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화 season2. 2. 이사님(2)
season 2
2. 이사님(2)
기찬은 혜수를 가만 응시하며 지난 1년 동안 그녀와 나눴던 대화나 함께 했던 시간을 되돌아봤다.
‘안 그래도 성별 구분 없는 의대에서 혜수는 특히나 더 여자로 느끼기 어렵기는 하지.’
그녀도 동기 포함, 주변 남자들이 자신을 여자로 보지 않는다는 걸 잘 알았다.
그게 싫다거나 속상하기는커녕 오히려 반가웠다.
그래서 혜수에게는 주변 남자들이 이성이 아닌 동종 생물체였다.
잘생긴 기찬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기찬은 그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남녀 사이에 우정이 잠깐은 가능할지 몰라도, 그 우정은 어떻게든 변질된다는 게 기찬의 지론이었다.
‘그러니까, 넌 나를 조심해야 해. 방심했다가는 그냥 먹어버리는 수가 있어. 난 구멍만 있으면 안 가리거든.’
그런 생각 뒤로 미옥이 엄마나, 못생긴 사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젠장.
절로 솟구친 속마음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순수하게 섹스만 놓고 보자면 저마다 다 맛있었다는 걸 말이다.
기찬은 야수 같은 성욕을 잠시 누그러뜨리고 다시 혜수에 대해 생각했다.
그녀는 경남 하동이 고향으로, 지리산 밑자락에서 나고 자랐다.
그래서 처음 대면식 때도 스스로 촌년이라고 소개했다.
그녀의 첫인상은 무척 신선했다.
조금은 독특한 외모가 이유였지만, 그녀가 풍기는 특유의 순박함, 선한 기운 때문에 한 번 더 시선이 갔다.
‘서울대에는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놈들만 모인 줄 알았는데, 촌에서 와서 그런가, 확실히 사람 냄새가 나.’
물론 단지 그런 이유로만 기찬이 혜수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관심 갖게 된 건 아니었다.
학기 내내 함께 수업을 듣고 조별 과제를 하면서 그녀가 비상한 능력의 소유자라는 걸 느꼈다.
똑똑한 건 기본이고, 예리한 눈썰미, 과감하면서도 섬세한 손재주, 조용하지만 일을 야무지게 추진하는 리더십까지.
전생자 기찬의 눈에는 여러 가지가 특출나 보였다.
그래서 전생의 그녀에 관한 기록이 있는지, 하다못해 논문이라도 찾아보려고 백년의 서를 뒤져 살폈다.
그랬더니 역시나.
전생에 그녀는 대한민국 유일의 일반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라는 트리플 보드를 달성한 천재 외과의사였다.
그건 남초 영역인 의료계에서 여성의 몸으로 이룬 정말 대단한 업적이었다.
게다가 인간미 넘치는 언행으로 의료계에서는 기인으로 취급받기도 했다는 내용이 그녀와 관련한 기사에 자주 등장했다.
그때부터 기찬은 그녀를 신경 쓰기 시작했다.
워낙 바쁘게 지내다 보니 특별히 사적으로 얽힐 일은 없었지만, 최근 자꾸 마주치면서 없던 계획 하나를 추가했다.
‘너도 내가 키운다.’
미래의 큰 그림을 생각했을 때, 의료계에도 라인을 만들어 두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박혜수 정도 실력과 인성의 의사라면 미래를 함께하기에 충분했다.
다만 당시에는 당장 벌여 놓은 일들이 많아 그녀는 차순위였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그녀의 순서가 된 것 같았다.
‘문제는 어떻게 너를 내 사람으로 만드느냐 하는 건데….’
검증된 방법은 많다.
군대나 조폭처럼 조직 논리를 만들어 엮는다거나, 돈을 처바르거나, 사사로운 정으로 옭아매는 등등.
개개인의 성향이나 처한 상황에 따라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그중 특히 이성을 대상으로 할 때는 육체적 결속력을 만드는 것도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성을 유혹하는 미인계가 괜히 고전 병법이 된 게 아니다.
섹스는 본능의 영역이라 몸을 섞고 나면 의외로 상대와 깊은 동질감 내지는 일체감을 갖게 된다.
명품 대물을 장착한 지금의 기찬은 그 능력으로 이미 여러 여자를 다루고 있다.
비록 혜수가 기찬을 이성으로 보지 않는다고 해도, 그는 얼마든지 그녀를 여자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
오히려 방심하고 있다가 훅 들어오는 설렘에 마음을 빼앗겨 더 강한 종속성을 갖게 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허를 찌르는 묘수가 될 수도….’
아주 잠깐이었지만, 기찬은 그녀와 관련한 많은 생각을 정리하고 어느 정도 전략을 만들 수 있었다.
때마침 기찬의 시선을 느꼈는지 혜수가 그를 돌아봤다.
“왜?”
뭘 빤히 보느냐는 물음에 기찬은 가볍게 웃으며 할 말이 있었던 듯 자연스럽게 얘길 꺼냈다.
“같이 밥이나 먹자고.”
“밥? 오늘?”
“음, 오늘은 내가 약속이 있고, 내일 저녁에 시간 돼? 아, 과외 하나?”
“아니, 나도 올해부터는 과외 안 해. 우리도 이제 예과 2학년이잖아. 전공 따라가기도 벅차.”
그 투박한 말투에 기찬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됐네. 내일 저녁 먹자.”
“…….”
혜수는 즉답하지 못하고 잠시 기찬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는 의아함이 깃들어 있었다.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이야? 나랑 밥을? 왜?’
