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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39화 - 비밀 연애


지하철역을 나오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하림이었다. 어차피 번호를 아는 사람은 몇 없었다. <잘 들려요?> 그런데 멀리 떨어진 사람처럼 통화음이 ‘우웅’ 거렸다. “혹시, 지방이야?” <네. 천안. 둘째 언니 차편에 내려왔어요.> “잘했네... 언니는 잘 지내셔?” 나는 할 말을 찾다 결국 언니의 안부를 물었다. <그럼요. 이틀 전에 봤잖아요.> “그렇지...” <방금 내가 전화 여러 번 했는데...> “지하철 안이라 안 터졌나 봐.” ‘아차!’ 완전범죄를 위한 알리바이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러나 하림은 말이 없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어딜 다녀왔는지, 누굴 만났는지 묻질 않았다. “급하게 출력을 해야 해서 친구 집에 다녀왔어...” <네...> 하림은 금방 기운 없는 목소리가 되었다. 내가 생각해도 어색하고 바보 같은 핑계였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 것을... <아직 식사 전이죠?> “기숙사에서 먹을까 해.” <집에 밥해놨어요.> 두부조림은 몇 분을 데워야 하는지, 냉장고 어디쯤 반찬이 있는지 하림은 차분한 목소리로 알려주었다. “알겠어. 밥 먹고 다시 통화해.” 그녀에게 해야 할 말이 있는데 언제 꺼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통화 끝에 작은 방에 가보란 말은 무슨 뜻이었을까. 하림의 집에 들어서는 순간, 여러 가지 복잡한 냄새가 진동했다. 기분 나쁜 냄새는 아니었다. 질 좋은 목재를 켤 때 생기는 향과 수성 스테인이 마르면서 나는 냄새였다. 나는 가장 의심스러운 작은 방의 문을 열었다. ‘아니고, 하림아...’ 주로 하림이 쓰던 캔버스와 이젤, 그림 그리는 도구를 보관하던 방이었는데 목수를 불러 새로 꾸민 것이다. 길이가 3미터쯤 되어 보이는 천연 목 테이블이 한쪽 벽에 길게 붙어있었고, 2단짜리 선반이 세트로 고정되어 있었다. 다는 다시 하림에게 전화한다. <네, 대영씨.> “지금 작은 방인데... 이거 뭐야?” ‘푸훕’ 하고 하림이 기분 좋을 때 내는, 웃음을 콧속에서 터트리는 귀여운 소리가 들렸다. <마음에 들어요? 시간이 없어서 도배는 못 했는데...> “마음에 들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대영씨 방이에요. 작업실처럼 쓰라고 만들었어요.> “하림아 아직 나 그런 거 필요 없어.” <서재로 써도 좋고, 컴퓨터를 놔도 돼요.> “하림 씨도 작업실이 없는데 내가 무슨...” <전 학원에서 그리잖아요. 혹시 필요한 가구가 있으면 생각해봐요. 침대는 빼고요.> 잠은 안방에서 자란 얘기였다. 핸드폰을 끄자마자 집 전화로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우린 한참 동안 통화했다. 묘지관리회사와 계약한 얘기, 언니들 가족 얘기... 그녀는 특히 조카들이 아기 때 얼마나 귀여웠는지 오랜 시간 공들여 설명했지만 스무 살의 내겐 크게 와닿지 않는 말들이었다. <대영씨 목소릴 들으니까 얼굴이 보고 싶어.> “그래... 나도 보고 싶다.” 양심 없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진심이었다. <이틀 참을 수 있겠어요?> “작은방 청소해 놓을게. 나무 켠 먼지가 많아.” <엉뚱하긴... 난 이틀 못 참을 것 같은데...> “하림아...” 한결같다. 하림은 그런 여자였다. 좋은 여자였다. * * * 다음날 실기실에서 만난 수연은 어제의 일을 전혀 기억 못 하는 사람처럼 나를 대했다. 나 역시 학교에선 그편이 좋았지만, 수연의 속마음을 정확히 헤아리기 힘들었다. 조소과는 동기를 외톨이로 만드는 일을 허락하지 않았다. 함께 하는 일이 많았고, 누군가 힘을 보태줘야 해결되는 문제가 많았다. 