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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옆집 여자(2)


-9화-옆집 여자(2) 계속해서 옆집 여자의 실룩거리는 엉덩이를 쫓아갔다. 오른쪽, 왼쪽, 양 쪽 엉덩이가 일정한 리듬에 따라 위아래로 움직이며 탱글탱글 거렸다. ‘아... 볼수록 박고 싶은 엉덩이네.’ 옆집 여자는 4층짜리 건물 계단 입구로 들어갔다. 2층에 BAR 간판이 보였다. 좀 더 빠르게 따라붙었다. 건물의 계단은 가팔랐다. 옆집 여자는 뒤쪽에 남성, 상식을 의식한 듯 손을 엉덩이 쪽에 갖다 댔다. 함부로 보지 말라는 신호. 하지만 옆집 여자의 허벅지 깊은 안쪽과 엉덩이 밑살, 그리고 그 사이를 가른 빨간 팬티를 완전히 가리지는 못했다. ‘이건 완전 보라고 하면서 입은 거잖아?!ㅋ' 역시 도도한 듯 굴면서도 음란한 여자다. 옆집 여자는 2층 BAR로 들어갔다. 나도 따라 들어갔다. 옆집 여자는 흘깃하고 고갤 돌려 나를 봤지만, 아직까지 누구인지 알지 못한 것 같았다. 그저 BAR에 들어온 손님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 옆집 여자가 곧바로 주방 쪽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직원 인가?’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바에 앉았다. 적당한 크기에 고급스럽게 인테리어 된 가게였다. 테이블 중 몇몇 개가 유리 룸으로 되어 있는 것이 비즈니스 BAR느낌이 났다. 아직 밤이 깊지 않아서인지 손님이 적었다. 멀리 개방된 테이블에 함께 앉은 중년남과 젊은 여자가 손님의 전부였다.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남자 바텐더가 다가와 메뉴판을 내밀었다. “어서 오세요. 주문하시겠어요?” 메뉴판에서 제일 비싼 양주를 손으로 대충 짚으며 그것으로 달라고 했다. “스트레이트, 언더락 뭘 로 드릴까요?” “그냥 병째 주세요. 안주는 아무거나 주시고요. 이집에서 제일 맛있는 걸로.” “...네.” 남자 바텐더가 내 행색을 흘깃하고 살피는 게 느껴졌다. 대충 걸치고 나왔지만 명품 추리닝이다. 얼마 전 샀던 구X 추리닝. 뭐 신발이 삼선 슬리퍼긴 하지만. 그래도 바에선 슬리퍼가 보이지 않으니 동네 사는 돈 많은 젊은 남자쯤으로 여기겠지. 막상 주문하고 보니 양주 가격이 500만원이다. 나한테도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뭐 키핑해 두고 종종 와서 먹자고 생각한다. 어쨌든 가격을 보니 바텐더가 나를 흘깃 거린 이유를 알겠다. 혼자 추리닝 입고 와서 이런 걸 시켰으니 그럴 만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남자 바텐터가 만들라는 안주는 안 만들고 전화 중이다. 아마도 사장과 하는 전화겠지. 주문 나가도 되냐고 물어보고 있을 것이다. 짐작이지만 100%일거라고 생각했다. 나도 어릴 때 바텐더 알바를 했었고, 사장이 얼마 이상의 주문은 자신한테 전화를 걸라고 했었으니까. 단골인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저기요.” 남자 바텐더를 다시 불렀다. 지갑에서 5만 원 권 2장을 꺼내 건넸다. “팁이요. 안주 맛있게 해주세요.” “아? 네! 감사합니다.” 팁을 받은 바텐더의 표정이 확연히 달라졌다. 총총 걸음으로 주방으로 들어가는 바텐더를 다시 불러 세웠다. “저. 그리고 술은 저기 자리로 세팅해주세요.” “네.” “그리고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아까 여기로 들어온 여자, 바텐더인가요?” “아~ 선미씨요? 네. 맞습니다.” “그 선미씨도 저기로 오라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선미? 가명일 테지. 여긴 유니폼이 어떻게 될라나? 섹시바는 아니니까 무난하겠지?’ 상식은 바체어에서 일어나 중년남과 젊은 여자가 있는 테이블 옆 룸으로 가서 앉았다. 유리벽은 방음이 완벽하지 않았다. 옆 손님들의 대화소리가 약하게 들렸다. 사실 둘의 대화가 궁금해 이 자리로 앉은 거였다. 술 세팅과 선미를 기다릴 때까지 대화나 엿들으며 시간을 때울 요량이었다. “여기 분위기 괜찮네요.” “응. 음악소리도 크지 않고 조용히 대화하기 좋더라고. 가끔 학계 분들하고 오곤 해.” “그러시구나. 그런데 왜 이런 곳에서 보자고 하셨어요?” “이 선생, 요즘 논문 때문에 힘들어 하는 거 같아서.” “네?” “많이 힘들지? 