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15. 보지를 벌려주는 형수님
처음엔 그냥 일잘하고 싹싹하고 예쁜 간호사라고만 생각했던 에리 쌤이 점점 복잡하게 느껴졌다.
분명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은데 쉽게 말하지 않았다.
“쌤… 죄송해요… 처음인데 너무 제가 취해 버렸죠.”
“괜찮아요. 집엔 잘 갈 수 있겠어요?”
“네 걱정 마세요. 이것보다 더 취했을 때도 잘 갔으니까…”
걱정과 호기심이 동시에 자극됐다.
이 여자는 도대체 어떤 사연으로 병원밖에선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는 걸까.
갑자기 보지에 화장품 뚜껑을 넣고 오고… 술에 취해서는 키스까지 해 버렸다.
물론 난 여러모로 좋았다. 남들이 잘 볼 수 없는 모습들을 보게 됐다는 상대적 우월감도 느꼈지만, 걱정도 됐다.
마법에 차트에 적혔던 섹스 특이사항이 떠올랐다.
[섹스 특이사항 : 처녀, 짝사랑 하는 남자를 생각하며 매일 자위, 엄청난 성욕]
아… 짝사랑하는 사람이랑 잘 안 되나 보구나. 그래서 나한테 어떻게 생각하냐고 연애 상담하려고 불렀던 거였네.
키스야... 술김에 실수 할 수 있지...
집까지 바래다주고 싶었지만 오바하는 것 같아서 택시를 잡고 번호판을 찍어서 에리 쌤을 보내줬다.
어떤 새끼가 저렇게 예쁘고 착한 여자를 짝사랑하게 만드는 거야. 눈치 존나 없는 새끼
***
에리 쌤에서 느껴졌던 위스키가 계속 생각나서 집 앞 편의점 싸구려 위스키와 안줏거리를 샀다.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잠이 안 올것 같아. 어차피 내일부터 주말이니까 왕창마시고 자자
엘리베이터 문이 거의 다 닫히고 있는데 문틈 사이로 가느다란 손이 들어왔다.
탁!
“여보 빨리 와요~ 엘리베이터 잡았어요.”
문이 열리는데 깜짝 안놀랄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를 잡은 손은 은주 였다. 오늘 낮에 나랑 섹스했던 환자가 눈앞에 서 있었다.
난 은주와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놀라지 않았지만, 은주는 크게 놀란 것 같았다. 마치 못 볼 사람을 본 것처럼 놀랐다.
"!!"
“안 들어가고 뭐 해?”
은주의 남편이 뒤이어 오는데 은주는 놀란 토끼눈하면서 나에게 사과했다.
"죄, 죄송해요... 안에 아무도 안계신줄 알고..."
마치 처음 보는 사람 대하듯 차가운 말투였다.
"아뇨. 괜찮습니다."
아마도 산부인과에 다닌다는 걸 남편한테 말하지 않은 모양이다. 남자 의사한테 보지 벌려 줬다고 하면… 어떤 남편이든 싫어하겠지.
그것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의사라고 하면 더 불편하겠지. 이미 갈 때까지 간 사이지만…
은주와 남편이 탔다. 나의 시선은 은주에게 향해 있었다.
수수하게 입은 모습도 예쁘네...
신도시룩이라 불리는 딱 달라붙은 롱원피스에 가디건을 살짝 걸치고 있었다. 가슴부터 엉덩이 라인까지 섹시하게 보였다. 그런 은주에게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저기… 혹시…”
은주의 남편이 말을 걸었다. 너무 빤히 남의 와이프를 쳐다봤나…
“네?”
“혹시… 서태준… 맞죠? 해원고등학교 34회 졸업생"
“그걸… 어떻게?”
“야 나 몰라? 너 위에 선배 박성준!!”
“어?? 선…배?!!”
언제 마지막으로 봤는지도 기억에 안나지만...
“뭐야 너 여기 살았어? 언제부터?”
“한 1년 정도 됐어요"
“와 여기서 다 보네. 아 여기 우리 와이프야. 인사해”
뭐...? 선배 와이프가 은주라고...?
“아… 아 안녕하세요…”
은주의 놀랐던 토끼눈은 더 커져서 튀어나올 것 같았다.
“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뭐야? 너 16층 살아? 우린 17층이잖아”
엘리베이터에 17층이 눌려져 있었다. 요즘 세상에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데 윗집 아랫집에 누가사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때 16층 도착음이 들렸다.
“그럼 선배 먼저 가 볼게요. 만나서 반가웠어요.”
