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화 27. 이상동몽(異床同夢) (1)
집으로 넘어와 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4시를 조금 넘긴 시점이다.
상황을 파악하기 무섭게 바로 물러난 까닭에 예상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복귀 했다.
곧바로 스마트폰의 전원부터 켜자 알람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메세지를 확인해 보니 부재 중 전화의 절반이 강시연이다.
“쩝! 이거 좋은 소리 못 듣겠는데.”
불과 이틀 전에 밤새도록 질펀한 섹스를 벌인 사이다.
그것도 처음으로 서로 섹스를 하면서 단숨에 동반자로 등록될 정도로 어떤 육체적, 감정적인 교감을 한 섹스이기도 했다.
게다가 헤어지면서 전화를 한다고까지 했다.
아무리 강호가 여자 관계에 있어서 조금 둔감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여자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일부러 피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딱 좋다.
한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강시연에게 전화를 하려는 데 마침 폰이 울린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발신자가 강시연이다.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히네.’
예상했던 대로 전화를 받기 무섭게 건너편에서 고성이 터져 나온다.
[왜 전화를 이제 받아요? 대체 어디 있었던 거예요?]
게란트로 핸드폰을 가지고 넘어가면 통화 범위 이탈 지역으로 표시가 된다. 그래서 누가 강호에게 전화를 걸면 연결이 되지 않아 어쩌구 하는 메시지만 뜬다.
“아, 그게 잠시 일이 있어서 외출 좀 했습니다.”
[저 따먹었다고 이제 내 여자다 뭐 이런 거예요? 제가 전화한다고 했었잖아요.]
뾰족한 목소리에 강호가 잠시 정색을 했다.
사실 강호는 자신이 잘못을 한 것을 알고 있었고, 이런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둘 사이가 특정한 사이라고 명확하게 정의된 것도 아니다.
속된 말로 어쩌다 젊은 사람이 눈이 맞아 하룻밤 질펀하게 놀았다고 하면 그만인 사이일 뿐이다.
강호는 그녀와 지금의 관계를 지속할 의향이 있고 발전시킬 의향도 분명하게 있다. 그녀와의 관계가 반드시 필요하기도 하고 또 소중하기도 하지만,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개인적인 사생활 부분에서는 오히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강호였다.
차라리 완전한 남이면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리면 끝날 일이지만,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이런 문제에 있어 선을 확실하게 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더 피곤해 지는 법이다.
“저도 제 개인적인 일이 있습니다만...”
그런 생각이 목소리에 실렸음인가!
강시연이 일순간 침묵을 하더니 이전과는 달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미안해요. 계속 전화를 받지 않아서 제가 좀 짜증이 났었나 봐요.]
“아닙니다. 그럴 수 있죠. 사실 저도 전화를 하고 싶었는데, 통화권 이탈 지역에 있어서 전화를 할 수가 없었거든요.”
전화를 하려고 했었다는 말에 금방 기분이 풀린 것인지 전화기 너머로 호호하고 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전 당신이 유치하게 밀당이라도 하려는 줄 알았거든요.]
“설마요. 강시연씨랑 밀당 같은 거 할 정도로 제 주제를 모르진 않습니다.”
[당신 주제가 어때서요. 사람이 왜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요. 지난밤에는 그렇게 자신감 넘치게 박아 대던 사람이.]
확실히 말에 거침이 없다.
[근데 수도권에도 통화권 이탈 지역이 있어요?]
“알고 보면 꽤 많습니다. 사람들이 그런 곳을 잘 다니지 않아서 그렇지. 그나저나 무슨 일로...?”
[무슨 일이 있어야 전화 하나요? 우리 사이에.]
우리 사이라는 말에 마땅히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왜 아무런 말이 없어요? 부끄러워서 그래요?]
“아니, 뭐 그렇다기 보다는 강시연씨 입에서 우리 사이라고 하니까 뭔가 이상하고 어색해서요.”
강호의 말에 전화기 너머에서 깔깔깔 거리며 한바탕 웃는 소리와 함께 강시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거 왜 이러세요. 어제 똥구멍에다 그렇게 박아 대면서 시연씨가 어쩌고 저쩌고 하던건 안 창피하고, 우리 사이라는 말은 이상하고 어색해요?]
너무나 직설적인 말에 이번에도 머리만 긁적였다.
불현듯 그녀의 칭호가 은둔의 변태 마스터라는 것이 떠오른다. 그런 칭호를 얻으려면 절대로 평범한 사람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자 대체 그 변태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되기에 무려 변태 마스터라는 칭호를 얻은 것인지 궁금해진다.
게다가 화술도 +15다.
그 말은 강호에게도 변태력이나 화술 같은 스텟이 숨겨진 채로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보다 저녁때 따로 약속 있어요?“]
“없습니다만...”
[그럼, 저녁때 좀 봐요.]
저녁때 보자는 말에 살짝 알 수 없는 흥분과 기대감이 생겨난다. 하지만 그녀를 위해서라면 지금은 참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흥분을 자제했다.
“괜찮은 겁니까?”
[뭐가요?]
“아직 피로가 다 안 풀렸을 텐데 오늘도...”
