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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수상한 연회 6


18화. 수상한 연회 6 저택 밖으로 나왔다. 형형색색의 꽃과 덤불,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생울타리 미로가 정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얼핏 보면 고풍스러운 저택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하지만 어둠 속으로 새어 나온 불빛은, 그 안에 몸을 숨긴 사람들의 그림자를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 생울타리 너머에서는 누군가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가 이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낭만적인 야간 산책을 즐기는 연인처럼 보였지만,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있는 지금은 그 모든 풍경이 기묘하고 음산하게만 느껴졌다. 저택의 불빛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들은 저마다 현란하게 움직였다. ​ 사방에서 희미한 신음소리들이 들려온다. 정원 안으로 들어가자, 음란한 그림자들의 실체가 눈앞에 드러났다. 새하얀 대리석 기둥 뒤에선 한 명의 여자를 두고 세 명의 남자가 허리를 흔드는 난교가 뜨겁게 펼쳐졌고, 덤불 사이에 상체를 집어넣은 채 하체만 나와있는 여자 뒤로 여러명의 남자들이 줄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기도 했다. ​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행위의 수위는 더욱 짙어졌고 그럴수록 내 불안감은 더 커졌다. 그럴때마다 걸음걸이는 한층 더 빨라졌다. ​ 한참을 걸어 화단으로 이뤄진 구역을 벗어나 곧 생울타리로 된 미궁 초입에 도착했다. 초입부터 벌써 살색의 향연이 펼쳐져 있었다. 무시하고 미궁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누군가 나를 불렀다. ​ “그쪽도 참여하실 생각 있습니까?” “학! 학!” ​ 고개를 돌려보니 코르셋만 입은 여자를 들어올려 앞뒤에서 동시에 삽입하며 즐기던 자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 뒤로는 다른 남자들이 바지를 벗어 자신의 자지를 문지르며 세운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 “……괜찮습니다” ​ 지나가던 나에게 선심이라도 쓰는 듯 말을 거는 귀족들을 지나쳐 정원 안쪽으로 향했다. ​ 그때였다. ​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리며 저택 쪽을 올려다봤다. 그들의 시선이 향한 곳은 저택의 2층이었다. 정원을 향한 복도 한쪽 벽면은 커다란 아치형 유리창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천장 가까이까지 이어진 창문들이 길게 늘어서 있어 복도 안의 모습이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였다. 밝게 조명이 켜진 복도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목줄에 이끌려 네 발로 기어가는 루크레치아와 티몽 백작의 영애. 그리고 그 뒤를 느긋한 걸음으로 따라가며 두 사람의 목줄을 쥔 황태자…. 그 모습이 거대한 창문 너머로 고스란히 드러나자 몇몇 남자들은 감탄사를 내뱉었고, 다른 이들은 흥미롭다는 듯 시선을 떼지 못했다. ​ “붉은 초커를 찬 메이드중에 저정도 급이 있었다니…. 아까운걸! 뒤에 목줄을 쥐고 있는 행운의 남자는 누구지?” “콘라트 경이군. 매번 느끼지만 항상 쉽게 얻기 힘든 암캐들을 데리고 다닌다니까?” “저런 암캐들과 산책이라니…….” “젖탱이가 너무 커서 바닥에 완전히 뭉개지는군요.” “하하. 젖탱이라니 너무 천박한 거 아닙니까?” ​ ……젠장. ​ “하지만 보세요. 저런걸 어떻게 가슴이나 흉부라고 고상하게 불러줍니까?” ​ 그 남자가 가리키는 손 끝에는 루크레치아가 있었다. 멀리서 봐도 평소처럼 땀을 줄줄 흘리느라 번들거리는 피부가 보였다. 