- 나는 문을 잡고 집안으로 들어가며 재빠르게 문을 닫았다. 이 동작을 가장 빠르게 해야 한다고 수십 번, 아니. 수 백 번 생각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그대로 실행한 것이다. “꺄악!” 청담이가 소리를 꽥꽥 지르며 나를 밀쳐냈다. ‘동...동작정지 발동! 동작정지 발동!!!!’ 동작정지 스킬을 재빨리 떠올렸다. 청담이가 비명을 지르고 나를 밀쳐내는 동작 그대로 정지하였다. “하아... 하아...하아....” 심장이 터질 것 같이 쿵쾅거렸다. 펌프질을 하다못해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하아... 하아... 됐어... 다 됐어...” 안도하며 진정하려 애썼다. 하지만 극도로 긴장했던 몸의 관성이 남은 듯 쉽게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청담이를 확인했다. 동작이 정지한 청담이의 동공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역시 몸이 정지한 것일 뿐. 감정과 의식은 그대로 인 게 맞는 것 같다. ‘독심술 발동!’ ‘(ㅆㅂ! 이거 뭐야?! 왜 안 움직여?! 저 새끼 뭐야?!!!!)’ 청담이의 마음의 소리가 들렸다. 그녀도 당황한 것 같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이 상황에 너나 나나 침착할 수 있겠냐. 그래도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평정심을 찾아가고 있었다. 서서히 심장의 쿵쾅거림도 잦아들어갔다. 앞으로 한 시간. 길 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아니. 뜨겁게 즐기기에 짧은 시간이다. 그래. 진정하자. 여유. 여유를 갖자. 그래야 충분히 즐긴다. “후우....” 심호흡을 크게 하고 집 안을 둘러보았다. “ㅆㅂ. ㅈㄹ 잘 해놓고 사네.” 고급 오피스텔의 인테리어와 깔끔한 가구들이 돋보였다. 고급스러운 냄새가 방안에 가득 차 있었다. “보지 팔아서 잘 먹고 잘 사네?” ‘(ㅆㅂ. 뭐야... 이게 무슨 상황이야... ㅆㅂ. 내 몸이 왜 이러는 건데...)’ 청담이는 여전히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표정은 마네킹처럼 굳어 있었지만 마음의 소리는 울부짖고 있었다. 나는 청담이를 뒤에서 안아 들고 거실 쪽으로 질질 끌고 갔다. 그리고 거실 쇼파에 앉혔다. ‘(이 새끼 뭐야?! 아..ㅆㅂ! 왜 몸이 안 움직이는데??!!! ㅆㅂ! ㅆㅂ!!!!!!)’ 청담이의 마음의 소리는 절규가 되어 울려 퍼졌다. 그녀를 진정시켜 주어야 할 것 같았다. 천천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긋하게 말했다. “너무 걱정 하지 마.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이건 꿈이야. 환상적이고 행복한 꿈.” ‘(뭐라는 거야...ㅆㅂ... 아! 왜 몸이 안 움직이는 건데!!! ㅆㅂ!!!!)’ “워워. 진정해. 괜찮아. 차차 꿈을 받아들이게 될 거야. 이게 얼마나 행복한 꿈인지 곧 알게 될 거야.” ‘(아....... ㅆㅂ....... ㅆㅂ......)' 욕지거리를 멈추진 않지만, 청담이도 조금씩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상황을. 나는 거실과 연결된 주방에 있는 냉장고로 걸어갔다. 냉장고를 열어 보았다. 여러 음료와 술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꼴에 물은 탄산수만 마시네.” 탄산수 하나를 까서 마셨다. 긴장이 한 결 가시는 것 같았다. 반쯤 마신 탄산수를 아일랜드바 위에 놓고, 마스크와 장갑을 고쳐 썼다. 모든 게 완벽했다. 아냐! 탄산수에 입을 댔지. 나는 남은 탄산수를 싱크대에 버리고 물을 틀어 탄산수에 입을 대었던 부분을 씻어 냈다. 그리고 패트병을 찌그러트려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래. 침착해야 해. 모든 걸 완벽하게 하자.’ 한 시간은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이다. 지체 없이 바로 청담이와 즐거운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나는 쇼파에 인형처럼 앉아 있는 청담이 앞으로 다가갔다. 이전에 청담이의 외모를 스캔했었지만,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았다. 청담이는 외출복을 벗고 실내용 실크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얇고 하늘거리는 실크 원피스 밖으로 깨끗하고 길죽길죽한 팔고 다리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표독스러워서 비호감으로만 느껴졌던 얼굴은 지금은 당혹스런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얼굴을 매만지며 얼굴의 근육을 풀어 주었다. 청담이의 얼굴이 편안한 표정이 되었다. 미모가 그대로 드러났다. 선명하고 또렷한 이목구비. 서구적이면서도 성형 미인의 느낌이 아닌 고급스런 느낌. 연예인으로 치면 전지현? 대충 그런 느낌이 있는 연예인 급 미모였다. “ㅈㄹ 예쁘네.” ‘(아... 뭐래... 이거 정말 뭐야... 진짜 꿈인 가...?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그래. 꿈이라고 했잖아. 환상적인 꿈.” ‘(....)’ “이제 같이 꿈길을 걸어가 보자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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