혼자 밥을 먹으러 가는 모습을 발견하면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난리가 났다. 그래서 수연과 단둘이 있을 시간이 없었다. 5교시가 끝나고 공강 틈을 이용해 실기실을 빠져나가는 수연을 발견했다. 우린 모르는 사람처럼 뚝 떨어져 걷다 남문 매점에서 만났다. “수연, 어디가?” “그러는 넌?” “여자친구 만나러.” “크크크.” 주로 경영대 학생들이 다니는 건물이어서 아는 얼굴이 없었다. 동기에게 들킨다고 하더라도 기숙사 가까이 붙은 매점이란 변명이 가능했다. 시간이 흘러 우리가 사귀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되더라도 지금은 남의 이목을 끌고 싶지 않았다. 수연은 수박 모양의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오늘 뭐 해?” “과제 해야지.” 수연이 나에 관해 물어보는 것이 싫었다. 거짓말이 쌓여가는 것이 싫었다. “난 실기실에 7시까지만 있을 수 있어.” “아, 너 통금 있다고 했지.” “응. 9시.” “힘들겠다. 과제도 많은데.” 한편으론 수연에게 엄한 아버지가 있는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린 자리를 옮겨 인적이 드문 기숙사 근처 벤치로 왔다. “그런데 대영아, 어제...” “어제?” 잊고 있었다. 제멋대로 흘러가는 생각에 빠져있다 보니 우리가 했던 일들을 잊고 있었다. 수연은 어제 일로 고민이 많았던 모양이다. 아버지의 일도 그렇고, 나와의 첫 경험도 역시... “미안. 아버님 화 많이 나셨어? 뭐라 하시든?” “아냐. 별말 없었어.” “다행이다.” “원래 그런 분이야. 말도 없고, 자기 멋대로.” 그녀는 뭔가 불만이 있는 사람처럼 입술을 삐죽거린다. 수연은 얇고 펑퍼짐한 바지와 작업복처럼 걸치는 니트 위에 흙이 묻은 앞치마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를 안으며 앞치마 속으로 손을 넣었다. 갑자기 수연의 얼굴이 붉어졌다. 얼룩덜룩한 홍조가 목덜미와 가슴 아래까지 퍼졌을 상상을 했다. “따라와.” “왜? 갑자기.” 수연의 팔을 잡아끌고 경영대 뒤쪽 대학원 건물로 향했다. “사람들 오면 어쩌려고.” 내 의도를 알아차린 수연이 건물 앞에서 잠깐 저항한다. “오늘 여기 비어있어.” 근로장학생인 현모를 도와 이곳에 몇 번인가 드나든 적이 있었다. 난 디지털 자료실로 수연을 끌고 들어가 그녀의 허리를 안았다. “어쩌려고!” 발을 동동 구르는 수연의 얼굴을 잡고 키스를 했다. “대영아, 밖에서 너무 잘 보여.” “여기 3층이야.” “복도에서 보인단 말이야.” 수연을 교실 중앙의 벽으로 데리고 왔다. 출입문에선 보이지 않는 사각에 수연을 가둔 뒤 책상 위로 걸터앉게 했다. 자연스럽게 다리 한쪽이 들렸고 난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싫어, 이런 곳에선.” “그냥 만지기만 할게. 응?” “너답지 않게. 왜 그래...” 나답지 않다니... 오늘 수연의 얼굴을 훔쳐보며 난폭하게 벗기는 상상을 수십번 반복했다. 그녀의 나신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온종일 이렇게 달려들고 싶었어.” “대영아, 아이 참...” 수연은 싫은 듯 인상을 쓰지만, 실제 몸의 반응은 반대였다. 바지는 탄력 없는 재질이었지만 품에 여유가 있어 손을 움직일 공간이 많았다. 바지 속으로 넣은 손이 포근하고 도톰한 살집에 닿았다. “다리 벌려 봐.” “야아...” 수연의 엉덩이를 살짝 들어 허벅지까지 바지를 내렸다. 손바닥을 사타구니 밑으로 넣자 앞치마에 가려 보이지 않던 연보라색 팬티가 그대로 드러났다. “싫어~ 이런 거 싫어, 아...” 수연은 나에게 안기며 고개를 숙였다. 습기가 차오르듯 손바닥은 금세 축축해졌다. “하아, 하아... 기분이 이상해.” “나 너무 커졌어.” “여기서 안돼.” “몰라, 넣고 싶어.” 그녀의 팬티 안으로 손을 넣었다. 바지가 불편해서인지 수연은 더는 다리를 벌리지 않았다. 앞치마의 끝단으로 계속 하반신을 가리려 했다. “수연아, 참기 힘들어.” 이제 너무 커져 버린 물건은 바지에 닿아 아파질 지경이었다. “힘들어?” 화를 내거나 싫은 표정을 지을 줄 알았던 수연이 의외로 덤덤한 표정으로 나에게 되물었다. “대영아, 잠깐 여기 앉아봐.” “왜? 