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마사지 4
35화. 마사지 4
“후으앙!”
엘레노아의 애처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입은 제대로 된 단어조차 발음하지 못하고,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만 흘려보내고 있었다.
“하으… 으응… 카, 카에…ㄹ, 흐으읏…….”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든 장난스럽게 웃으려 하던 그녀의 얼굴은 완전히 풀려 있었다.
초점이 흐려진 녹색 눈동자와 반쯤 벌어진 입술.
그 사이로 새어 나오는 뜨거운 숨…….
“어이쿠.”
오스카가 능청스럽게 웃었다.
“엘레노아양. 방금 무슨 말씀을 하신 겁니까?”
“흐으…… 몰라…… 모른다구…….”
“모른다니요. 분명 무언가 말씀하시려고 했던 것 같은데.”
오스카는 일부러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고개를 숙였다.
“혹시 너무 기분이 좋아서 말하는 법을 잊어버리신 겁니까?”
“아, 아니…… 흐읏…… 그게…….”
오스카가 잠깐 움직임을 멈추자, 엘레노아는 조금 정신을 되찾은 듯 입술을 달싹였다.
“그, 그런 거…… 아니…….”
하지만 그녀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오스카가 다시 허리를 깊게 밀어 넣는 것처럼 움직인 순간, 엘레노아의 몸이 침대 위에서 크게 흔들렸다.
찰팍!
푸슈슛!
“그흐엣……! 후으에……!”
내 위치에서는 오스카의 몸에 반쯤 가려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건 그의 허리가 엘레노아의 몸 쪽으로 파고드는 듯한 움직임과 그때마다 침대 위에서 흔들리는 엘레노아의 몸, 입에서 터져 나오는 흐느낌뿐이었다.
아니라고 머릿속에서 되뇌였다.
마담도, 오스카도, 원하지 않는 선은 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머리는 그렇게 생각해도 눈앞의 광경은 전혀 다르게 보였다.
마치 오스카가 정말로 엘레노아를 마음껏 박고 있는 것 같았다.
나만이 알던 그녀의 안을…….
그 생각만으로도 가슴 안쪽이 거칠게 뒤틀렸다.
나는 엘레노아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봤다.
평소의 엘레노아는 언제나 이지적이었다.
장난스럽게 웃고, 가볍게 나를 놀리면서도 상황을 놓치지 않았다.
위기 속에서도 늘 한 발쯤 여유를 남겨두고, 필요할 때는 누구보다 침착하게 판단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지금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녹색 눈동자는 흐릿하게 풀려 있었고, 입술은 반쯤 벌어진 채 뜨거운 숨만 흘려보내고 있었다.
내가 사랑하던 그녀의 싱그러운 미소는 사라져 있었다.
그 얼굴은 원래 나만 볼 수 있어야 했다.
내 품 안에서, 내 이름을 부르며 무너질 때만 보여주던 표정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른 남자 앞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고작해야 뚱뚱한 중년 남자.
아무런 추억도, 아무런 약속도, 아무런 사랑도 없는 남자에게….
그 사실이 머릿속을 새하얗게 태워버렸다.
가슴 안쪽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다.
그런데도 나는 시선을 떼지 못했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철퍽! 철퍽! 철퍽!
오스카가 허리를 튕길 때마다 그녀와 오스카의 몸이 맞닿은 부분에서 애액이 튀어 올랐다.
“으읏!! 아흑…. 아흐읏…. 그마아안…!!”
“아까도 말했지만 똑바로 말씀하지 않으시면 모릅니다. 엇차!”
철퍽!철퍽!철퍽!
“하응! 하응! 하응!”
그녀의 몸이 앞뒤로 흔들리며 오스카가 쥐고 있지 않은 쪽 가슴이 물결치듯 요동친다.
나는 그 광경을 보며 숨을 죽였다.
정말로 들어간 걸까.
오스카의 몸에 가려 정확한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그의 허리가 엘레노아의 몸을 향해 밀려들 때마다, 그녀가 침대 위에서 크게 흔들리고, 젖은 소리가 방 안에 울릴 뿐이었다.
철퍽! 철퍽!
그 소리 하나하나가 내 머릿속을 난도질했다.
“아……!”
그때 가려진 오스카의 몸 너머로 흰색 수건자락과 그 아래에 덮혀 있는 자지가 살짝 엿보였다.
