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4화 강남 첫 출근
4화
위이이이잉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면서 유튜브 스타일링 강의를 참고해본다.
조금 어렵긴 하지만...
어찌저찌 따라 해보니 꽤 괜찮은 느낌이 들어 퍽 만족스럽다.
그다음엔 비비크림을 손바닥에 짜서 얼굴에 전체적으로 발라본다.
‘음…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얼굴이 영화에 나오는 애기 귀신처럼 하얘졌다.
순간 유튜브에서 봤던 레전드 호빠 선수들을 떠올리다...
고개를 끄덕인다.
작은 8평짜리 원룸 안에서 한참 패션쇼를 끝내고 최종 코디를 확인한다.
세미정장은 아직 어색하니 검정 면바지에 줄무늬 셔츠, 구두를 입은채 거울을 바라보니 제법 괜찮은 느낌이다.
‘오늘... 뭔가 일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
.
’강남… 강남….‘
버스 노선을 확인하며 강남 가는 시간표를 살펴보다 유튜브 영상과 시스템 창을 확인하곤
마음을 다잡은 뒤 출발한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두근거리지만..
왠지 길가 유리창에 비친 꾸며진 모습을 바라보니 용기가 샘솟는 것 같다.
삐—
강남에 도착 한 버스 문이 열리며 떨리는 마음으로 천천히 내린다.
내린 뒤 보이는 건 웅장한 강남의 빌딩 숲. 그 높은 건물들을 한 바퀴 둘러보니 괜시리 주눅이 드는 것만 같다...
‘쫄지말자…’
휴대폰 주소를 따라 이면도로 안쪽으로 쭈욱 들어가니, 빌딩 숲 사이로 보이는 커다란 10층 건물. 안으로 들어가 확인하니 남성시대라고 적혀 있는 커다란 간판이 보인다.
‘뭔데… 이게 호빠야?’
끝이 보이지 않는 건물 높이에, 고개를 올리다 중간에 내렸다. 호빠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이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건가…?’
얼빠진 정신에 담배를 피우고
마음을 다잡아 씩씩하게 문 앞으로 향한다.
스으으—
순간, 들리는 자동문 열리는 소리에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간다.
로비에 깔린 은은한 어둠.
건물 안은 고요한 적막이 흐르듯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어두운 건물 안에서 고개를 휙휙 돌려본다. 아무도 없는 듯해 프런트 근처로 다가갔다.
‘뭐야… 사람 없나?’
한참을 그렇게 두리번거리다 이내 참지 못해 큰 소리로 외쳤다.
“저기요!”
순간, 카운터 아래에서 누군가 고개를 스윽 올리며 바라본다.
“어떻게 오셨어요?”
“저 오늘 출근하기로 했는데요!”
스캔하듯 위아래를 훑어보던 남자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통화하신 분이랑 다시 전화해 보세요.”
“아… 네!”
‘분위기 장난 아니네…’
주머니에서 얼른 휴대폰을 꺼내
낮에 사진을 보냈던 번호로 전화를 걸어본다.
“여보세요?”
“네, 저 1층 도착했는데요.”
“아, 네네~ 8층으로 올라오세요.”
“네!”
엘레베이터는 또 어디 있는건지. 앞으로 조금 걸어가다 보니 코너가 있어 몸을 돌려보니, 드디어 엘레베이터가 보인다.
문을 열고 층 버튼을 누르려는데 생 전 처음 보는 희한한 디자인의 버튼에 살짝 당황하며 쳐다본다.
‘뭐야… 왜 이렇게 생겼어…?’
한참을 고민하다 최대한 비슷해 보이는 버튼을 누르니 8층으로 올라간다.
띵—
스르륵 좌우로 열리는 문.
순식간에 화려한 로비가 드러났다.
‘뭔데… 호빠라며… 왜 이렇게 좋은 거야…’
드러난 로비 전체가 대리석으로 꾸며져 있고, 샹들리에의 은은한 불빛은 눈을 사로잡았다.
흡사 TV에서 보던 재벌 전용 술집 같은 느낌에 어안이 벙벙해 진다..
당황한 채 로비에서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고급스러운 방 문 하나가 스르륵 열리고 통통한 체형의 남자가 나를 보며 부른다.
“이쪽이요~”
“아, 네!”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손짓하는 남자를 보고
긴장한 표정을 숨긴 채 다가 갔다.
‘미친… 오늘 진짜 놀랄 일이 많네…’
고아가 된 이후로 이렇게 놀랄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들어간 방 안의 인테리어를 보는 순간, 또 한 번 위축됐다...
모든 게 대리석으로 꾸며진 방 안.
로비처럼 샹들리에 불빛이 은은하게 퍼지고 길게 놓인 최고급 소파가 자리한다.
투명한 유리잔과 가지런히 놓인 비싸 보이는 소모품들까지..
올해 막 성인이 된 수원 촌놈에겐
모든 것이 낯설고 충격적이었다.
“앉으세요, 하하.
오느라 힘들지 않았어요?