그런 그녀가 힘겹게 기어갈때마다 그녀의 큰 가슴이 출렁이며 바닥에 짓뭉개졌다. ​ “옆에 금줄을 보니 영애같은데 어쩨 째 붉은줄보다 못하군” ​ 그때 복도 반대편에서 시종들이 줄지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손에는 연회에 사용할 술과 음식이 가득 담겨 있었다. 복도는 여러 사람이 나란히 지나갈 만큼 넓었지만, 양쪽 무리가 그대로 스쳐 지나가기에는 다소 비좁아 보였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창문 너머를 올려다봤다. 멀리서 황태자가 그녀들을 향해 무언가를 말하는 모습이 보였다. 거리가 멀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의 말을 들은 그녀들이 동시에 몸을 일으켰다. 이윽고 그녀들이 취한 행동에 일제히 정원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 유리창에 완전히 밀착한 두 여자. 특히 루크레치아의 큰 가슴이 완전히 뭉개지며 창을 뒤덮었다. 그 첨단의 분홍빛 유두는 멀리서 봐도 잘 보일정도로 큰 크기였다. ​ “저것 봐! 우리 보라고 아주 대놓고 전시를 해주는구만! 유리창에 빵 반죽처럼 눌린 저 거대한 젖탱이 좀 보라고!” ​ 바로 옆에 있던 남자는 이성을 잃고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자신의 사타구니를 거칠게 움켜쥐었다. ​ “젠장, 당장이라도 저 유리를 박살 내고 들어가서 저 풍만한 젖탱이 사이에 내 물건을 처박고 싶을 지경이네! 얼마나 크게 짓눌렸으면 유리가 다 안 보일 지경이잖아!” “뒤에서 박아대며 쥐어뜯고 싶군!” ​ 그들은 유리창 너머에 있는 루크레치아에게 자신들의 희롱을 들려주고 싶기라도 한 듯 큰소리로 음담패설을 쏟아냈다. 그 아우성이 들렸는지 루크레치아의 연푸른 눈동자가 희미하게 떨리며 정원을 훑었다. 저택의 밝은 빛 안에 있는 그녀에게 어둠에 잠긴 정원의 사람들은 제대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볼 수 있는 것은 어둠 속에서 이쪽을 올려다보는 수십 쌍의 시선뿐이었다. 그 시선의 무게를 느끼는 듯 그녀의 입술 사이로 뜨거운 숨이 새어 나왔다. 가쁜 숨결이 유리창에 닿을 때마다 투명한 표면 위로 희미한 김이 규칙적으로 서렸다. ​ “내가 콘라트 경하고 조금 친분이 있는데 한번 가봅시다! 붉은 초커를 차고 있으니 혹 압니까? 한두번 쓰게 해줄지?” “그렇다면 빨리 갑시다!” ​ 지켜보던 몇몇은 뛰어가듯이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들의 뒤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어둠 속에 있는 나를 정확히 바라보고 있는 황태자를 바라봤다. ​ -카엘. 빨리 행동하는게 좋을거다. 아까 백작 영애가 연회장은 괜찮다고 했지만 그곳에서 먹고 마시는 모든 음식엔 미량의 최음제가 들어가 있다. 네 또다른 애인이 어쩌면 그 정원에서 다른 남자한테 다리를 벌린 채 울부짖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 ​ 나는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황태자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나 여전히 황태자는 저택 2층 복도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시 한번 들려올까,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지만 더이상 황태자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 “이런…. 끝났네” ​ 안타까움이 섞인 탄식이 흘러나왔다. 복도의 시종 무리가 그녀들을 지나가자 어느새 창문에서 떨어져 다시 네 발로 기어가고 있었다. ​ -언제까지 기다려줄거라곤 생각하지마라. 네가 늦으면 먼저 출발하겠다. “…….” ​ 이건 아마 황태자의 능력이겠지. 그가 마력을 다루며 개화한 능력. 텔레파시 같은 종류가 아닐까 싶었다. ​ 나는 복도 너머로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을 한 번 노려본 뒤, 원래 향하려던 미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투시 능력을 이용해 생울타리로 이루어진 미궁 곳곳을 살폈다. 엘레노아와 닮은 여인이나, 연회장에서 엘레노아와 춤을 추던 금발 남자를 찾기 위해서였다. ​ 여기에도 없다면……. 