“어 그래. 푹 쉬어~”
엘리베이터가 닫히다가 다시 열렸다.
“태준아 주말에 뭐 해?”
“네?”
“내일 별일없으면 우리 집에 와. 못했던 이야기나 하자"
“아…”
뒤에서 난감한 듯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은주가 보였다.
일이 좀 복잡해졌네… 딱히 변명 할 거리도 없는데 어쩌지…
“여보… 너무 갑작스러운 거 아니예요? 선약이 있으실수도 있는데…”
“아 그런가? 선약있어?”
“그게…”
일이 복잡해졌지만 재밌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어차피 한 번은 만나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데 빨리 만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좋아요. 그럼 내일 저녁에 갈게요. 선배 아직 그 술 좋아하시죠?”
“짜식. 그래. 그럼 내일 저녁에 보자.”
닫히는 문틈 사이로 즐거워 보이는 선배의 얼굴과 불안과 당혹함이 섞인 은주의 표정이 대조적으로 보였다.
왠지 존나 재밌어지겠는데? 은주 보지에서 냄새난다고 섹스 거부한 남편이 선배 일 줄이야.
근데 선배 레벨에서 어떻게 은주같은 여자를 만났지…
선배는 잘생기지도 그렇다고 엄청 못생긴 얼굴은 아니었다. 다만 어릴 때부터 노안이어서 30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방금 엘리베이터에서 봤는데 50대 같은 얼굴이었다. 노안은 늙어서 오히려 이득을 볼 거라고 하지만 선배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20대처럼 보이는 은주와 같이 있는 모습을 본다면 아빠와 딸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3살 많은 선배인데 저렇게 될 수가 있나… 나도 관리 잘해야지…
에리 쌤이 생각나서 샀던 술은 일단 킵 해뒀다.
그리고 내일 은주랑 술 마시기전에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다. 언제 어떻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
선배가 좋아했던 양주를 들고 1703호 초인종을 눌렀다. 남의 집에 놀러 가는 것도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띵동
몇 초 후 은주가 문을 열고 나왔다.
어제의 그 신도시룩이 아니여서 살짝 섭섭했다. 가슴골은 보이지도 않는 평범한 일상복이었다.
“안녕하세요.”
나의 인사를 받아 주지 않고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왔다.
미리 입이라도 맞추자는 건가?
“저기… 남편한테는…”
“네. 병원에 오신적도 없고 저흰 어제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만난 걸로 할게요.”
걱정으로 가득했던 얼굴에서 살짝 미소가 보였다.
“앗… 네… 그래 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괜한 오해 만들기 싫어서…”
“네. 그럼 들어갈까요? 밖에 나와 있는 것도 오해할 수 있으니까"
“네!”
밝아진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뭐 모른척해주는 건 일도 아니지.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보지 구경도 하고 섹스도 하지.
“선배~ 저 왔어요.”
어디 미래의 섹스 아지트 구경이나 해볼까.
***
같은 아파트의 위아래 집이지만 분위기가 완전 달랐다. 확실히 남자 혼자 사는 집과 부부가 사는 집은 차이가 많다. 인테리어, 가구, 조명 등등 완전 다른 집처럼 리모델링을 해 놓았다.
“선배 집 너무 좋은데요?”
“너도 아랫집 살면서 뭘”
“인테리어 때문인가? 완전 다른 집 같아요.”
“우리 와이프가 이런 거에 관심이 많아. 난 아무것도 모르지"
“아~ 형수님 안목이시구나? 그럴 줄 알았어요.”
“뭐?!”
은주와의 지속적 관계를 위해서라면 평소에 안 되던 연기도 잘할 수 있었다. 은주 보지를 맛본 남자라면 계속 같이 하고 싶을 것이다.
선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3대 독자 금수저 집안의 자식으로 공부는 잘했지만 인기는 없었던 스타일이다.
선배가 먼저 법학과에 진학하고 난 같은 대학 의예과를 들어갔다. 대학에서도 몇번 왕래가 있었지만 솔직히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머리는 좋았는지 사법고시도 한번에 합격했다. 거기까지가 내가 알고 있는 선배였는데...
지금은 대구지방검찰청에 부장으로 발령나서 주말부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부장검사라… 이거 잘못 걸리면 인생 한 방에 나락가겠는데? 임자있는 사람을 건드리면 안 되는 건 당연하지만…
시발 이미 한 번 맛을 봤는데 어떻게 잊어. 원래 아는 맛을 잊기 더 힘들지.