어쩌려고.” 한참을 망설이던 수연이 바지 버클을 잡는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허겁지겁 단추를 풀었다. “앉으라고...” 나는 마지못한 척, 그러나 기대하고 의자에 앉았다. ‘후우~’ 수연은 크게 심호흡을 하고 무릎을 세워 쭈그리고 앉았다. 그러나 아무래도 자세가 불편했는지 바지를 고쳐 입고 무릎을 꿇는다. “너 설마 입으로 하려고?” “응.” “해본 적 없잖아.” “영화에서 본 적 있어.” 수연은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런 것까지 알려준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영화 제목이 뭔데?” 수연은 더는 대꾸 없이 내 물건을 입으로 가져갔다. 작고 따뜻한 수연의 혀가 닿았다. “하핫!” 그녀는 서툰 솜씨로 조심스럽게 혀를 움직였다. 나는 페니스가 더 많이 노출되도록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었다. 수연은 앞부분만 조심스럽게 핥더니 나중엔 페니스를 손으로 잡고 귀두를 입으로 삼켰다. “수연아, 아파!” “아허? (아파?)” “응, 이가 닿으면 긁힌단 말야.” 그녀는 입술 끝을 오므려보지만, 초보자라 어쩔 수 없이 송곳니가 닿았다. 그러나 귀두 끝을 빠는 동작은 정말 근사했다. 나에게 머리를 조아린 채 어깨와 허리라인이 드러나는 조형적인 아름다움도 한몫했을 것이다. 처음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손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귀두 끝을 강하게 빨더니 혀끝으로 요도를 파고들었다. 새살을 건드린 것처럼 찌릿하고 아팠지만, 마취약에 취한 듯 고통은 금세 둔감해졌다. 오직 그녀가 입으로 만든 압력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헉, 허억... 수연아... 미칠 것 같아.” 이미 욕구는 며칠 동안 쌓여 있었고, 어제 사정 직전 풀지 못한 욕망이 아우성치고 있었다. 수연은 바지를 밑으로 잡아 내리더니 다리를 넓게 벌려 아래쪽까지 혀로 핥아줬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발전 속도였다. 어떤 영화에서 이런 기술까지 알려준단 말인가. “수연아, 가슴 보여줘! 가슴 만지고 싶어!” 니트를 걷어 올리자 수연은 ‘흐응’ 거리며 벗기기 쉬운 자세로 몸을 틀어주었다. 그 모습이 큰 자극이 되었다. “수연아! 금방 나올 것 같아! 아학, 아아...” 수연이 물건을 입에 문 채로 고개를 끄덕인다. “아니! 지금 나올 것 같다고!” “해, 그냥 해!” 결국 그 한마디가 한계상황에 맞은 카운터 펀치였다. “으헉! 으헉!” 난 수연의 젖가슴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불과 몇초를 견디지 못하고 모든 불만과 고민을 터트려버렸다. 참았던 시간에 비하면 너무 싱겁게 끝난 여정이었다. “하아... 수연아...” 아직도 헐떡이며 호흡을 가다듬는데, 입안 가득 정액을 머금은 수연이 어찌할 바를 몰라 머뭇거리고 있었다. “뱉어, 뱉어!” 수연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냥 바닥에 뱉어. 괜찮아.” 비위가 약했던 나는 바닥에 떨어진 하얀 액체를 쳐다보지 못했다. 비릿한 냄새와 함께 입술을 훔치는 수연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왜 그랬어.” 정액을 입으로 받아내는 희생까지 강요하고 싶진 않았다. “앞으론 그러지 마. 진심이야.” 우리에겐 둘만의 공간이 필요했는데 자취생도 아니었고, 학교 근처엔 모텔이 없었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지?” “응. 엄청.” 수연은 날달걀 맛이 난다고 했다. 바로 전에까지 내 물건을 핥던 그 입술에 나는 키스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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