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키넷 단편야설

한 편 완결 소설

성인소설 목록

최신 단편

야설 읽기
밍키넷 소설
토스트 메세지 나오는곳
텔레그램 공식채널

밍키넷 공식보증업체

146화 29. 사냥 전야 – 육정(毓精) (1)


주말이 지나 월요일이 되었다. 한강 공원에서의 데이트 아닌 데이트 이후 강시연과는 두 번 더 만남을 가졌다. 강시연의 집에 설치할 타격 훈련을 위한 설비와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쇼핑을 한 것인데, 정말 쇼핑만 하다 끝이 났다. 아직 강시연의 몸 상태가 온전히 정상이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동안 강호는 액션 스쿨에 나가 특전사 출신의 사람들에게 간단한 함정을 설치하는 방법이나, 숲에서 생존하는 기술들에 대한 이런 저런 조언들을 구하며 시간을 보내었다. 함정 설치를 위한 로프나 몇 몇 장비들은 이미 구입해 둔 상황이었고 오늘은 라그놀과의 전투를 위한 가장 필수적인 장비들 몇 개를 구입하게 위해 나갈 계획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슬슬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던 중에 강시연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늘부터 훈련하는 거 알죠?]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곧바로 본론이다. 보통 서로에게 관심이 있는 사이라면 본론이 있어도 이런저런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게 국룰이다. 그런데 애초에 강시연은 연애라는 걸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다, 강호도 전화를 통해 알콩달콩 한 말을 주고받는 것을 선호하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오히려 이런 식으로 본론에 들어가는 것이 편했다. 게다가 강시연이나 강호 두 사람의 본론은 이런 대화가 아니라 이미 정해져 있었다. “당연하죠.” [혹시나 잊었나 해서 전화한 건데 다행히 기억하고 있었네요?] “설마요. 운동할 때도 이렇게까지 훈련이 기다려진 적이 없었는데 잊어버릴리가요.” [호호호! 저도요.] 당연히 잊어버릴 리가 없다. 그 날 이후 며칠이면 다시 뒹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강시연의 몸 상태가 생각보다 오래 가서 결국 일주일이 지나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게란트를 왔다 갔다 하는 강호에게는 거의 한 달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 버렸다. 사실 강호도 게란트로 넘어가기가 싫었다. 그곳에서 오래 머무를수록 강시연과 다시 뜨거운 밤을 보내기 위해 기다려야 할 시간이 길어지는 까닭이다. 하지만 라그놀과의 전투를 대비해서 이런저런 준비도 해야 했고,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스텟 하나라도 더 올려야 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 와중에 라그놀 부락도 한 번 더 들려서 확인을 했었는데, 사전 답사를 하면서 함정을 설치할 장소도 살피고 앞으로 있을 전투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과 시뮬레이션도 해보았다. 그렇게 한 달의 시간을 보내었으니 강호 입장에서는 강시연과의 만남이 더욱 기대되고 기다려질 수밖에 없었다. “그물망 설치는 했습니까?” [주말에 사람이 와서 뚝딱 하더니 금방 설치하더라고요.] “그럼 집에서도 훈련이 가능하겠네요.” [네.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요. 근데 오늘 뭐 할 거예요?‘] “볼일을 좀 보려고요.” [무슨 볼 일요?] “뭐 별 건 아니고, 필요한 물건들이 있어서 좀 돌아다녀 볼 생각입니다.” [쇼핑을 한다는 거죠? 저도 같이 갈까요?] 같이 동행해도 되냐고 묻는 말에 강호가 살짝 당황했다. 그가 살 물건들이라는 것이 라그놀과의 전투를 위한 필수 장비, 바로 전투 장비들을 구입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사러 다니는데 강시연이 같이 하게 되면 분명히 그 사용처를 물어 볼 것이 틀림없다. “아, 그게... 시연씨가 관심 있을 만 한 물건은 아니라서요. 괜히 같이 가 봐야 지루하기만 할 겁니다.” 강호가 같이 가기를 꺼려한다는 것을 느낀 것인지 강시연이 대번에 화제를 돌린다. 과거 다른 여자들과 사귈 때면 이런 상황에서 꽤 피곤했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녀의 눈치 모습은 기꺼울 수밖에 없다. [됐어요. 저도 농담이었어요. 아무리 카메라가 있어도 개인적인 쇼핑 같은 일까지 커버는 안 되거든요. 그러면 오후엔 언제쯤 시간이 나요?] “글쎄요. 빨라도 네다섯시는 되어야 볼 일이 끝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반 백수라던 사람이 왜 그렇게 바빠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근데 어차피 훈련할 때 볼 건데 다른 일이라도?” [쳇! 뭐 꼭 일이 있어야 보나요? 그냥 조금 일찍 볼까 해서 그런 거죠.] 뭔가 조금 삐진 듯 하기도 하고 투정을 부리는 듯한 목소리에 강호의 입에 절로 미소가 피어올랐다. 정말로 강시연과 연애라도 하는 듯한 기분인 것이다. [참, 하영이가 이번 주말에 같이 식사하자고 하네요. 그러니까 주말에는 약속 잡지 마요.] “하영씨랑 약속인데 있어도 취소를 해야죠.” [하영이 이야기만 나오면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이런 대화를 하는 것이 약간은 어색하고 쑥쓰럽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서로의 속내를 이미 들여다 본 마당에 이제와 빼는 것도 우습고, 파트너 시스템을 생각 해서라도 강시연의 의도에 충실히 따라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대가 오하영이다. 