지금도 맛있는 은주가 웃으면서 형한테 술을 따라주는 모습을 보면서 자지가 꿈틀거리고 있다.
아마도 자지도 보지 냄새를 맡았겠지. 은주 보지에 넣어줬을 때 내 자지도 호강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먹었던 보지들과는 퀄리티가 달랐으니까.
“선배, 근데 벌써 부장 검사까지 간거예요?”
“뭐… 동기들 보다 조금 더 빨리 진급하긴했지."
“오… 역시 우리 에이스네요."
“야 부끄럽게 그런 이야기 하지마. 와이프 앞에서 쪽팔리게…”
쪽팔린다고 하는 사람이 갑자기 어깨에 힘들어가면서 은주 옆구리를 잡고 끌어당기는 거야?
나한테 자랑이라도 하는 건가?
검사로만 성공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예쁘고 어린 와이프까지 있다.
“근데 형수님은 어떻게 만나신거예요? 형수님도 법조계에 있으셨어요?”
“아니 우리 와이프는 아나운서 출신이야.”
“네?! 아나운서요?”
“응. 유명해지기 전에 내가 얼른 낚아채왔지"
옆구리에서 손 떼라고 씨발… 왜 더 자꾸 주물주물 하는 거야…
은주는 선배의 손길이 반갑지만은 않은지 날 바라보며 난감해 했지만, 딱히 거부하지 않았다.
후배 앞에서 거절당하면 자기 남편 모양새가 빠지니까 가만히 있는 건가…
시발 그렇게까지 남편을 생각하는 년이 근육돼지랑은 왜 바람을 피는거야?
“오… 그랬구나… 어쩐지 미모가 상당하시더라구요.”
“그래? 나도 처음엔 미모만 좋은 줄 알았는데 다른 것도 다 좋더라고"
“...”
다른 것도 좋다?
흔히 수컷들끼리 대화할 때 자기과시를 노골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기 싸움에서 밀리고 싶지 않으니까.
근데 저렇게 여자를 이용하면서 과시하는 것들이 제일 없어 보인다.
이젠 대놓고 허벅지까지 만지고 있다.
“그리고 은주가 집안이 좋아. 장인어른은 신문사 부사장하시고 장모님은 땅부자시고"
“여보… 많이 취하신 것 같아요. 쓸데없는 이야기를…”
“괜찮아. 태준이는 진짜 괜찮은 친구고 나랑 친했어.”
“네. 형수님 괜찮아요. 두분에 대해 많이 알아서 좋은데요?"
"... 네..."
금수저와 금수저가 만났네. 근데 뭐가 아쉽다고 선배같은 남자를 만나지. 나이도 많고 잘생긴 것도 아닌데… 검사쪽에 인물이 그렇게 없나.
서은주… 아나운서였던 건 상상도 못 했네 아무튼 알 수록 이상한 여자란 말이지
“그래 이제 집도 아니까 옛날처럼 친하게 지내자고. 넌 아직 그 병원에 있어?”
“아… 아뇨. 병원 옮겼어요.”
“그래? 너도 얼른 개인병원 내야지. 그러게 산부인과를 왜 갔어. 성형외과나 외과 이런 걸 갔어야지. 남자놈이 돈욕심도 없냐”
“하하… 그러게요. 저도 한 때는 후회했는데 최근 들어 산부인과가길 잘했다 싶었어요.”
은주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은주는 움찔하며 침을 꿀꺽 삼키고 날 바라봤다.
자기 이야기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는지,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그래? 옮긴 병원 좋아?”
“네…”
“돈 많이 줘?”
불안해하는 은주를 쓰윽 봤다.
너무 걱정 마.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설마 내가 말하겠어?
“아뇨. 돈보다 더 소중한 걸 찾은 기분이랄까?”
“임마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딨어. 너도 빨리 결혼하고 애 낳고 살아야지”
“전 절 믿고 와주시는 환자분들이 엄청 소중하더라구요. 솔직히 남자 산부인과 의사한테 오기 힘들잖아요.”
“근데 남자 의사인 거 알면서 가면 그 여자도 뭔가 원해서 다리 벌리고 있는거 아니야?”
"네?"
"맞잖아~ 깔린게 여자 의사들인데 왜 남자한테가. 그리고 너도 변태냐? 여자 거기보려고 산부인과 의사나 하고 으휴..."
컵에 있던 위스키를 목에 털어 넣었다.
“그러게요. 왜 굳이 남자 의사한테 와서 다리를 벌려줄까요? 형수님?”
사색이 된 은주는 몸을 떨면서 날 빤히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