우리 출근은 9시부터인데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멍 해져 남자의 말도 제대로 듣지 못한 채,
쭈뼛쭈뼛 맞은편 소파에 앉으며 대답했다.
“네.. 오는건 괜찮았어요...“
“호빠 일은 해봤어요?”
“아니요… 유튜브에서만 좀…”
자신이 없어 작아진 말투를 듣던 남자가
천천히 설명을 이어간다.
“이게 이렇게 하는 건데…”
뭔소린지 모르겠다... 그저 긴장한 상태로 집중하지 못한채 설명을 흘려 들었다.
“어쨌든, 한 번 해봐요.
처음엔 힘들 수 있는데...
꾸준히 출근하다 보면 할 만해요.”
맞은편 남자를 보며, 얼빠진 표정을 고치곤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여기가 내 새 직장이야…
쫄지 마… 좆밥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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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의 이름은 백푸른.
가게에서 면접자를 기다리고 있다..
‘흐음… 아무리 봐도 힘들 것 같은데…’
낮에 민우가 보낸 사진을 다시 확인하며 고민하던 푸른은
소파에 몸을 푹 눕히곤 앨범을 꺼버린다..
‘뭐… 여자들 스타일이야 다양하니까..
성격만 괜찮으면 한 번 해보라고 하지 뭐.’
푸른은 사실 가게의 정식 마담이 아닌 영업 실장.
만약 정식 마담이 면접을 봤다면 민우는 문턱도 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민우는 푸른에게 연락을 해 어쩌다 면접을 통과하게 된다...
‘이따가 손님 온댔으니
한 번 앉혀보라고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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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 씨~ 이따 손님 올 테니까
여기서 잠깐 기다리고 있어요~
곧 출근하는 친구들이랑 초이스 같이 보면 돼요.”
“아, 맞다. 민우 씨.
혹시 가게명은 뭘로 하실 거예요?”
가게명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가게명.? 이름은… 최고가 돼야 하니까...
그냥 본명 쓰는 게 낫겠지?’
“그대로 민우로 할게요.”
장부를 뒤적이던 푸른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민우라는 친구가 이미 있긴 한데..
요즘 출근을 잘 안 하니까
우선 작은 민우로 적어둘게요.”
“여기서 좀 쉬고 있어요~”
“아, 네…”
푸른이 장부를 들고 나가 버리자. 텅 빈 소파에 앉아 괜시리 드는 긴장 된 마음을 다잡아 본다.
‘최고가 돼야 한다며…
이런 걸로 쫄면 어떡해…’
‘그나저나 전생의 김민우는
이런 곳을 전부 밑에 두는 수준이었다던데…
얼마나 특별해야 그게 가능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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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테이블에 세팅된 음료가 보인다.
먹을까 말까 고민하던 중.
스으윽. 열리는 방문에 고개를 돌린다.
‘누구지…?’
긴장한채 쳐다 보니 들어온 남자는 신선하다는 듯 바라보다 이내 관심 없어진 표정을 짓는다.
휴대폰을 들고 자연스럽게 소파에 털썩 앉는 남자.
‘뭐야… 왜 얼굴에서 광이 나지…?’
순간, 방으로 다시 들어온 푸른.
휴대폰을 보던 남자는 들어오는 푸른을 보고
고개만 살짝 까딱이며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세일이 왔네~
곧 초이스 있으니까 어디 가지 마~”
“예.”
푸른도 익숙한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다 나를 보고 말한다.
“민우 씨, 이따 초이스 볼 때 세일이랑 같이 움직이면 돼요.”
“아, 네.”
‘이 사람이 세일인가 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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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 되었다.
새로온 세일이라는 사람을 보는 순간 느낀 감정이다. 테이블 위에 놓인 녹차와 세일을 티 안나게 힐끗 거리다 이내 못참고 물었다.
“저… 안녕하세요?”
“네…”
휴대폰을 보던 남자는 고개를 살짝 든 뒤, 나를 잠깐 쳐다보곤 짧게 답하며 이내 시선을 휴대폰으로 돌렸다.
그 아주 잠깐 사이.
나는 또 다시 보았다...
‘씨이발… 어떡해…
이렇게 생긴 애들이 일하는 거야…?’
스스로가 한심해 죽겠다.
어떻게 해야할지 자책하며 고민한다.
그렇다...
내가 유튜브나 구글에서 본 호빠 선수들은 대부분 전직, 아니면 지방에서 일하는 이른바 보도들.
하지만 강남의 현직 호스트, 그것도 대형 가게의 선수들을 보니 왠만한 연예인 뺨치는 외모다.
이런 사람들이 샵에가서 스타일링까지 받고 출근한다니..
외모 점수 47점짜리인 나는 체념하듯 남자에게 물었다.
“저… 제가 호스트바는 처음인데요.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나요?”
남자는 나를 유심히 보더니 물었다.
“선수를 아예 처음 뛰어요.?”
“선수가 호스트바 맞죠? 네..”
남자는 이내 휴대폰을 끄고선 턱에 손을 궨 채로 진지하게 설명해줬다.