남자든 여자든 첫 인상이 중요하고, 잘 생기고 예쁜 여자에게 눈이 가고 호감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일전에 강시연이 말한 바 있듯이 오하영 같은 여자는 호감의 감정이든 아니든 남자라면 거부하기 힘들다. 강시연과의 짧은 대화가 끝나고 곧바로 밖으로 나섰다. 차에 올라타 습관적으로 날짜를 확인했다. 게란트를 오가기 시작한 이후 새롭게 생겨난 습관이다. “월요일이라...‘ 게란트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꽤 오래 지난 듯한 느낌인데, 반포 공원에서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한 지 아직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리자 영 적응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강시연과 그런 사이가 된 지도 따지고 보면 이제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남녀가 한 번 진도를 빼고 나면 그 이후로 급격히 가까워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강시연과도 그 날 이후 급격하게 진도를 나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그 진도라는 것이 평범한 남녀들의 진도와 다르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정말로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진전되다니.’ 강호가 생각해도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한 상황이라 실소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보자. 라그놀의 부락까지 이동하는데, 나흘을 잡고 왕복에 팔일. 상황을 살피고 하다 보면 열흘. 변수를 가정해서 최소 12일에서 최대 보름은 잡아야겠고...’ 게란트에서 최소 열흘에서 보름 일정을 잡으면 지구에서는 24시간에서 30시간 정도 흐른다. 하루 이틀 일정을 비우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앞으로 한 달 이상의 원정을 떠나게 되면 그때부터는 문제가 된다. 한 달 이면 지구에서는 이, 삼일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하루하루 사람들과 뒤섞여서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는 결코 짧은 시간이라고 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과 이해관계를 맺고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많은 일들을 겪으며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세상에서는 하루만 전화기를 꺼 두어도 주변 지인들로부터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냐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두 번은 그냥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것이 계속 반복되면 결국 강호의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언제고 한 달이 아니라 두 달, 세 달의 장기 원정을 떠나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때에는 또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렇게 갔다 와도 지구에서는 겨우 며칠 밖에 흐르지 않은 시점일텐데, 시간의 괴리감을 감당할 수 있는지도 문제다. ‘차원 문을 원하는 위치에 열고 닫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다 실소를 흘렸다. 차원 문을 얻고 시스템을 얻은 것만 해도 감지덕지해야 할 판인데,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다더니 정말인가 보다. 그래도 사람이다 보니 게임처럼 차원 문을 마음대로 열고 닫거나, 아니면 포털 스크롤 처럼 단숨에 차원 문이 있는 캠프로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차를 몰아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서울에는 총포 혹은 경비용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가게가 몇 군데 있다. 대부분은 사냥용 총포와 호신용 가스 총포 정도를 취급하는 곳이었는데, 몇 군데를 돌아보다 마음에 드는 곳으로 다시 방향을 잡았다. 총포나 가스총과 함께 전술 방검복이나 전술 헬멧등을 비롯해 다양한 밀리터리 장비도 같이 취급하는 곳이었다. 세이프 가드라는 업체로써 경비경호 용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이었는데, 별도의 실탄 사격장도 같이 운영하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총포사를 다니면서 강호가 놀란 것은 상당히 다양한 총포를 취급한다는 점이었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한다는 점이었다. 여자 손님이 의외로 많았는데, 사장의 말을 빌자면 그게 다 조두순이나 최근에 화제가 된 부산의 돌려차기남 같은 성범죄자들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으니, 바로 부산 서면에서 있었던 돌려차기 강간 살인미수 사건이다. 한 여성이 친구와 길거리 공연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오피스텔 입구에서 별안간 검은 옷에 마스크를 쓴 한 남성으로 부터 돌려차기로 후두부를 강타당하는 공격을 받게 되었다. 여성이 바닥에 쓰러지자 한 차례 더 발로 머리를 가격한 뒤 어깨에 짊어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8분이 지난 후에 도주를 했는데, 이 사건으로 여성은 전치 16주 이상의 외상성 두개내출혈을 비롯하여 영구 마비가 우려되는 발목 부상까지 입게 되었다.

고객센터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