나는 조심스레 걸음을 옮겨 조금 더 옆으로 움직였다.
그제서야 오스카의 자지가 삽입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잔뜩 젖은 그녀의 살결 위를 미끄러지듯 오가며, 음부와 아랫배 사이를 끈질기게 비벼대고 있을 뿐이었다.
“하으읏……! 그, 그거…… 흐읏……!”
“그거라니요?”
오스카가 능청스럽게 물었다.
“정확히 말씀하셔야 제가 알아듣지 않겠습니까?”
“으으……!”
엘레노아는 눈가에 물기를 머금은 채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끝내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대신 고개를 돌려 나를 물기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카엘구운…. 흐읏…. 하아앙!!”
오스카의 자지가 다시 한번 기둥으로 그녀의 음부를 꾸욱 눌러준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안도했다.
아직은 아니었다.
아직 마지막 선은 넘지 않았다.
그 생각이 떠오른 순간, 곧바로 자기혐오가 뒤따랐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엘레노아가 낯선 남자의 몸에 짓눌려 제대로 말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데 나는 그저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에 매달리고 있었다.
그게 마치 괜찮다는 증거라도 되는 것처럼…….
고작해야 삽입만 안됐을뿐, 그녀의 부드러운 가랑이의 맨 살이 오스카의 맨 살과 부딪히고 있었다.
누구도 만지지 못한, 누구도 닿지 못한 곳인데…….
거기다가 그녀는 지금 나를 쳐다보며 내가 뭐라도 말해주길 바라고 있다.
가슴 안쪽이 뒤틀렸다.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는 검은 욕망이 요동친다.
나는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찌걱!찌걱!찌꺽!
“자. 우리도 다시 시작하죠. 루크레치아님”
“하앗…! 갑자기…!!”
어느새 숨을 다 골랐는지, 가레스도 힘껏 움직이며 루크레치아의 음부를 강력하게 찔렀다.
찌걱!찌걱!찌꺽!
철퍽!철퍽!철퍽!
“하으읏! 흐읏! 하아!!”
“하앙! 으읏! 하읏! 흐아앙!”
양옆에서 울려퍼지는 물소리와 그녀들의 신음소리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고요!”
“엘레노아양 좀더 빠르게 쳐드리겠습니다!”
철퍽!철퍽!철퍽!
찌걱!찌걱!찌꺽!
두 남자의 행위가 점점 더 격해진다.
루크레치아는 음부 깊숙히 손가락이 들어가자 버티다못해 가레스의 목에 얼굴을 묻은 채 그저 입을 벌리며 신음 흘리기 바빴다.
그리고 엘레노아는 오스카가 허리를 흔들며 자지를 밀어넣을 때마다 자지의 기둥에 그녀의 음핵이 비벼지며 파르르 떤다.
내 양옆에서 내 손을 잡아주던 두 연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들의 품에서 한껏 유린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녀들을 보며 삽입당하진 않았다며 스스로를 위안하며 자지를 바짝 세우며 그 끝에서 쿠퍼액이 질질 세어나오고 있었다.
“크읏….”
나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온다.
자지는 이미 한계 이상으로 빳빳하게 발기해서 빨리 차오른 감정과 욕구를 해소 시켜달라는 듯, 하염없이 흔들렸다.
나도 만지고 싶었다.
당장 눈앞에서 루크레치아의 음부가 손가락에 쑤셔지고 루크레치아의 음부가 자지에 비벼지는 걸 보며 미친듯이 내 자지를 흔들어버리고 싶다.
그녀들이 눈앞에서 망가지는 걸 보며 그냥 모든 욕망을 배설해버리고 싶다!!!
하지만, 하지만 그 순간 내 모든 게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녀들과의 관계, 사랑, 미래, 그 모든 것이 사정될 정액을 따라 분출되어버릴 것만 같았다.
철퍽!철퍽!철퍽!
찌걱!찌걱!찌꺽!
“흐으읏. 가앗…. 갈 것 같앗…. 카엘군… 멈쳐저…! 흐앙! 하악!”
“엘레노아양. 도망치는 겁니까?”
“하앗! 학! 학! 꾸욱! 꾸욱…! 누르지마아…!!”
꾸욱! 퍽! 꾸욱! 퍽!
“흐엣…! 흐오오옥!!!”