아니.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일단 찾는 데 집중해야 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미궁을 돌아다녔다. ​ 처음에는 어둠이 살포시 내려앉은 정도였던 정원도 시간이 지나자 완전히 밤에 잠겨 버렸다. 저택의 불빛이 제대로 닿지 않는 미궁 안은 앞을 분간하기조차 어려웠다. 게다가 구석진 곳들은 빛 한 점 스며들지 않아 완전히 암흑에 가까웠다. 투시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 눈에 맴도는 마력들로 조금이나마 어둠을 꿰뚫어 볼 수 있었으나 완벽하진 않았다. ​ 아흣~! 핫~! 챱! 팍! 챱! 팍! ​ 주위에서 들려오는 육체를 섞는 소리들이 계속해서 들려온다. 이중에 엘레노아가 내는 소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려온다. 엘레노아로 보이는 실루엣을 찾을때까지 계속 돌아다닐 수는 없었다. 차라리 나는 크게 소리치며 그녀를 찾기로 했다. ​ “엘리! 어디 계십니까!” ​ 나는 그녀의 가짜 신분이나 이름보단 예전 아카데미에서 부르던 애칭을 불렀다. 평민들과 함께 어울리던 아카데미라서 보통의 몰락 귀족들은 자신의 이름을 온전히 쓰기보다는 애칭을 쓰는 걸 선호했었고 그때 당시 루크레치아나 엘레노아도 모두 애칭이 존재했다. 오직 아카데미의 같은 기수가 아니면 모를 애칭을 외치며 그녀를 찾아 헤맸다. ​ “하으으응!!” ​ 그때 갑자기 근처에서 격한 신음이 터져나왔다.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니 내가 보는 방향에선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단지 너무 어두워서 앞뒤로 움직이며 흔들리는 남자의 더러운 엉덩이만 보일 뿐이었다. ​ “뭐야? 갑자기 이렇게 조이네? 사실은 너도 하고 싶었지? 앞쪽은 어때?” “크읏…. 여기 유압도 장난 아닌데?” ​ 남자의 목소리가 두개나 들렸다. 아무래도 앞뒤로 여자를 박아대는 것 같았다. 젠장. 엘레노아는 도대체 어디에……. ​ “흐으앙! 거기이인…! 흡!” “아까부터 여기만 스치면 더 조여오네. 엄청 약한가봐?” ​ 이 목소리……. 엘레노아와 흡사했다. ​ 나는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오는 방향을 바라봤다. 미로 벽 너머로 한 남자의 흔들리는 엉덩이만 보였다. 눈앞의 모퉁이를 돌아서 위치를 바꾼 다음 다시 벽 너머를 살펴봤다. ​ “후우! 장난 아니라고 이 젖무덤…!” ​ 그곳엔 두 남자와 한 여자가 몸을 섞고 있었다. 내가 찾던 그 금발의 남자와 처음 보는 근육질의 남자가 여자를 앞뒤로 감싼 채 허리를 열심히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있는 여자는 내가 찾던 엘레노아, 그녀였다. ​ 근육남은 엘레노아 머리 앞에서 나보다 배는 커보이는 손으로 그녀의 큰 가슴을 완벽하게 손 안에 넣고 터트릴 것처럼 쥐어짰다. 그녀는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들뜬 신음을 흘려냈다. ​ 쫘악! 쫘악! “하앗! 앗…! 아펏…!” “후우! 미친! 젖탱이가 거의 무슨 이렇게 쫀득해? 거기다가 내 자지가 다 감싸지는 크기는 처음인데? 도대체 이런 영애를 어디서 건진거야?” ​ 근육남의 연신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그녀의 가슴을 유린했다. 두꺼운 자지가 그녀의 가슴을 사이를 오갈때마다 흩뿌려진 정액과 침이 뒤섞이며 윤활제가 되어주었다. 엘레노아는 그럴때마다 풀린 눈으로 멍하니 자지의 왕복운동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 “몰라. 오늘 처음 온 년인데 운좋게 건졌지. 아무것도 모르고 주는대로 받아먹더라고! 읏챠!” ​ 그리고 연회장에서 그녀와 춤췄던 금발남은 그녀의 엉덩이를 붙잡은 채 허리를 흔들었고 그럴때마다 그녀의 다리에선 애액이 뿜어져 나왔다. 그녀의 허벅지에 걸려 있는 팬티에는 정액과 애액이 잔뜩 고여 있었다. ​ “아…….” ​ 나도 모르게 허탈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녀가 다른 남자의 자지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 “흐읏! 흐으! 그마안…. 그만 찔러엇…!” “말은 그렇게 해도 너도 계속 쪼이는 거 보면 좋아하잖아!” ​ 엘레노아의 애원에도 금발남은 멈출 기세 없이 허리를 흔들었다. 