요즘 얼굴이 많이 안 좋아 보여. 내가 걱정이 많이 되더라구.” “괜찮아요. 다들 힘든 걸요.” “힘든 거 있으면 부담 갖지 말고 언제나 말해. 지도 교수란 게 뭔가? 그런 거 도와주라고 있는 거지.” “네. 감사합니다.” “자. 한잔 하지.” “네.” 상식은 코웃음이 나왔다. ‘딱 봐도 늙다리 교수가 젊은 제자한테 개수작 거는 거 같은데?ㅋ’ 그때 오늘 쓰려고 했던 스킬이 떠오른다. 독심술. 그런데 이거 한사람한테만 쓸 수 있는 거 아냐? 다른 데 잘 못 썼다가 옆집 여자한테 못 쓰면 안 되는데... 상태창을 열어 확인해보기로 했다. [스킬: 독심술-발동 시간 60분, 쿨 타임 60분, 특징-성좌님들에게 스킬 사용 여부가 공개되지 않습니다.] ‘스킬 상세 페이지가...? 여기 있네!’ [독심술 상세 내용: 반경 10m 이내의 모든 마음의 소리가 들립니다. 주의: 모든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것은 고통일 수 있습니다. 오붓한 자리에서 사용하길 권고 합니다.] OK! 여러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거구나. 상태창 자식 의외로 친절하네. 커미션 50%를 때 먹는 이유가 있었어.ㅋ 곧바로 독심술 스킬을 발동했다. “이 선생 논문 주제가 아마... 한국 근현대 문학의 유교적 전통 요소? 그거던가?(너무 관심 있는 척 하지는 말자.)” “네.(근데 왜 논문 지도를 이런데서 하는 거야...)” “음. 일단 주제 범위가 너무 넓네. 좀 더 좁힐 필요가 있어. (넓다 좁다 은근히 섹시한 뉘앙스군. 후후.) “네. 그 말씀은 전에도 해주셨어요. 그런데 쉽지 않더라구요...(하아... 그래. 어디인 게 뭐가 중요하냐. 이렇게라도 지도해주시는 게 감사하지.)” “음... 근데 유교적 전통 요소라는 게 말이야. 근래 문학계에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페미니즘 관련 연구와 상충된다는 점에서 반대로 접점이 있을 거 같아. 그 부분을 연결시켜 보는 건 어떻겠나?” “아! 좋은 접근 방법일 거 같아요.(역시 그래도 김 교수님이 실력은 있으시다니까. 통찰력이랄까. 해안이랄까.)” 김 교수는 위스키로 가볍게 목을 축이고 말을 이었다. “자네는 페미니즘에 관심 있나?(사뭇 궁금하군.)” “아무래도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이슈라... 저도 남들만큼은 관심 있는 거 같습니다.(이 부분으로 논문 발전시키면 잘 풀릴 거 같다.ㅎ 많이 여쭤 봐야지!)” “그렇군. 요즘 젊은 친구들이 관심이 많긴 하지. 자네 생각은 어떤데?(제대로 알고 있을 리 없지. 무식한 아이니까.)” “음...(말 잘해야 하는데...) 한국 사회 유교의 전통이 관성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에 대한 보호와 차별의 논리가 여전히 공고하게...” “어허! 이 사람, 그런 어디서 주워들은 흔해 빠진 얘기 말고!(역시 무식한 것!)” “네? (뭐.. 뭐지... 또 시작인가... 누가 괴팍한 천재 아니랄까봐....ㅠ)” “자네 생각을 말하란 말야! 자네 생각 없어? 진짜로 자네가 느끼고 성찰한 것 말이야!(썩은 페미니즘에 세뇌된 사고방식부터 고쳐줘야겠군!)” “저... 저는....(어.. 어떻게 말해야 하지...) 최근의 페미니즘 주장에 일정 부분 동의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동의? 동의?! 자네 생각을 말하라고 했지. 누가 동의 여부를 물었나?! 그런 집단의 의견에 동조하는 자세가 바로 권력에 대한 굴종 아닌가? 기존 권력 구조에 대한 붕괴가 페미니즘 아니냔 말일세. 내가 보기에 자네는 페미니즘의 탈을 쓴 반 페미니스트 인 거 같네만. (흠. 감히 철학적 논쟁으로 나를 당할 순 없지. 지적으로 굴복시키는 쾌감은 언제나 짜릿해...흐흐흐.)” 여 제자는 고개를 푹 숙인다. “네...(아주 틀린 말씀이 아니야... 사실... 깊이 고찰해 본적이 없는 거 같아....)” 옆 자리의 대화를 엿듣던 상식이 하품을 한다. 먹물들이야 말로 괴상한 변태 같다. ㅆX, 함 묵자! 대줘! 아잉 몰랑~ 좋아용. 그러면 되지. 저 뭐하는 짓들이냐.ㅉㅉ 내가 원치 않아도 옆자리의 대화와 마음의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 왔다. “근데 난 권력에 대한 굴종이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하네. 왕조 사회가 지금보다 미개했다고 볼 수 있을까? 부모의 품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아이의 행복이 저열하다 볼 수 있을까? 