나에게 멈춰달라고 애원하는 엘레노아.
찌꺽! 찌걱! 찌걱!
“이런. 아깐 하나로도 꽉 물어서 놓지 않던게 이젠 세개나 들어가는군요. 하여간 이 음란한 보지 주제에…!”
“하아…! 하앙! 긁지…, 마아앙! 하앙! 하아앗!!”
“루크레치아양. 아쉽지 않습니까? 손가락으로 만족 못하시면 얼마든지 얘기하세요. 이 뜨거운 보지 안에 꽉차게 박아드릴테니깐요.”
“하앙! 하앙! 하앗! 흐으읏! 흐으윽…!”
번갈아가며 들려오는 젖은 소리와 신음소리는 점점 더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었다.
루크레치아의 낮고 억눌린 숨.
엘레노아의 애처롭게 무너지는 목소리.
그리고 두 남자가 일부러 보란 듯이 움직일 때마다 침대 위에서 흔들리는 그녀들의 몸.
나는 그 광경을 보며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흐으읏……!”
먼저 한계에 닿은 것은 엘레노아였다.
그녀는 나를 향해 손을 뻗으려는 듯 손가락을 움찔거렸지만, 끝내 제대로 뻗지 못했다.
그저 침대 시트를 움켜쥔 채 다리를 오므리고, 몸을 잘게 떨 뿐이었다.
“카엘군…… 카엘구운…….”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는 거의 울음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 울음조차 끝내 제대로 된 말이 되지 못했다.
곧이어 루크레치아의 몸도 크게 떨렸다.
평소라면 끝까지 이성을 붙잡고 버텼을 그녀가, 지금은 입술을 깨문 채 허리를 굳히고 있었다.
푸른 눈동자는 흐릿하게 풀려 있었고, 어깨는 가늘게 떨렸다.
“카엘…….”
그녀 역시 나를 불렀다.
하지만 그 한마디 뒤에는 더 이상 아무 말도 이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무너졌다.
참고 있던 숨이 터지듯 흘러나오고, 침대 위의 몸이 떨리며 힘없이 가라앉았다.
한동안 방 안에는 거친 숨소리만 남았다.
꽈악! 찌걱!
““하아….””
남자들은 쾌락의 여운에 잠식된 두 사람의 몸을 이따금 만지면서 그 반응을 보며 즐겼다.
“후후. 벌써 끝났군요. 엘레노아양.”
그때 오스카가 먼저 몸을 일으켰다.
그는 능청스럽게 웃으며 엘레노아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옆으로 넘겼다.
“상당히 안마가 좋으셨나 봅니다. 많이 풀리셨군요.”
가레스도 루크레치아에게서 한 걸음 물러났다.
방금 전까지 그녀를 몰아붙이던 것과 달리, 다시 처음의 정중한 태도로 돌아온 얼굴이었다.
“루크레치아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안마 덕분에 뭉친 근육이 많이 풀리신 것 같습니다.”
“하아…… 하아…….”
루크레치아는 대답하지 못했다.
엘레노아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 모두 완전히 지친 얼굴로 침대 위에 엎드려 있었다.
그리고 오스카가 나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손님.”
그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뭘.”
내 목소리는 형편없이 갈라져 있었다.
오스카는 대답 대신 엘레노아의 몸을 조심스럽게 돌려, 그녀가 나를 향해 엉덩이를 든 채 엎드린 자세가 되도록 했다.
가레스도 루크레치아를 똑같이 움직였다.
두 사람은 나를 향해 몸을 돌린 채 힘없이 엎드려 있었다.
나는 숨을 삼켰다.
그녀들의 몸은 아직도 떨리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의 감각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듯, 가느다란 숨이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하으….””
“자 확인해주시죠. 저희의 안마로 완벽하게 풀린 몸을 말이죠.”
그리고 두 남자는 검지 손가락을 빳빳하게 세우곤 천천히 그녀들의 음핵에 가져갔다.
온갖 애무와 절정으로 그녀들의 음핵은 눈에 띌 정도로 빨갛게 충혈되어 부풀어 있었다.
그리고
툭!
그들의 손가락이 음핵을 튕기듯 건드리자…….
푸슈슈슛!
푸슈수슈슛!
““하아아아앙!!!””
루크레치아와 엘레노아의 다리 사이에서 애액이 말 그대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쫘악!