나는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 같았다. 간신히 미로 벽을 잡고 섰다. ​ 멍청하게 그녀를 그냥 냅둔 사이, 그녀는 그들이 준 최음제가 담긴 음료를 마시고 그들에게 몸을 내줘버렸다. 서로 사랑을 속삭이며 부드럽게 쓰다듬던 가슴은 손자국이 가득 남을 정도로 붉게 달아올라 터질듯이 뭉개졌고 나만을 받아들이며 부드럽게 감싸주던 그녀의 속살은 이제 누군지도 모를 남자의 자지를 받아들이며 애액과 정액을 뿜어내고 있었다. ​ 지금이라도…. 지금이라도 구해야한다. 그런데 나는 또 그저 지켜만 보고 있는다. ​ 황태자에게 농락당하는 루크레치아를 볼 때처럼, 지금도 그저 엘레노아가 당하는 꼴을 멍하니 바라보며 어느새 바지춤이 부풀어 올랐다. ​ 연인이 당하는데도 나는 그 꼴을 보며 흥분하고 있었다. 어째서……? ​ 움직여야한다. 빌어먹을 놈들을 쓰러트리고 그녀를 구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 “이봐. 베…? 베른 영애였나? 너도 지금 이렇게 줄줄 흘려대고 있잖아. 사실은 박히고 싶어하잖아? 이제 그만 그 이상한 보호막 좀 풀어보라고…….” “시…. 시러…. 안돼……. 거긴…….” “젠장!” ​ 퓨슛! 퓨슛! ​ 갑자기 금발남이 허리를 미친듯이 흔들기 시작했다. 엘레노아의 몸이 앞으로 쏠리며 엉덩이 사이에 파묻혔던 금발남의 자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정액과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자지는 아무리 그가 허리를 흔들어도 조금도 엘레노아의 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 “……?” ​ 이게 무슨…? ​ “빌어먹을…! 도대체 무슨 정조의 아티팩트라도 달고 있는거야? 뭐야?!” “아직도 못 뚫었어?” “젠장! 그래도 아까보단 조금 더 들어간 것 같아. 귀두 반쯤? 아무래도 더 가버리게 해야겠어” ​ 금발남은 그렇게 말하며 허리를 잠시 뒤로 뺏다가 다시 앞으로 깊숙히 밀어넣었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던 자지가 그녀의 엉덩이 사이로 쑥 들어간다. 그리고 동시에 엘레노아가 몸을 떨며 신음을 토해낸다. ​ “하으읏!” “이렇게 보지랑 클리에 자지만 스쳐도 가버리는 년이 삽입은 거부한다고? 빨리 솔직해지라고!” ​ 그제서야 나는 금발남의 자지가 엘레노아의 다리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걸 발견했다. 그의 자지는 허벅지 사이를 마치 음부처럼 쓰며 그녀의 음순에 비비며 자극시키고 있었다. ​ “안됏…! 너희에겐…. 허으응❤️! 허윽❤️!” ​ 금발남의 말에 대꾸하던 엘레노아는 갑자기 온몸을 부르르 떨며 가버렸다. 어느새 금발남이 그녀의 흔들리던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고 있었다. ​ “젠장. 아까부터 흔들린다고 거슬렸는데 잘됐네. 손잡이로 딱인데?” “안돼에엣❤️! 그마아❤️! 헤엑❤️! 헤엑❤️!” ​ 갑작스러운 그녀의 반응에 금발남은 순간 당황했지만 곧 씩 웃으며 그녀의 엉덩이를 내리쳤다. ​ “뭐야? 이제야 좀 제대로 반응하는건가? 이거 완전 방금 전이랑 딴판이잖아?” “어우. 야. 얘 얼굴 장난아닌데. 완전히 풀려버렸어. 한번 박아봐. 지금은 들어갈지도 모르겠는데?” “제바아알❤️…. 흣❤️! 흣❤️!” ​ 금발남은 근육남의 말에 다리 사이에서 자지를 뺀 뒤 다시 그녀의 음부에 맞추는 것 같았다. ​ “안돼에에❤️! 흐윽❤️! 흑❤️!” ​ 그녀는 절규보단 절정에 가까운 소리를 내지르며 거부했지만 그들은 멈출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리고 나 역시 그 광경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몸이 굳어 버리기라도 한 사람처럼…. ​ -그녀들은 너한테 과분한 존재겠군. 눈앞의 보물조차 몰라보고 자기 손으로 망가트리려고 하다니……. -카엘. 손 안에 들어온 보물은 누가나 탐을 내며 누구나 훔쳐가려고 한다는 걸 잊지 마라. 그렇기에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걸. ​ 내 머릿속에 순간적으로 황태자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순간 황태자가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녀들은 내게 보물이었다. ​ 평민인 내게는 과분할 만큼 소중한 존재. 