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화 season2. 24. 내 어둠은 너다(5)
season 2
24. 내 어둠은 너다(5)
기찬은 잠깐의 감상을 끝내고 몸을 낮췄다.
그리고 송지연의 벌린 가랑이 사이로 몸을 밀어 넣었다.
흠.
그녀는 들숨을 들이쉬며 가만히 눈을 감았다.
아직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건만, 송지연은 벌써 몸에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이제 다시 숨도 못 쉴 만큼 벅찬 그의 대물이 제 보지를 쑤시고 들어와 질을 가득 채울 기대감에 몸이 반응하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기찬은 상체까지 낮춰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자지가 아닌 얼굴을 묻었다.
그러자 송지연이 화들짝 놀라며 몸을 뒤로 빼려 했다.
“하, 하지 마. 더러워.”
어떤 의미의 말인지 기찬은 이해했다.
그가 잔뜩 싸 놓은 정액과 자신의 음부에서 흐른 애액이 뒤섞여 만든 냄새가 걱정된 것이다.
그것이 아무리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이고 현상이라도, 여자는 그걸 자신의 치부인 양 감추고 싶어 한다는 걸 기찬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굳이 분위기 깨는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대신, 다시 한번 그녀를 부드럽게 말로 어루만져 주었다.
“괜찮아. 아무렇지 않아. 누나도 내 자지 핥아주고 빨아줬잖아.”
말을 마침과 동시에 기찬의 혀가 그녀의 갈라진 틈을 핥았다.
핥.
자연스럽게 그녀의 콧소리가 뒤따랐다.
흐응.
기찬의 혀는 능숙하게 질 입구를 맴돌다가 살짝살짝 안쪽까지 드나들었다.
송지연의 반응에 따라 적당한 때를 정확히 맞춰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그러기를 잠시.
송지연은 유희의 마무리 절정을 느끼며 기찬의 머리카락을 두 손으로 꼭 움켜쥐었다.
“하응!”
그녀의 허리가 살짝 들리며 휘었다가 내려앉았다.
그리고 한참 동안 숨을 몰아쉬며 여흥을 즐겼다.
그동안 기찬은 그녀 옆으로 옮겨 누웠다.
오른팔로는 그녀의 머리에 팔베개를 해주었고, 반대 손으로는 젖꼭지와 유륜을 부드럽게 매만지며 후희를 이어갔다.
“하아아. 정말, 스물두 살 맞아요?”
놀이가 끝났기 때문인지, 송지연은 다시 기찬에게 존대했다.
하지만 기찬은 그녀와의 관계에서 조금 전처럼 누나와 연하남으로 지내는 게 더 좋겠다고 판단했다.
“이참에 우리 그냥 아까처럼 하자. 내가 회사 밖에서까지 무슨 실장이야. 누나가 누나인 게 사실이기도 하고.”
뜻밖의 제안이었는지, 송지연이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그 말이나 태도에서 연하남다운 귀염성을 느낀 그녀는 금방 눈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된다면, 나야 좋지.”
그러면서 기찬을 향해 돌아누웠다.
그리고 그의 넓은 가슴에 안겨 남자의 젖꼭지를 손으로 간지럽혔다.
“마지막에 왜 삽입 안 했는지, 알 것 같아.”
배시시 웃으며 기찬을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에서,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감정이 담겨있었다.
기찬이 느끼기에 그건 신뢰였다.
그리고 그녀가 말하는 바를 알아들었다.
“맞아. 무리할 필요는 없잖아.”
대꾸와 동시에 그녀의 젖가슴에 있던 손이 부드럽게 몸을 쓸고 내려가 옆구리에 가 멈췄다.
부러졌을지도 모를 갈비뼈를 감싼 그는 그녀의 표정을 흉내 내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사실 난 맛있는 건 나중에 먹는 타입이거든.”
널 위해서가 아니라 날 위한 선택이었어, 뭐 그런 정도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조차 기찬의 배려라고 생각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생각이 깊어.’
이미 알고 있던 기찬의 성향이지만, 이번 일을 겪으며 확신하게 됐다.
단지 성향에 그치는 게 아니라, 똑똑한 머리로 몇 수 앞을 내다본 계산된 행동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 그리고 움직인다.’
그녀가 느끼는 기찬의 믿기지 않는 능력이었다.
이후 두 사람은 누운 그대로 가볍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서로에 관한 사소한 근황이나 주변 잡기에 관해서 시작해 점차 오늘 있었던 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리고 쓰러져있는 남자에 관한 얘기까지 오게 됐다.
“이 사람, 김하익과 함께 있었어. 누나도 김하익이 고용한 사람이고.”
한창 대화 중, 기찬이 핵심을 찔러 물었다.
둘 다 김하익 수하인데, 왜 서로를 해하려 했냐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송지연은 즉답 대신 고개를 갸웃했다.
“의외네. 호텔에 왜 그러고 갔는지를 먼저 물을 줄 알았더니.”
그녀도 이제 아는 것이다.
기찬의 모든 말이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예상과 다른 질문이 나온 것도 분명 어떤 이유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한 말이었다.
기찬은 기찬대로, 그런 송지연을 다시 한번 놀라운 마음으로 바라봤다.
‘역시, 영민해.’
그녀를 자신의 그림자로 삼은 선택을 스스로 칭찬했다.
동시에 더욱 완벽하게 그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다짐도 되새겼다.
“누나. 놀라지 말고 잘 들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얻으려는 게 있다면, 대가를 지불해야 탈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대가는 반드시 값어치가 엇비슷해야 한다.
