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변태 민하진
문이 열리는 소리에 아린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
“뭐야, 분위기 왜 이래?”
현관으로 들어온 하진은 구두도 안 벗고 소파에 털썩 앉았다.
가방을 바닥에 던지고, 두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긴다.
표정은 없는데, 뭔가 잔뜩 올라와 있었다.
나는 조용히 안방으로 들어갔다.
이럴 땐 숨는 게 상책이지.
주방에 있던 시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뭐예요?”
“…태유 바람 폈어요.”
하진의 목소리에 두 아내의 시선이 동시에 멈췄다.
하진은 침착한 말투로, 무표정하게 말했다.
“술집에서 나현이라는 여자애가 치마 걷고 팬티까지 내렸는데,
그걸 그냥 쳐다봤어요. 정신 나간 것처럼...”
아린은 컵을 내려놓고 다가왔다.
“…진짜로?”
“네. 내가 옆에 있었는데, 그 얼굴… 진짜 어이없었어요.”
시아가 조용히 숨을 삼켰다.
“랑이가 그런 사람이었어?”
하진은 무릎 위로 손을 올렸다.
“거기다가, 그 여자가 키스까지 하는데도 가만있더라구요…내가 옆에 있는데도.”
아린이 눈을 치켜뜨며 다가왔다.
“제정신이야?”
하진은 그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래서, 나 안 해요.”
시아가 고개를 갸웃했다.
“안 해요? 뭐를요?”
“태유랑 안 할거예요.. 두 분도 그럴 거죠?"
시아는 입술을 꼭 깨물고 있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동의.”
하진은 아린을 바라봤다.
“…언니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린은 팔짱을 끼고 하진을 잠시 바라보다,
툭 뱉었다.
“좋아. 아내들 무서운걸 알아야 해.
어디, 오늘부터 딸딸이나 치며 살라지.”
하진은 조용히 웃었다.
“우리 모두 약속했어요. 아내 동맹 파업.”
세 여자가 손을 걸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나현이가 왜 그랬을까…
머리가 복잡했다.
사람들 앞에서 보여 준 보지
그 와중에 키스에, 손까지.
그걸 보던 하진의 표정도 잊히지 않았다.
하진이 삐졌을 텐데...
오랜만에 혼자 자는 것도 나쁘진 않네.
그동안 너무 무리했어. 나도 좀 쉬어야…
'끼익—'
소리 없이 열리는 방문.
나는 가만히 눈을 감은 척했다.
설마… 하진이?
그런데 발소리는 너무 조심스러웠다.
내 옆에 조심히 내려앉는 느낌.
무릎이 매트리스를 누르는 감촉.
“…랑이”
속삭이는 목소리.
분명히 시아였다.
“…왜?”
“그냥… 나… 부끄럽긴 한데… 잠이 안 와서요…”
나는 조용히 눈을 떴다.
시아는 내 옆에 무릎을 꿇고, 손을 조심스럽게 이불 안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나 여기 온 거 비밀이에요.”
시아는 갑자기 이불 속으로 파고들며,
볼을 내 목에 바싹 붙였다.
그녀의 허벅지가 내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몰래 방문자, 시아.
그녀는 ‘비밀이에요’를 입에 달고,
내 위에 살포시 올라탔다.
ㅡㅡㅡ
나는 천장을 바라보며 겨우 숨을 고르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시아가 내 위에 있었다.
몸을 뒤척이며 이불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탁.
문이 열렸다.
문틈 사이로 얼굴을 내민 건… 아린이었다.
피곤에 절은 내 얼굴을 보더니 그녀는 피식 웃었다.
“나, 너무 꼴려서.”
나는 이불을 급하게 끌어올렸다.
“지금 나 좀 힘든데...”
아린은 천천히 다가오더니
침대 끝에 앉았다.
그녀는 말없이
셔츠 단추를 한 개씩 푸르기 시작했다.
아린의 손이 이불 안으로 파고들었다.
ㅡㅡㅡ
조용하던 방에 다시 문소리가 들렸다.
나는 침대 위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젠 문소리가 너무 무섭다.
정액도 다 말랐다.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
천천히, 익숙하고 불길한 리듬으로 다가오는 발소리.
교복.
순백 블라우스, 검은 스커트. 빨간리본.
목까지 단정하게 잠근 채,
입엔 볼 개그를 문—
민하진.
와...
씨...
대박...
입 구멍이 막혀
말은 못 하는 상태지만,
눈빛만은 너무 확실하다.
이미 혼자 준비 다 돼 있다는 듯한 눈빛.
정확히 날 바라보며,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뽀얀 손이
내 자지 위를 덮었다.
그런데.
…
나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발기되지 않았다.
이미 시아와 아린이에게 다 털린 후였다.
뇌는 반응하는데
몸은 멈췄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볼 개그를 문 채, ‘왜?’ 라고 묻는 듯한 표정.
그녀의 손이 내 팬티를 벗기더니
쪼그라든 자지를 조물거렸다.
“으어어어.”
뭐라고 말하는지 알순 없었지만..
볼 개그 아래로 흘러내리는 침이 너무 야했다.
나는 눈을 피하며, 작게 말했다.
“그게… 방금… 시아랑 아린이 다녀가서…”
하진이의 미간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으어어엉"
그녀는 그 상태로 한참을 자지를 조물거리다,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이고 그대로 내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으응… 흐으응…"
볼 개그로 막힌 입에서, 쥐어 짜낸 신음이 새어 나왔다.
자지를 입에 넣을 수도 없었고, 볼 개그는 그대로였지만
하진은 손과 뺨, 입술을 총동원해 자극을 시도했다.