그렇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들에게 시선을 보냈고, 기회만 생기면 손을 뻗으려 했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그녀들을 지키지 못하고 있었다. ​ 아니. ​ 지키지 못하는 것을 넘어, 눈앞에서 무너져 가는 모습을 그저 방관하고 있었다. 구할 수 있었음에도 움직이지 못하는 겁쟁이. 손에 넣은 보물을 끝내 지켜내지 못하는 무능한 인간. 황태자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버린 순간, 나는 이를 악물었다. ​ “카엘군❤️….” ​ 엘레노아의 녹빛 눈동자에서 서서히 빛이 사라져 갔다. 그녀는 힘없이 내 이름을 부른 뒤, 마치 모든 것을 체념한 사람처럼 고개를 떨궜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이윽고 금발남이 허리를 세차게 밀어붙이며 외쳤다. ​ “제대로 박아주마!” ​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전신의 마력을 끌어올렸다. 반동도, 과부하도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건 단 하나뿐이었다. 온몸을 감싼 마력이 폭발하듯 솟구쳤다. 나는 그대로 눈앞의 생울타리를 향해 몸을 던졌다. ​ 콰지직! ​ 굵은 가지와 덩굴이 산산이 부서져 사방으로 흩날렸다. 시야를 가로막고 있던 미로의 벽이 무너져 내리자, 투시로만 바라보던 광경이 마침내 두 눈앞에 선명하게 펼쳐졌다. ​ “어억?!” ​ 갑작스럽게 미로의 벽이 쪼개지면서 내가 나타나자, 금발남은 입을 벌리고 멍하니 날아드는 나를 바라봤다. 나는 순간적으로 놈의 자지가 그녀의 엉덩이 사이로 사라진 걸 보곤 이를 악물었다. ​ 삽입됐을까? 나만을 받아들이던 그녀의 음부가 다른 놈의 자지를 받아들였을까? 모르겠다. ​ 하지만 적어도 나는 엘레노아를 믿었다. 그녀가 끝까지 자신의 마력으로 만든 보호막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그 믿음을 가지고 전력으로 금발남의 머리를 후려쳤다. ​ 퍼억! 콰직! ​ 놈의 몸이 날아가다시피하며 생울타리에 박혀버렸다. ​ “너……, 너는 뭐야?!” ​ 그리고 나는 몸을 돌려 근육남에게 다가갔다. ​ “내…,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델라트 가문의…… 켁!” ​ 나는 놈의 나불대는 입을 막기 위해 목을 쥐어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 콰직! ​ 금발남이랑 똑같이 생울타리에 몸을 반쯤 박아넣어주었다. ​ “……카엘군?” “엘레노아…. 미안해. 늦어서…….” “나는…….” ​ 엘레노아는 나를 보며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궜다. ​ “미안해…. 이곳저곳 만져졌어…. 카엘군이 루크레치아를 찾으러 간 사이에 술을 몇 잔 마셨는데 갑자기 몸이 뜨거워져서……. 어떻게든 식히려고 저택 밖으로 나왔는데…….” ​ 그녀는 떨면서 힘겹게 말했다. 나는 그녀를 품에 안고 토닥였다. ​ “더 얘기 안해도 돼. 내가 올 동안 버텨준다고 고생했어.” “으응….” ​ 나는 그녀의 입에 가볍게 키스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이 놈들이 만들어낸 자국을 내 것으로 다시 새기고 싶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 “돌아가자.” “응…. 그리고……. 카엘군. 마지막까지 지켜냈어….” “괜찮아. 난 너희들의 몸이 어떻든, 어떤 상황에 처하든 사랑해.” ​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여전히 부족한 놈이었다. 엘레노아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진정되었다. ​ ……나는 정말로 내가 한 말을 지켜낼 수 있을까? ​ 모르겠다. 지금 중요한 건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이니까 나중에 생각하기로 마음 먹었다. ​ “꽉 잡아. 엘레노아.” “응….” ​ 나는 그녀를 등에 업고 미로의 생울타리 벽을 그대로 뚫어버렸다. ​ 콰직! 콰직! ​ “뭐, 뭐야?!” “꺄악!” ​ 도중에 열심히 정사를 나누던 자들이 깜짝 놀라 도망가기도 했지만 나는 지체없이 그녀를 황태자와 약속한 저택 뒷문으로 갔다. 