그게 기찬이 전생을 통해 배운 세상의 이치였다.
지금 그가 송지연에게 얻으려는 게 김하익과 관련한 정보였기에, 그녀에게 무거운 진실 하나를 내보일 셈이었다.
“솔직히 나, 김하익 그 사람 일 도울 생각 없어. 김선주 대표가 뺏긴 스타 레코드 지분, 그거 찾으려고 마지못해 계약한 것 뿐이야.”
누구도 알지 못하는 진심 하나에 과연 얼마의 값이 매겨질까.
기찬은 말을 하고도 송지연의 반응을 가만 살폈다.
그녀는 신중했다.
한동안 어떤 반응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그녀는 기찬의 예상을 벗어난 말을 했다.
“그, 김선주 대표랑 무슨 관계야?”
기찬은 속으로 작게 탄식했다.
‘아. 처음에도 그쪽으로 오해하더니, 여전하네.’
그녀가 기찬을 호빠 선수로 판단한 이유가 김선주 대표 때문이었다.
누가 봐도 색기가 넘치는 중년 여자가 기찬 정도의 잘빠진 어린 영계를 가까이 두고 있는 걸 그렇게 이해한 것이다.
뭐 눈에는 뭐가 보인다고, 제가 텐프로 에이스니, 동종 업계의 일로 오해할만했다.
다만,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음에도, 기찬의 말에서 다시 김선주의 존재감이 거슬린 모양이었다.
‘여자들의 감이라는 건 정말 무섭다니까.’
어쨌든 김선주와 섹스 파트너인 것은 사실이니, 송지연의 의문과 의심은 정확히 들어맞은 셈이다.
물론 기찬은 그 관계를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었고, 우선은 급한 대로 타당한 대답이 필요했다.
“고용주와 고용인 관계, 어쩌면 내 꿈을 이루게 해줄 은인, 미래 동업자, 내 사업 밑천이자 든든한 백, 뭐 그 정도?”
기찬의 말에 송지연이 눈만 끔뻑였다.
그러다가 겨우 목소리를 쥐어짰다.
“그게 다 뭐야? 정말 그게 다야?”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그녀에겐 너무 뜬금없는 대답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차근히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송지연은 기찬이 대학가요제에 나가게 된 사연부터 듣기 시작했다.
그때 기찬의 마음이나 생각이 어땠는지, 처음 자세히 알게 됐다.
꽤 긴 얘기였지만, 기찬이 요점만 정확히 정리해 짧게 간추려준 덕분에 지루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내용을 다 듣고 난 후엔 기찬이 조금 전 했던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 넌 정말 스케일이 다르구나. 그 나이에 사업가를 꿈꾸다니. 음원 시장, 콘텐츠, 난 솔직히 하나도 모르겠어.”
그녀의 반응을 본 기찬은 속으로 흡족했다.
이제 그녀는 자신이 왜 김선주를 대신해 김하익의 지분을 가져왔는지, 분명히 인식하게 됐다.
‘전부 거짓 없는 사실이니까.’
그래도 혹시 몰라 쐐기를 박는 마음으로 한 가지 이유를 더 내놓았다.
“아, 그리고, 김선주 대표가 당시 내 여자친구의 친고모기도 해.”
그 말에 송지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 요즘 제일 잘나가는 가수 제이, 그 여자 고모라고?!”
기찬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첨엔 당연히 나도 몰랐지. 그런데, 인연이 그렇게 되더라.”
여전히 놀라고 있는 송지연을 보며, 한쪽은 해결됐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화제를 자연스럽게 옮겨가려 했다.
“어쩌면, 우리도 인연 아닐까?”
기찬은 살짝 떨어져 서로 마주 보고 누워있던 그녀를 가만히 끌어와 조심스럽게 품에 안았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봐. 사실 우리, 김하익 때문에 얽힌 관계잖아.”
그러면서 그녀가 무슨 말이든 할 수밖에 없는 말을 남겼다.
“김하익이 저 남자 보낸 이유가 궁금하기는 하지만, 불편하면 말 안 해도 돼. 대신, 오늘 내가 한 말은 절대 비밀로 해줘.”
“…….”
송지연은 기찬의 품에서 쌔근쌔근 숨만 쉴 뿐, 어떤 움직임도, 말도 없었다.
하지만 기찬은 그녀의 머릿속에서 무언가 빠르게 회전하고 있는 소리가 다 들리는 것만 같았다.
‘열심히 계산해라. 뭐가 너에게 이익인지.’
그런 생각과 동시에 그녀의 엉덩이를 손으로 잡아끌 듯 눌러 둘의 아랫도리가 딱 닿게 했다.
그러자 송지연이 흠칫 놀랐다.
“어머!”
언제 다시 발기한 건지, 굵고 긴 돌기둥 같은 기찬의 자지가 그녀의 Y존 사이로 들어가 단단히 자리 잡았다.
기찬은 씩 미소 지으며 잠깐 힘을 줬다.
흠.
여자는 남자와 다르게 오르가슴을 느낀 후에도 상당히 오랜 시간 그 흥분 상태가 유지된다.
서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느라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송지연은 여전히 자극에 취약했다.
‘유난히 더 민감한 성감대를 가지고 있을 테니까.’
기찬은 송지연이라는 여자에 관해 이미 대부분을 파악한 상태였다.
그래서 그녀에게 자신의 가치를 슬쩍 어필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적절했다.
“물론이지. 내가 뭐 하러 네 얘길 그 사람한테 해.”
아무래도 그녀의 저울질이 끝난 모양이었다.
‘자, 그럼, 이제 수금을 좀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