“으옥!”
오스카가 장난치듯 엘레노아의 엉덩이를 한대 때리자 그녀가 격한 신음과 함께 애액을 한차례 더 쏟아낸다.
“이런 이런…. 바닥을 다 적셔놓다니. 손님. 이렇게 음탕한 년들을 데리고 다니느라 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오스카는 희죽거리며 엘레노아의 엉덩이를 여러대 내리쳤다.
쫘악!
“더군다나”
쫘악!
“이렇게 물까지 많은 보지니깐요.”
쫘악!
“흐에에에네에!!!”
“이런. 이거 참 아까보다 더 재미난 얼굴인데…. 손님 한번 보시겠습니까?”
오스카는 엉덩이 너머 엎드려 있는 엘레노아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나는 그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만약 이대로 아까보다 더 쾌락에 무너진 그녀의 얼굴을 봤다간 평상시에도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을 것같았다.
평소의 아름다운 얼굴이 아니라 음란하게 무너져내린 얼굴….
“읏….”
자지가 한번 더 요동친다.
“안보실거면 아쉽지만….”
오스카는 머뭇거리는 나를 보며 안타깝다는 듯 혀를 찼다.
“자. 손님. 이제 저희가 준비한 안마는 모두 끝이 났습니다.”
“…….”
“어떻게 더 하시겠습니까?”
더…… 한다고?
꿀꺽
침이 목 너머로 넘어가자 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뭘 더 한다는거지?
“손님?”
“어…….”
“손님……?”
삐이————
머리 속에서 묘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정신이 몽롱해진다.
“손님? 손님…?”
오스카가 나를 보며 씩 웃는다.
그리고 천천히 다가와 내 어깨를 잡고 의자에 앉힌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언제든지 말씀만 하시면 멈춰드리겠습니다.”
“멈춘다니…….”
나는 멍하니 되물었다.
“그게 무슨…….”
내 목소리가 이상하게 멀게 들렸다.
입술은 분명 움직이고 있는데, 그 말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때서야 방 안에 옅은 연기가 가득 차 있다는 걸 깨달았다.
분홍빛이 감도는 흐릿한 연기가 방 안 전체에 얇게 깔려 있었다.
아까 오스카가 가져다두었던 작은 화로.
긴장을 풀어주는 향이라고 했던 그것에서 흘러나온 연기였다.
달콤하고 묘한 향이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폐 안쪽으로 스며들었다.
머리가 무거워졌다.
생각이 느려졌다.
눈앞의 풍경과 머릿속의 상상이 서로 뒤엉키기 시작했다.
정말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맞나.
아니면 저 연기 때문에 착각하고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이 잠깐 스쳤지만, 이상하게도 오래 붙잡히지 않았다.
오스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웃으며 가레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은 나를 등진 채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속닥였다.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
귓가에는 여전히 묘한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우웅——
불빛이 번지고, 커튼의 주름이 물속에 잠긴 것처럼 일렁였다.
나는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흐려진 시야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 사이 오스카와 가레스는 각자의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
두 사람은 아직 엎드린 채 숨을 고르고 있는 루크레치아와 엘레노아에게 몸을 숙였다.
손끝 하나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그저 얕은 호흡만 흘리고 있는 두 사람은 아직도 방금 전의 여운 속에 있는 것 같았다.
오스카가 엘레노아의 귓가에 무어라 속삭였다.
가레스 역시 루크레치아에게 낮게 무언가를 말했다.
달콤한 향이 다시 코끝을 스쳤다.
나는 의자에 앉은 채 그 광경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마치 다음에 벌어질 일을 알고 있으면서도, 끝내 확인하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그 생각이 떠오른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아니야.
나는 그런 걸 바라는 게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시선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때 오스카가 고개를 들었다.
그는 나를 향해 아주 짧게 웃었다.
그리고 침대 옆으로 걷혀 있던 커튼을 붙잡았다.
가레스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동시에 커튼을 끌어당겼다.
사락 사락
얇은 천이 침대 주위를 감싸듯 내려왔다.
시야가 가려졌다.
루크레치아와 엘레노아의 모습이 흐릿한 실루엣으로 바뀌었다.
분홍빛 연기와 얇은 커튼 사이로 두 사람의 윤곽만이 희미하게 흔들렸다.
커튼 너머에서는 한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아주 옅은 숨소리만 들려왔다.