애완동물은? 애완동물에게 완전한 자유를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까 하는 말일세.(더 무너트려 주지. 흐흐.)” “꼭 그렇진 않죠...(뭐... 나도 아이도 좋아하고, 애완동물도 좋아하니까... 사실 평소 숭고한 출산까지 부정하는 과격 패미니즘엔 동조하지 않는 편이기도 했고...)” “그래. 누군가에겐 해방과 자유가. 누군가에겐 보호와 구속이 행복일 수 있는 거네. 난 각자의 생각과 행복을 인정하는 자유주의자네. 이 선생. 자신의 생각과 주장은 이렇게 하는 거야. 비판을 두려워해서 누군가의 의견 뒤에 숨는 게 아니라란 말일세.(이제 슬슬 달아오르네. 아 짜릿해.)” “네...(하아... 완전 맞는 말씀이야... 논문 쓰려면 저런 자기주장이 있어야 하는 건데... 나는....)” “예를 들어 성적 취향만 봐도 말이지. 세디즘과 마조히즘. 둘 중에 무엇이 더 진보적인 건가?(흐흐흐.)” “네? 그런 변태 성 취향에 진보성이랄 게 있을까요...?(뭐야.... 그런 건 왜 물어....ㅠ)" "어허. 이 친구. 또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있군. 변태성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지? 그거 아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성애자는 변태, 정신병자 취급을 받았어.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정치적 지휘 상승에 따라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많이 완화 되었지. 안 그런가?(무너지고 있어. 흐흐.)“ “그렇죠...(이것도 맞는 말 같네... 아, 몰라! 난 똥멍청인가....ㅜ)” “그래. 그럼 세디스트와 마조히스트는? 권력구조로 볼 때 세디스트가 위에 있으니까 악인가? 마조히스트는 피 지배 상태니까 선이고? 그게 아니면 마조히스트는 패미니스트가 말하는 무지에 갇힌 여성과 같은 존재인가?(굉장히 난해해지지? 멍청한 년. 흐흐흐.)” “...죄송해요...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아직 배움이 부족한 거 같습니다....(진짜 공부 좀 해야겠다ㅠ)” “쯔쯔... 또 자네는 나의 논리에 굴종하는 태도를 보이는 군. 자네 혹시 마조히스트 성향이 있나? (굴복 시킬테다. 지배해 주겠어. 내 노예로 만들 거야. 흐흐흐흐.)” “네?! 무슨... 저 그런 거 없어요!(아 진짜 뭐래... 완전 변태 같아...)” 상식은 귀를 틀어막고 있었다. 아씨... 자리 옮길까? 주변 소리가 다 들리는 건 진짜 고통이었다... 상태창의 경고를 들을 걸... 그리고 저 교수란 작자는 정말 비호감이다. 젊은 여자 따먹고 싶은 거야 남자의 본성이지만 왠지 비열하다. 저런 게 요즘 뉴스에서 나오는 직장 내 성폭력? 위계에 의한 머시기? 멘스플레인? 가스라이팅? 같은 거잖아? 진짜 재수 없다. 나는 최소한 범죄를 저지르진 않는다. 여자들이 자신을 원하게 만들고 만족을 주지. 근데 저 교수 새끼는 아주 악질 같단 말이야. 나는 옆 자리를 흘깃거리며 어떻게 초를 칠까 구상하기 시작했다. 마침 여자가 화장실로 갔다. 교수만 혼자 남았다. ‘저 새끼 ㅈ되게 만들어 볼까?ㅋㅋ’ 상식은 일어나 교수 앞자리로 갔다. “안녕하세요? 김 교수님이시죠?” “그렇습니다만. 누구신지....?” 교수가 당황하는 게 보였다. 이런 곳, 이런 상황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다는 게 반가울 리 없겠지. ‘게다가 모르는 사람이 아는 척 하니 적잖이 당황스러울 거야.ㅋ’ 물론 내가 하려는 건 이런 시시한 장난이 아니었다. 진짜 장난을 시작했다. ‘최면술 발동!’ [3분 간 최면술이 발동됩니다.] 당황한 표정이었던 교수의 눈이 순간 멍해졌다. ‘나는 젊은 여자 앞에선 자지가 서지 않는다. 젊은 여자 앞에선 자지가 서지 않는다.’ [최면에 성공했습니다.] 좋아! 아주 집요하게, 악질적으로다가 최면을 걸어 버릴 테다. ‘나는 여 제자 앞에선 자지가 서지 않는다. 여 제자 앞에선 자지가 서지 않는다.’ [최면에 성공했습니다.] ‘나는 똥꼬에 딜도가 꽂히는 게 좋다. 똥꼬에 딜도가 꽂히는 게 좋다.’ [최면에 실패했습니다.] 흠. 너무 단계를 건너뛰면 안 되는 건가? 좀 더 단계를 밟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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