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키넷 단편야설

한 편 완결 소설

성인소설 목록

최신 단편

야설 읽기
밍키넷 소설
토스트 메세지 나오는곳
텔레그램 공식채널

밍키넷 공식보증업체

67화 외전 6화


외전 6화 '그가⋯⋯ 이런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나?' 나는 이가 썩을 것 같은 달콤함을 느끼며 두 눈을 감았다. 그 반응이 내가 할 수 있는 무언의 대답이었다. 곧 그의 크고 부드러운 입술이 내 입술 위로 덮였다. 이곳의 겨울옷처럼 포근한 동시에 나를 달아오르게 하는 바로 그 입술이었다. 나는 그의 손 위에 얹은 내 손에 힘을 주었다. 그의 입술은 꿀처럼 달콤했다. 오늘이 결혼식 날이고 지금이 첫날밤 때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와 입을 맞추며, 나는 진심으로 바라 마지않았다.     그날 밤 나는 어머니와 동생을 스카디 공작령으로 부르는 편지를 썼다. 급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하고 있을 가족들을 위해 결혼식을 위해 소상히 적었다. 이곳에 와 주었으면 한다는 내용과 가능하다면 이곳에서 함께 살고 싶다는 내용까지. 내 가족들은 프랑에 있는 스카디 공작 저택의 마차가 여기까지 실어다 줄 것이었다. 다음 날 아침, 내 편지를 든 전령은 저택의 가장 빠른 말을 타고 프랑으로 향했다. 편지가 공작령을 떠남과 동시에 결혼식 준비가 시작되었다. '나는 결혼식에 정말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소.' 그는 결혼식의 전권을 내게 일임했는데 아무리 소박하고 조촐한 결혼식을 원한다고 해도 공작님의 결혼식이니만큼 일이 쉽고 간단하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결혼식의 날짜는 두 달 뒤로 잡혔고 갑자기 굴러들어 온 일 때문에 공작령의 연례행사 중 하나인 대규모 사냥이 뒤로 미뤄졌다. 공작령의 일부를 위임해 다스리는 군소 영주들은 겨울 사냥 대신 날아든 주군의 결혼식 초대장에 무척 당황했을 것이다. 나는 폴린느 부인이 하는 일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선 그녀가 초빙하려던 요리사 수를 쉰 명에서 스무 명으로 줄였고, 드레스에 붙이는 보석과 레이스도 사력을 다해 막았다. “드레스는! 가능한 한 수수하게 하고 싶습니다! 장식 없이! 공작님께서 주신 장신구를 보세요, 과해도 너무 과합니다!” 다행히 내 바람이 이루어져 드레스는 흰 바탕에 눈꽃 모양의 푸른 무늬가 들어간 겨울용 드레스로 제작되었다. 목 둘레와 소매, 망토에 눈처럼 흰 털 장식이 달린 무척 아름다운 드레스였다. 눈의 나라 공주님이 입을 법한 아름다운 드레스가 완성되던 날, 내겐 더욱더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어머니와 동생을 태운 마차가 마침내 도착한 것이었다. 마차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나는 현관으로 달려 나갔다. “으아아악, 언니!” 다시 만난 어머니와 동생은 여러 겹의 옷을 껴입어 공처럼 둥글어 보였다. 나를 본 동생은 덜덜 떨며 비명을 질렀다. “여기 추워! 가지고 온 옷을 꺼내서 다 껴입었는데도 너무 추워! 각오는 했는데 원래 이 정도로 추운 거야? 아니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아직 본격적인 겨울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어머니도 몸을 떨고 있었다. “잘 오셨어요, 어머니, 안. 여긴 원래 이렇게 추운 거야.” 나는 어머니와 동생을 차례차례 껴안아 드리며 하루빨리 가족들을 위한 새 옷을 주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날 재단사를 불러 어머니와 동생의 옷 치수를 재는 한편으로 나는 내 옷과 외투 몇 벌을 어머니와 동생에게 주었다. 어머니와 동생이 나와 체형이 비슷해서 다행이었다. 어머니와 동생은 내 방 가까이에 있는 방에 묵기로 했다. 짐을 풀고 난 동생과 어머니는 내 방으로 건너와 응접실에서 회포를 풀었다. 셋이 되자마자 동생은 차도 마시지 않고 말을 쏟아 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편지를 읽고 정말 많이 놀랐어, 아니 언니가 우릴 떠났을 때부터 정말 놀랄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야. 쓰인 내용이 다 정말이야? 언니는 곧 결혼하고⋯⋯ 우린 정말 여기서 사는 거야?” “어머니, 그리고 안 너만 원한다면⋯⋯. 전에 살던 곳과는 기후가 달라서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 되겠지만, 여기도 괜찮은 곳이야. 공작님께서도 많이 도와주실 거고.” “그게 무슨 소리야, 괜찮은 곳이라니. 그 정도가 아니잖아. 전에 우리가 살던 곳과 지금 여길 비교해 봐, 거긴 비만 오면 천장에서 비가 새는 데다 비싼 월세도 내야 하는데 여긴⋯⋯ 마차를 타고 오며 본 장원도 그렇고, 방금 어머니와 내가 짐을 푼 방 하며 이 저택은 또 어떻고⋯⋯! 여긴 내가 어릴 때 살던 저택보다 훨씬 더 대단해! 정말 그래도 돼?” “어머니만 원하신다면요. 그래 주시면 정말 좋겠어요. 프랑은 너무 멀어요. 