“하아…….”
“후우…….”
그 짧은 숨소리만으로도 두 사람이 아직 그곳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멈추라고 말해야 했다.
그만하라고.
이제 됐다고.
이 이상은 안 된다고.
하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목 안쪽이 말라붙은 것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때였다.
툭.
커튼 아래로 무언가가 떨어졌다.
나는 반사적으로 그쪽을 바라봤다.
흰 수건이었다.
방금 전까지 두 남자의 허리에 감겨 있던 수건.
그 수건이 커튼 아래로 힘없이 흘러나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
숨이 멎었다.
이어 다른 쪽에서도 비슷한 소리가 들렸다.
툭.
두 번째 수건이 바닥 위로 떨어졌다.
그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커튼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
보이는 것은 흐릿한 실루엣뿐이었다.
내 손끝이 떨렸다.
분홍빛 연기는 여전히 방 안에 가득했고, 커튼 너머에서는 다시 아주 옅은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찔꺽 찔꺽
음란한 물소리들이 들려온다.
마치 물기 가득한 곳을 비비는 것 같았다.
“후우! 장난아니게 뜨겁군요.”
“아까부터 얼마나 박고 싶던지…….”
남자들은 저마다 탄성을 질렀다.
흐릿하게 보이는 남자들이 그녀들의 실루엣과 겹쳐지는게 보인다.
““그럼……””
“제대로 박아주마 이 창녀야.”
“엘레노아양 몸 안쪽도 화끈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푸우욱! 철……퍽!
“오오옥!”
“호오옥!”
철퍽! 철퍽! 철퍽!
철퍽! 철퍽! 철퍽!
방 안을 가득 채운 것은 질척한 마찰음이었다.
살과 살이 부딪히고, 액체들이 튀어 오르는 듯한 소리들….
커튼 너머의 실루엣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불빛에 비친 그림자가 한 번 뒤로 젖혀졌다가, 다시 앞으로 밀려들었다.
그때마다 침대 위의 또 다른 그림자가 흔들렸다.
짝!
이번에는 더 선명한 소리가 울렸다.
살갗을 때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그녀들의 거친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커튼에 가려지자 모든 것이 풀려나기라도 한 듯, 그녀들은 더 이상 억눌린 소리를 내지 않았다.
“하아앙…!”
“흐아앙……!”
더 이상 짧게 삼키는 신음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로막던 마지막 체면이 풀려버린 것처럼, 그녀들의 소리는 방 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마치 내게 들으라는 듯, 아니 어쩌면 더 이상 나를 신경쓰지 않는 것일지 모른다.
귀찮은 관객이 사라진 공간에서 그녀들은 오롯이 눈앞의 남자에게만 집중할 테니까…….
나는 이를 악물었다.
커튼 하나가 가로막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얇은 천 한 장 때문에, 그녀들은 나에게서 한 발짝 떨어진 세계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커튼 아래쪽에서는 침대 다리를 타고 애액이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뚝 뚝
바닥에 떨어진 그것이 불빛을 받아 번들거렸다.
철퍽! 철퍽! 철퍽!
“하악! 학! 학! 학! 학!”
“끄응! 내가 지금까지 따먹어 본 년중에 이정도 조임은 처음인데…!”
“흐읏! 안됏…. 그만! 그만해!…. 하악! 학!”
“루크레치아! 차라리 여기서 일하는게 어때? 내 자지를 꽉꽉 물어대는게 아주 소질이 좋은데?”
철퍽! 철퍽! 철퍽!
“으윽! 윽! 윽!”
“자자. 엘레노아양. 숨쉬세요. 숨. 도대체 얼마나 안쪽이 예민하길래 고작 조금 박았다고 이러는 겁니까? 이러다가 완전히 뿌리까지 박으면…….”
철퍼억!
“으그그그그윽!”
푸슈슈슈슛!
“하 이것참. 재미난 얼굴이란 말이야.”
그만….
속으로는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그만 그녀들을 모욕해….
커튼 너머로 크게 흔들리는 실루엣.
그녀들을 모욕하는 두 남자들의 매도.
그 모든 것이 하나로 뒤엉켜 내 머릿속을 침식했다.
나는 의자에 앉은 채 움직이지 못했다.
그만하라고 말해야 했다.
이제 됐다고.
여기까지면 충분하다고.