저택 뒷문은 불빛 하나 없이 칠흑같이 어두웠다. 그리고 그곳엔 마차 한대가 조용히 대기중이었다. ​ 나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 “카엘? 그리고 엘레노아인가요?” “루크레치아!” ​ 안에는 루크레치아와 잠들어 있는 티몽 백작 영애가 있었다. ​ “전…, 아니 콘라트 경은?” ​ 나는 혹시라도 자고 있는 영애가 듣진 않을까 조심스레 물었다. ​ “이미 떠났어요. 나중에 제도에 오면 만나자는 얘기를 남긴 채…….” “제도…. 죽어도 가고 싶진 않네.” ​ 내 빈정거림에 루크레치아는 살며시 웃었다. ​ “엘레노아는 괜찮은가요?” “응. 다행히…. 늦진 않았어.” ​ 나는 조심스레 엘레노아를 마차에 실었다. 그녀는 잠깐 사이에 잠들어 있었다. 나는 내 겉옷을 벗어 그녀의 몸에 묻은 낯선 남자들의 정액을 닦아주었다. ​ 휘익! ​ 그러는 사이 밖에서 고삐을 휘두르는 소리와 함께 마차가 앞으로 나아갔다. 나는 창문 너머로 보이는 저택의 불빛을 보며 살며시 눈을 감았다. 조금 피곤했다. ​ ​ ​ ​ * ​ ​ ​ ​ ​ “전하.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 레오폴트는 자신을 향해 허리를 숙인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국의 차기 통치자 앞에서 신하가 취해야 할 태도였다. ​ “좋다. 작전을 시작해라. 죽어도 상관없는 자는 연회에 참석조차 하지 못한 떨거지들과 쓸모없는 놈들뿐이다. 그들을 제외한 자들은 모두 생포하도록.” “알겠습니다.” ​ 곧 허허벌판에 세워진 저택은 일단의 병력에 의해 완전한 지옥도로 변해 버렸다. 침구와 음식을 나르던 메이드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목이 잘려 나갔고, 기준에 미치지 못한 몇몇 남자들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쓰러졌다. 향락과 욕망으로 가득했던 연회장은 어느새 시체들로 뒤덮여 있었다. 저택의 수많은 방 가운데 한곳에서 약물에 취해 몸을 떨고 있던 티몽 백작의 영식 역시 곧 시신 더미 속으로 내던져졌다. ​ 화르륵! ​ 불길이 저택을 집어삼켰다. 황태자는 마차 안에서 타오르는 저택을 바라봤다. 일주일전만 해도 자신도 저곳에서 꽤 기분 좋은 환락을 보낸 기억이 아직도 선했다. ​ 아삭! ​ 과일을 한입 베어 물었다. 노란 과즙이 입가를 타고 흐르자 그는 손등으로 가볍게 닦아 냈다. 곧 바로 옆에서 분홍빛 설육이 다가와 그의 손등을 핥았다. ​ “전하…. 달콤합니다.” “맛있나?” “네에……. 전하께선 유독 달콤한 과실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 그의 곁에 바짝붙어 레오폴트의 체향을 잔뜩 만끽하던 여자는 가쁜 숨을 내쉬며 몸을 기댔다. ​ “흐음…. 혹시 알고 있나?” “무엇을 말씀이신가요?” “남자의 정액은 매일 접하는 것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다. 고기를 자주 먹으면 맛이 써지고, 반대로 달콤한 과실을 즐겨 먹으면 제법 달콤해진다더군.” ​ 레오폴트는 오랜만에 아카데미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리고 여자는 처음 들었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레오폴트를 바라봤다. ​ “그게 정말인가요?” “그래…. 아주 예전에 한 여자한테 직접 먹여보고 대답을 들었으니 확실하다.” ​ 여자의 눈동자에 열락이 아로새겨졌다. 레오폴트의 대답은 여자에게 묘한 암시를 줬다. ​ “전하…….” ​ 그녀는 손을 뻗어 레오폴트의 바지춤으로 들어갔다. ​ “너도 먹고싶나 보구나. 그럼 그때 그 여자보다 좀 더 잘 해야 할거다. 그렇지 않으면 쉽게 나오지 않을테니.” “그 여자가 그리 잘했나요?” ​ 레오폴트는 대답 대신 창밖을 내다봤다. ​ 잘했냐고? 레오폴트는 아니라고 확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굴욕감과 수치심을 담은 벽안이 자신을 올려다보며 서툰 솜씨로 숨을 헐떡이는 모습은……. ​ “어머…! 전하…. 벌써 이리 흥분하시다니…….” ​ 곧 마차 안에는 묘한 물소리로 가득 찼다. ​ 츄읍! 츄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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