[어머! 설마 오늘도 기대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 그게 아니라...”
강호가 살짝 당황한 모습을 보이자 또 다시 강시연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그런데 이번엔 상당히 기분 좋은 웃음이다.
[저도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지만, 사실 너무 무리해서 아직도 거기랑 엉덩이 안쪽이 아파요. 어제는 아예 하루 종일 침대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니까요. 미안하지만 며칠은 힘들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다 말고 이어지는 목소리가 새침하게 변한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지 알죠? 당신이 한 10년은 굶은 짐승같이 덤벼 들어서 그런 거잖아요.]
토라 진 듯한 말투지만 강호는 그녀가 지금 즐거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말에 어폐가 있는 것이 오히려 더 적극적이었던 것은 바로 그녀였다.
애초에 처음 덮쳐 든 것도 그녀였고 항문 섹스를 먼저 요구한 것도 그녀다. 하지만 강호는 굳이 그걸 내색하지는 않았다.
강호는 그녀의 기분을 맞추어 주기 위해 그 답지 않게 립서비스를 했다.
“시연씨 같은 여자가 박아 달라고 엉덩이를 흔드는 데 참으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닙니까? 전 그 정도로 자제심이 대단한 놈이 아니거든요.”
[그렇게 참기가 힘들었어요?]
그녀의 말에 강호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어차피 시스템이 말하길 그녀의 성향이 변태라고 했다. 그렇다면 괜히 우물쭈물 하는 것 보다 노골적으로 언급하는 게 그녀를 더 기분 좋게 만들 가능성이 높았다.
“사실은 통화를 하는 지금도 자지가 발딱 서 있는 중이거든요.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박아 대고 싶은 심정인데 시연씨 몸 상태가 안 좋다니까 어쩔 수 없이 참아야죠.”
[정말이에요?]
“제가 왜 거짓말을 합니까? 영통으로 보여 줘야 믿으시려나.”
그녀와 통화를 하면서 지난밤의 일이 떠오르기 무섭게 조건반사처럼 어느새 발기를 시작한 자지다. 하지만 보여준다는 말은 그냥 해 본말에 지나지 않았다.
강시연이 변태 마스터인 것과 달리 강호는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이다. 서로 섹스를 하며 보여주는 것과 이렇게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그런데 강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기대로 가득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디 진짠지 봐요. 보고 싶어요!]
“네? 지... 진짜요?”
[네. 왜요? 혹시 발딱 섰다는 말 거짓말이었어요?]
“그... 그건 아닌데...”
앞서 말했듯 강호는 지금껏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자로서 살아 온 사람이었다.
게다가 요즘 사람 답지 않게 평소에는 조금 보수적이고, 생각도 고리타분한 면이 없잖아 있다.. 그래서 다혜에게도 이따금씩 진짜 아저씨 같다는 말을 듣곤 했던 것이다.
그런 성격으로 인해 여자와 사귈 때에도 남들 시선을 의식해서 밖에서는 키스를 하는 것도 조금 어려워했고, 남들은 연인들 끼리 알몸으로 사진도 찍고 한다던데 그런 것도 일절 한 적이 없었다.
당연히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발기를 한 자지를 실시간 영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그런 강호의 마음을 읽은 것인지 조금은 신이 난 목소리로 강시연이 재촉해 왔다.
[“어서요. 뭐가 부끄럽다고 그래요? 이미 볼 것 다 본 사인데. 빨리요. 안 그래도 오늘 하루 종일 당신 자지만 생각나서 죽을 것 같았단 말이에요. 안 보여주면 보여줄 때까지 계속 재촉할 거예요.]
그 말에 강호도 어쩔 수 없이 영상통화로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영상통화로 바꾸기 무섭게 화면에 강시연의 얼굴이 잡힌다.
집인 모양인지 별다른 화장을 하지 않은 채, 생얼에 가까운 모습인데도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여전히 아름답다.
도화살의 소유자여서 독보적인 외모를 자랑한다고 하더니 시스템의 말대로다.
특히 스마트폰 특유의 카메라 화질 때문인지는 몰라도 도톰한 입술이 유달리 발갛게 돋보이는 느낌이어서 더 섹시하고 선정적인 느낌이다.
저 입술로 얼마 전에 자신의 자지를 물고 빨고 정액을 받아 마셨다고 생각하니 자지에 불끈하고 힘이 들어간다.
그때였다.
강시연의 얼굴이 가득하던 화면이 멀어지며 그녀의 상반신 전체를 비추는 순간 강호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당연히 옷을 입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전신을 비추고 있는 화면에서는 천 쪼가리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살짝 다리를 벌린 채로 앉아 있는데, 가랑이 사이로 음부가 고스란히 들여다보인다.
[어때요? 저도 보여 줬으니 서로 공평하죠? 이제 당신 차례에요.]
그렇게 까지 말하니 정말로 보여주지 않을 수가 없다.
결국 왼손에 핸드폰을 든 채로 강호가 허리띠를 풀어 위장복 바지를 벗어던졌다.
화면으로 강호의 바지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며 팬티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있는 귀두의 모습이 보이자 강시연의 눈빛이 한순간에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