하지만 입술은 움직이지 않았다.
눈앞의 흐릿한 커튼만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 이 정도면 아주 진득하게 뽑아내겠는데?”
낯익은 목소리였다.
“아……. 너는…?”
“뇌가 녹아버린거야?”
눈을 깜빡거렸다.
그제야 눈 앞의 여성이 누군지 기억이 났다.
루멘시아.
나와 그녀들을 이곳에 보낸…… 장본인!
꽈악!
“끄으윽….”
“시발! 시발! 시발! 날 속였어!!”
루멘시아는 내 손에 목이 졸리면서도 웃으며 눈동자를 아래로 내렸다.
나도 모르게 그녀의 시선을 따라 내려간다.
그곳에는 검붉은 색으로 흉측하게 솟아오른 내 자지가 보였다.
아니 정말 내 것이 맞는걸까?
이따금 박동하는 혈관들은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부풀었고 두께나 크기 모두 내가 알던 형태가 아니었다.
스윽!
“으읏!”
루멘시아의 손이 내 자지를 잡는다.
차갑고 부드러운 그녀의 손길이 닿자 나도 모르게 목을 조르던 손에 힘이 풀렸다.
타악…! 타악…!
그리고 그녀는 내 자지를 잡고 천천히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 강렬한 쾌감에 나는 힘을 잃고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어때…? 이게 네 안의 욕망이야……”
“내 안의……?”
철퍽! 철퍽! 철퍽!
“이 젖소년. 아주 젖탱이가 탐실하구나!!”
“안데에에! 깨무, 깨무리마…! 흐윽! 윽! 카에에엘, 으윽! 카엘군꺼야…. 하아아앙!”
“젖이 안나와서 아쉽지만 걱정말라고 내가 젖이 아주 듬뿍 나올 수 있게 깊숙히 쏴줄테니까”
“아앙! 안대에에! 안돼!! 하아앙! 하악! 하앙! 하악!”
철퍽! 철퍽! 철퍽!
“루크레치아. 넌 이제 앞으로 여기서 일하는 창녀야. 알겠지? 이렇게 매일같이 이곳에 방문하는 용병, 상인, 귀족, 하물며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빈민까지 돈만 낸다면 얼마든지 다리를 벌리고 젖을 물리고 자지를 빠는거다.”
“흐윽! 흐읏! 아니야…. 나는…, 로엔하임의…. 하아앙!”
탁! 탁! 탁!
“보여? 카엘? 네가 원하던, 네 안의 욕망이?”
“아니야… 나는….”
“그래? 그런데 왜 이렇게 세우고 있는건데?”
“그…. 그건….”
철퍽! 철퍽! 철퍽!
철퍽! 철퍽! 철퍽!
“임신해라! 임신해! 고작해야 중년 남창의 씨를 받아들여라!”
“하윽…. 하아아앙!!”
푸슈슈슛!
“루크레치아. 아니 그런 고귀한 이름보다 넌 이제부터 루시다. 평생 여기서 창녀로 몸을 팔게 될 루시! 내가 네 첫 손님으로서 진득하게 싸주마!”
“하악! 오옷! 오옥! 오오옥! 카…, 오옥!!!”
푸슈슛!
탁! 탁! 탁!
“자…. 네 연인들의 신음소리와 가버리는 걸 보면서 너도 싸는거야. 카엘.”
“하아… 하아…! 하아!!!”
탁! 탁! 탁!
“가버려…. 이대로 가버리라고 카엘!”
“끄으으윽!!”
찌이익! 찌익! 찌이익!
“하아….”
나는 멍하니 내 자지를 바라봤다.
아니, 정확히는 내 자지 끝에 원형 통을 맞댄 채 정액을 받아내고 있는 루멘시아를 바라봤다.
그녀의 시선은 통 안으로 흘러내리는 내 정액만 바라보고 있었다.
인간의 정액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검붉고 혼탁한 색.
그것은 평범한 체액이라기보다는, 어딘가 오염된 마력 덩어리처럼 보였다.
“하아….”
거친 사정을 하자 정신이 아득해진다.
몸이 나른해지고 모든 게 다 피곤해진다.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천천히 감으며 마지막으로 그녀들이 있는 곳을 바라본다.
흰 커튼 너머에서 움직이는 거친 실루엣들….
아….
이젠 모든 게 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