일 년 넘게 보지 못했는데 다시 떨어져야 한다니,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아요.” “잔느, 공작님께서도 허락하신 일이니?”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네, 편지에 썼다시피요.” 그리고 나는 이곳에서 있었던 일과 결혼식 준비 과정을 설명하며 오늘 온 드레스와 그밖에 공작님께 받은 선물을 가족에게 보여 주었다. 가족들은 내가 이야기하고 보여 준 모든 것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언니는 언제부터 공작님과 연애한 거야?” “연애한 게 아니라⋯⋯.” “그럼 어떻게 청혼을 받게 된 건데?” 나는 그 질문에 얼굴을 붉히며 공작님과 내게 있었던 일을 밝혔다. 공작님께서 욕을 먹을 만한 부분은 순화해 가며. 할아버지의 책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안이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공작님과 언니를 이어 주셨나 봐. 우리 할아버지, 언니를 정말 아끼셨잖아.” 그런가? 그렇게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막상 동생의의 말을 듣고 나니⋯⋯. “그래, 그랬던 모양이야.”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 서재에 가 보고 싶다. 나도 책 좋아하는데, 실례가 되진 않을까?” “물어볼게.” 그때였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가서 문을 열어 보니 하녀가 서 있었다. “공작님께서 저택에 도착하신 마님 가족 여러분과 오늘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싶다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아나도 식사에 함께하지요?” “예, 그렇습니다.”     그렇게 그날 저녁, 나와 어머니, 동생, 공작님과 아나가 함께한 정찬실은 이런저런 목소리로 북적거렸다. 그중 가장 많은 목소리를 낸 것은 역시 안이었다. “아나 아가씨, 언니의 편지에서부터 아가씨에 대해 들어 오늘 처음 보는데도 친근한 기분이 들어요. 아가씨께서 우리 언니에게 다정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셨다면서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히려 선생님이 제게 그래 주셨는걸요. 선생님이 없으셨다면 저는 정말⋯⋯ 정말 외로워 죽었을 거예요. 어⋯⋯ 그⋯⋯.” “안이라고 불러 주세요, 그러고 보니 우리 이름이 비슷하네요?” “그렇네요! 안 언니는 선생님과 닮으신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언니요? 하하, 그래요. 혹시 아가씨께선 내일 뭘 하세요?” “저요? 저는 요즘 선생님이 바빠서 아무 일도⋯⋯.” “와! 그럼 내일 점심에 혹시 저와 함께 산책을 가 주실 수 있을까요? 저택도 그렇고, 바깥의 정원도 구경해 보고 싶어서요. 아까 보니 호수와 숲도 있던 것 같던데요.” “정말요?” 나는 음식을 먹으며 흘끔흘끔 어머니와 공작님의 눈치를 살폈다. 어머니께서는 가끔 나지막한 목소리로 공작님께 무언가를 여쭈었고 공작님 또한 작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설명하듯이 무언가를 말했다. 나는 맑고 크고 명랑한 동생의 목소리가 참 좋았지만, 둘의 대화 내용을 알고 싶었다. 그러나 둘의 대화는 잘 들리지 않았고, 정작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나와 안의 대화뿐이었다. 두 사람은 내일 저택을 함께 산책한 뒤 티 타임을 갖기로 했다. 그동안 결혼식 준비에 몰두하느라 아나에게 신경을 쓰지 못해 미안했는데 아나에게 친근하게 대해 주는 동생의 마음 씀씀이가 참 고마웠다. 하지만 난 정말 어머니와 공작님이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알고 싶었다.     그날 저녁 식사가 끝난 뒤 나는 그의 방에서 잠시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정신이 없었지요? 동생이 저보다 활발한 편이라서요.” “⋯⋯그렇더군.” 그는 내 말을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아앗, 역시⋯⋯!' 늘 차분하고 말이 없는 사람이니 동생이 시끄럽게 느껴졌을 것이다. 내가 아차 싶어 두 눈을 질끈 감는데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대 동생의 활발한 면이 오늘 아나의 마음에 든 것 같소. 처음 보았는데도 둘은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것 같더군. 매일은 힘들겠지만, 가끔 이 인원으로 이렇게 한데 모여 식사하고 싶소. 그대의 가족만⋯⋯ 좋다면 말이오.” 의외의 말이 돌아오자,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공작님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고객센터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