과 동기들뿐 아니라 선배, 교수 할 것 없이 기찬이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 산다는 걸 이미 다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1학년 내내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과외 여러 개를 돌리고, 무슨 일 때문인지 수시로 지방 곳곳을 다녔다.
그것도 모자라 전문적인 음악 활동까지 하고 있었다는 게 모두를 놀라게 했다.
더 기가 막히는 건, 그러고도 1학년 성적이 올 A+다.
서울대 의대 신입생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대체 공부는 언제 한 거냐며 다들 혀를 내둘렀다.
아무리 이해해 보려고 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성과였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24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찬에 대해 온갖 소문이 돌았다.
하루에 잠을 1시간만 잔다더라, 체고 다닐 때 매일 먹던 강장제 덕에 며칠을 안 자도 괜찮다더라, 그 강장제가 하나에 몇천짜리였다더라, 하다 하다 귀신이 씌였다는 소문까지….
결국 ‘역시 천재다, 전체 수석답다’는 말로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기찬의 일정과 성과를 억지로 수긍했다.
그렇게 미스터리 할 정도로 바쁘게 사는 애가 먼저 약속을 잡으니, 혜수로서는 당연히 의아한 것이다.
기찬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럴 만해. 이해한다.’
하지만 딱히 설명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적당한 거짓말을 보탰다.
“내일 오랜만에 재영이랑 저녁 먹기로 했거든. 너도 같이 가자고.”
그 말에 혜수의 턱이 툭, 하고 떨어졌다.
놀란 토끼 눈에는 당황과 함께 기대감이 가득해 보였다.
기찬은 그런 그녀의 표정이 재미있어 괜히 놀리고 싶어졌다.
“왜, 싫어? 싫음 말고.”
그러자 혜수가 고개를 빠르게 저었다.
“아니, 좋아! 당연히 좋아!”
기찬은 새삼 유명세의 힘을 느끼며 픽 웃었다.
‘역시, 인기가 좋기는 좋구나,’
일단 자리는 마련했다.
이제, 혜수가 벗어날 수 없는 마수를 뻗을 일만 남았다.
동시에 다시 한번 계획 전반을 점검할 필요를 자각했다.
‘관리 대상이 늘고 있어. 그럴수록 한명 한명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해.’
자신의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찬은 그걸 놓치지 않았다.
* * *
하아, 하아.
여자의 거친 숨소리가 기찬을 확 달아오르게 했다.
그래서 그는 물고 있던 젖꼭지를 놓고 몸을 일으켰다.
“다리 벌려요.”
그 직설적인 말은 마법의 주문처럼 여자의 가랑이를 벌어지게 했다.
기찬은 벌어진 다리 사이로 몸을 밀어 넣고, 굵은 자지를 보지에 가져다 댔다.
흐응.
질 입구에 귀두가 살짝 들어갔을 뿐인데, 여자는 벌써 고개를 젖히며 교성을 흘렸다.
“아, 좋아요.”
기찬은 일부러 감상을 입 밖으로 뱉었다.
그런 표현들이 여자에게는 훌륭한 심리적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하응!
“대표님, 정말 맛있어요.”
날것 같지만 충분히 달콤한 속삭임과 함께, 기찬은 김선주의 목을 물었다.
꽉.
동시에 허리를 앞으로 밀며 그녀의 보지를 꽉 채웠다.
쑤욱.
하아! 핡!
숨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허리가 들렸다.
기찬은 그 허리를 감아 안으며 다른 손으로는 엉덩이를 꽉 쥐었다.
그러자 삽입 상태에서 하부의 밀착이 최대로 이루어졌다.
아아앙!
단 한 번의 삽입만으로 김선주는 오르가슴을 느끼며 몸을 떨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시원하게 지려버렸다.
주르륵.
하지만 기찬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허리를 받치고 있던 손을 위로 올려 그녀의 등을 세우고 제 자지 위에 앉게 했다.
“움직여요. 더 좋을 거야.”
이번에도 기찬의 말은 주술처럼 그녀를 움직이게 했다.
하아, 아앙.
그녀는 고개를 뒤로 젖힌 채로 허리를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하앙, 흥!
아음!
움직이기 시작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그녀는 다시 한번 절정을 만끽하며 기찬의 품으로 푹 쓰러졌다.
그리고 벌써 힘이 드는 듯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하아, 하아, 하아.
기찬은 그런 그녀의 등을 어루만저 주었다.
하지만 그의 손은 여전히 대표의 작고 말랑한 엉덩이를 움켜쥔 채로 살짝살짝 앞으로 밀었다.
즉, 클리토리스를 계속해서 자극하는 것이다.
“아응, 못됐어.”
여자는 동시에 여러 번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
지금 그녀에게 그 신호가 전달됐다.
그래서 김선주는 힘이 들면서도 다시 몸을 일으켜 앉았다.
이번에는 무릎을 세워 쪼그려 앉는 자세가 됐다.
그러자 조임이 확 달라졌다.
“으음.”
기찬이 신음을 흘림과 동시에 대표가 방아를 찧기 시작했다.
찔떡, 철떡.
탁, 턱턱턱.
하으, 으응.
보지를 꽉 채운 굵은 자지 때문에 그녀는 움직일 때마다 척추가 시큰한 쾌락을 느꼈다.
그래서 매번 얼마 버티지 못하고 절정에 정신이 혼미했다.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아, 안 돼! 나 또 가!”
하으응!
주륵, 주르륵.
그녀의 보지에서 흐른 맑은 물이 기찬의 자지와 허벅지, 소파를 다 적셨다.
기찬은 그 상황에 흥분의 고조를 느끼면서 동시에 밖의 기척이 몹시 신경 쓰였다.
‘밖에 이 실장이 있는데, 이 여자 오늘 유난히 과감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