젖은 눈초리, 볼 개그 아래로 길게 늘어진 침.
그리고 헛헛한 숨소리.
내가 미동 없이 누워 있자,
하진은 교복 상의 단추를 풀고
벗어 던졌다.
교복 치마를 걷어 올리더니 하얀 팬티를 끌어내렸다.
순한 얼굴,
젖은 눈동자,
볼 개그를 문 극도로 음란한 입술.
하진은 손을 자기 보지 위에 얹었다.
"으… 하아앙…"
그녀의 허리가 슬며시 흔들렸다.
손가락 두 개가 보지 안쪽을 파고들었다.
하진은 자위하고 있었다.
무릎 꿇은 채, 교복 스커트를 허리 위로 올린 채.
보지가 젖어, 보짓물이 허벅지를 타고 흐르고 있었고,
자극에 따라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볼 개그를 문 채, 나를 올려다보는 눈.
절절함과 조급함이 뒤섞인 눈동자였다.
너무 야해...
그리고—
그 순간,
내 뇌가 폭발했다.
자지가 아팠는데도 꼴렸다.
“…하.”
내가 몸을 일으켜 앉자,
하진은 순간적으로 숨을 들이켰다.
“하진아, 넌 미친년이야.. 좆나게 걸레같아.”
"으으응어"
뭐라 말하는지 알 순 없지만
진짜 미쳤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잡아 벌렸다.
치마는 이미 말려 있었고
젖은 보지는 이미 다 준비돼 있었다.
자지의 끝이 닿자—
하진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으응응!!”
한 번에 밀어 넣었다.
끈적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안이 나를 삼켰다.
“으으응…!! 흐흐응…!!!”
하진은 볼 개그를 문 채, 허리를 뒤로 젖히며
온몸으로 쾌감을 견디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그리고 깊게 찔렀다.
젖은 소리, 뜨거운 보지, 전신으로 퍼지는 마찰.
볼 개그 옆으로 침이 더 길게 흘렀다.
입을 벌릴 수도 없는 그녀의 얼굴이— 처절하고도, 음란했다.
그렇게 몇 번을 더 찌르자,
하진의 몸이 떨렸다.
"흐으으응…!"
그녀는 절정에 달했다.
다리가 덜덜 떨렸고, 안쪽은 쿡쿡 조였다.
나는 마지막으로 깊이 박았다.
그리고 쏟아 냈다.
안에.
하진은 그 상태로 털썩 주저앉았다.
나는 그녀의 볼 개그를 풀어줬다.
그녀는 숨을 몰아쉬며,
희미하게 중얼거렸다.
“씨발… 나 진짜… 니 자지에 중독됐나 봐…”
그렇게 몇 분이 흘렀다.
하진은 조용히 일어나,
치마를 내리고, 교복 단추를 다시 채웠다.
그리고 문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이 집 여자들, 모두 약속 어겼어.”
나는 그대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가 문 앞에 멈춰 섰다.
“…전쟁이야. 이젠.”
문이 ‘탁’ 닫혔다.
씨발, 눈앞이 캄캄하다.
ㅡㅡㅡㅡㅡ
강원도 철원.
새벽이 가까워질 무렵, 검은 SUV가 조용히 산길을 파고들고 있었다.
운전석엔 김영선.
나는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우린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서늘한 고요 속, 엔진음만이 깊은 숲의 침묵을 깨고 있었다.
철원. 지도에서조차 외면당한 듯한 동네.
눈 내린 산비탈을 한참 돌고 나서야 차가 멈췄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의 시골집.
이름 없는 그 집 앞에 그가 서 있었다.
심민우.
통일전쟁 당시, 함흥 대전투에서 전세를 뒤집은 국민적 영웅.
지금은 반란조직의 수괴로 낙인 찍힌 범죄자.
지금 내 눈앞의 심민우는
군복을 벗었을 뿐,
내가 뉴스에서 보던 자애로운 지휘관이자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통일전쟁의 영웅.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의장님.”
김영선이 짧게 고개를 숙였다.
심민우의 뒤엔 수북한 턱수염을 기른 사내가
말없이 서 있었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진태유 씨.”
심민우는 내 얼굴을 보며 말했다.
“정수정 동지는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함께 못 온 건… 아쉽습니다.”
내가 정수정을 걱정하는 것을 배려한 첫 인사였다.
“…안녕하세요.”
내가 내뱉은 어설픈 인사였다.
그가 손을 내밀었다.
투박하고 거칠지만 따듯한 손.
나는 그 손을 잡았다.
“누추하지만 안으로 드시지요.”
낡은 집 내부.
벽엔 오래된 지도와 통신장비,
한쪽 구석엔 무전기와 다 쓴 지도가 겹겹이 쌓여 있었다.
탁자 위엔 작은 쟁반.
막 부쳐 낸 듯한 전 몇 개와
양철 주전자 하나. 잔은 딱 두 개뿐.
그는 술을 따랐다.
맑고 투명한 독주.
“한잔하시죠. 오늘 드리고 싶은 얘기가 많습니다.”
잔이 내 손에 닿자, 묵직한 기운이 따라왔다.
그가 건네준 술은 쓴맛도, 단맛도 없었다.
다만 목을 넘어가자 식도가 찢길 듯 불탔다.
“맛있네요.”
나는 호기롭게 말했다.
주눅든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았다.
“좋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잔을 내려놓고, 그는 상체를 조금 숙였다.
정확히, 눈을 맞추는 거리로.
“진태유 씨,
서명의 최고위원회의, 정보부 최고위원 직책을 맡아 주셨으면 합니다.”
나는 숨을 쉬는 것도 잠시 잊었다.
“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