“일단.. 시작점이 잘못 됐어요.. 민우씨?”
“네.. 민우에요.”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요. 나 처음할때 생각나서 말해주는 거니까.....“
“네...”
이내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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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이름은 조세일.
오늘도 나는 논현동에 있는 미용실로 가 세팅을 받는다.
머리 15,000원
메이크업 15,000원
왕복 택시비와 세팅비, 담배값 등을 쓰고 나면 하루에 무조건 10만 원은 마이너스다.
선수를 시작한 지 이제 5개월 차.
이번 달은 초이스가 잘 되지 않아 마이너스다.
다행히 아는 누나가 자주 불러줘서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도 세일은 세팅을 받고
커피를 한 잔 포장해 가게로 향한다.
‘아… 오늘 초이스 좀 돼야 할 텐데…’
도로에서는 수많은 여자들의 시선이 느껴지지만, 무시하고 지나간다.
스으윽—
“형, 하이하이~”
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인사하는 세일.
카운터에 있던 남자도 마주 인사한다.
“세일쓰~ 오늘은 좀 늦게까지 대기해.
맨날 너 가면 손님 몰려오는데 왜 가냐?”
“초이스가 안 되잖아… 돈도 못 버는데
일찍 집에 가야지. 지방이나 갈까…”
남자는 힘내라는 듯 세일의 어깨를 툭툭 치고 돌아간다.
세일은 오늘도 개미지옥 같은
8층으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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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방 안에서 세일과 민우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
“오빠~~ 오늘 사이즈 어떤데?”
7층 로비에는 세 명의 여자가 담배를 피우며 걸어가고 있다.
“낫 베드, 낫 베드~”
“뭔 낫 베드여. 저번에도 그러더니.
웅이랑 애들 다 어디 갔어? 가게 옮겼어?”
여자는 푸른을 한 번 째려보곤
열어주는 방 안으로 들어간다.
“술을 맨날 먹던 거?”
“응응~”
“일단 초이스부터 보여줄까?”
널찍한 방 안 소파에 다리를 쭉 편 채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
푸른도 잠시만을 외치며 밖으로 나와
단체 톡에 글을 올린다.
푸른: [712 이쁜이 손님 3, 곧 초이스]
먕우: ㅊㅊ
백웅: ㅊ
세일: 가요
.
.
.
***
얘기를 하던 중 울리는 진동에
휴대폰을 확인하는 세일.
빠르게 답장을 보내곤 말했다.
“민우 씨, 지금 7층에 초이스 있어요. 대충 알려드린 대로 하면 되고.
혹시 손님 방에 들어가면 제가 대신 장부 적어줄 테니
일하면 돼요.”
“아 네네..”
세일이 일어나는 걸 보며
나도 엉거주춤 따라서 일어났다.
방 문을 열면서 급하게 나가는 뒷 모습에, 7층이라는 생각이 들어 엘레베이터 앞으로 다가가니 세일이 뒤에서 부른다.
“민우 씨, 우린 출근할 때 말곤
계단으로 이동하면 안 돼요. 저건 손님용.”
“아, 네네…”
정신없이 떨리는 마음으로 세일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니
못 보던 선수들이 8명이나 있었다...
‘씨발!!! 다들 왜 이렇게 잘생겼는데!!’
최소 외모 점수 60점, 180cm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7층은 정말이지... 지옥 같았다.
자괴감이 머리끝까지 차오를 때 쯤..
푸른 실장이 말했다.
“자자, 다들 줄 서 보자~~
세일이가 앞으로 가고, 그래.”
푸른의 말이 끝나자
선수들이 문 앞에 일렬로 서는 줄을 바라보다 중간에 티 안나게 같이 섰다.
뒤를 돌아보니 6번 째 자리다.
푸른이 방문을 잡고 살짝 여니 앞에 있던 선수들이 하나둘 들어가기 시작한다.
앞을 보며 따라 들어가려는 찰나 막히는 몸.
푸른이 손을 뻗어 막으며 말했다.
“민우 씨는 다음 조 5명씩, 오케이?”
“네네…!”
‘근데 나 자기소개할 줄 모르는데…?’
안에서는 한창 초이스가 진행 되는지
웅얼거리는 소리가 방 문을 통해 살짝 들린다.
고민하다 황급히 뒤돌아보며
처음 보는 선수를 향해 말했다.
“저… 저, 제가 오늘 첫 출근이라…
혹시 먼저 좀…”
서캉준 닮은 선수는 내 말에 살짝
미소 짓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섰다.
‘씨발! 남자인 내가 봐도 설레네.’
너무 긴장되서 안절부절못할때.
첫 조가 나오고 초이스가 시작됐다...
앞에 있는 서컹준이 먼저 들어 가고,
나도 따라서 방 안에 들어갔다...
고개를 돌려 손님들을 본 순간—
‘…? 이런 여자들이 호빠를 온다고..?
아니... 완전 연예인 아니야…?’
“캉준이요.”
순간, 들리는 목소리에 움찔! 거리며 말했다.
“미… 민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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