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화 8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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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공사하면 어디에서 해결해?”
“음... 일단 상가 건물에서 해결하려고 생각 중이야. 그리고 샤워 같은 경우는 헬스장에서 씻을 생각이야.”
“음... 그러면 되기는 하겠다. 그래도 많이 불편할 것 같기는 하네.”
“어쩔 수 없지. 공사하는데 그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지.”
“그런데 그 공사 가능하긴 해? 당신이 말한 거와 같이 그렇게 생긴 욕조가 있기는 한 거야?”
“아... 안 그래도 그런 욕조는 없대. 그래서 사장님이 어떻게든 해주는 걸로 했어.”
“오오. 괜찮은 사람인가 보네. 그 사장이라는 사람.”
“응. 오래 알던 사람인데... 내 생각에는 괜찮은 사람인 거 같기는 해.”
“그래서 공사는 언제 끝나는데?”
“다음 주나 돼야 끝날 것 같데. 욕조가 없는 대신에 아예 욕탕을 만들 생각인가 봐.”
“욕탕? 그럼 대중탕 같은?”
“응. 그거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지.”
“우와. 그럼 완전 목욕탕이네. 언니랑 같이 꼭 자주 써야겠다.”
“풉...”
난 또 그녀들이 화장기 없는 얼굴로 머리에는 목욕 띠를 하고 목욕 바구니를 들고 잡담하면서 내 집에 오는 것이 상상되었다.
난 참 이상한 놈이 틀림없다.
하긴... 완전 이상한 놈인 것 맞다.
장모와 섹스하고, 자매들과 섹스하고 있다.
그게 이상한 게 아니면 도대체 어떤 것이 이상한 것인가?
난 이상한 놈이 맞다...
그렇게 대화하다 보니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그녀가 고른 식당은 버섯요리 전문점이었다.
역시 그녀가 고른 곳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단순히 버섯 요리점이 아니라 자연산 송이부터 고급 소고기를 활용한 요리로,
외관은 그리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가격과 재료는 꽤 고급스러운 곳이었다.
그녀는 한우에 자연산 송이버섯 전골을 시키고는 나를 보면서 말했다.
“이거면 숙취는 다 풀리겠지?”
“응. 좋은데? 그런데 숙취는 별로 없어. 게다가 아까 땀 흘리면서 운동도 하는 바람에 다 없어진 거 같아. 역시 당신이라는 여자를 알게 된 건 내 삶에 가장 큰 행운인 것 같아.”
진심이었다.
물론 그녀의 언니도 있지만, 그것도 결국, 그녀로 인하여 만난 것이다.
이 여자가 없었다면 지금의 내 삶은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비참했을 것이다.
“어머~ 지금 본처 기분 풀어 주는 거야?”
“응? 기분 안 좋았어?”
“그럼~ 후처에게나 가고, 딴 여자랑 놀이동산 갔는데, 어떤 본처가 좋다고 하겠어?”
“풉. 뭐야~”
“호호홋.”
우리가 이렇게 잡담하는 사이 음식이 나왔다.
음식 맛은 훌륭했다.
하긴... 그 재료로 맛없게 만들기가 더 쉽지 않을 것 같기는 했다.
버섯이 몇 종류가 들어가고 그리고 자연산 송이에 한우가 들어간다.
그 재료로 소금만 넣고 끓여도 맛있을 것이 분명하다.
아니, 자연산 송이와 한우를 그냥 라면에 때려 넣어도 맛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래도 이렇게 좋은 곳에서 먹는 맛은 또 다른 별미를 제공하는 것 같았다.
어제부터 술은 제법 먹었지만, 음식이라는 것은 제대로 먹지 않아서 배가 몹시 고팠고, 정말 맛있게 먹었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나서, 그녀가 현금으로 계산했다.
역시 치밀한 성격은 어디 가질 않는다.
“이제 어디로 갈까요? 마님~”
“음... 글쎄. 아까부터 생각해 봤는데, 솔직히 딱 떠오르는 곳이 없더라고.”
“일단 모텔에 가는 최후에 보루가 있으니, 다른 걸 여유 있게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아.”
난 그녀에게 부담가지지 말라는 의미에서 말했다.
“응. 그런데 시간이 별로 없으니 뭐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네.”
“그럼 이렇게 하자. 일단 오늘 만남의 목적이 당신이 내 차에 처음 타는 시승식이잖아?”
“응. 그렇지.”
“그럼 일단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자. 목적지도 정하지 말고 말이야. 그러다가 먹고 싶은 곳이 보이면 먹기도하고, 섹스하고 싶으면 보이는 모텔에 가서 섹스도 하고. 어때?”
“지금, 이 상황에서 더 좋은 선택은 없는 거 같은데? 좋아! 가자.”
그녀가 시간이 없으므로 먼 거리를 가지는 못할 것 같았고,
게다가 모텔에서 섹스할 시간도 빼면 더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드라이브를 하다 모텔에 들어가서 섹스하는 것이나, 섹스하기 위해서 모텔을 찾아서 가는 것이나 똑같을 수 있다.
하지만 그냥 기분이 다른 것이다.
기분이...
난 출발해서 큰 도로로 차를 올렸다.
그렇게 운전을 하다가 갈색 푯말의 관광지가 보이면 쓸데없이 들어가서 구경도 해 보고,
그리고 길가에서 파는 옥수수도 먹고, 찐빵도 먹었다.
객관적으로 관광지는 볼 것이 전혀 없었고, 옥수수는 딱딱했으며, 찐빵은 그리 맛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와 웃고 떠들고, 말하고 뽀뽀하면서 이 시간을 보내니 꽤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예전에 절대 회식하지 않고, 또한 회식 자리에 약속이 있다고 거절하는 선배가 한 명 있었다.
그 선배와 우연히 밥을 먹게 되었는데, 그때 왜 선배가 그러한 장소를 나가지 않는지에 대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먹는 것은... 적어도 먹는 것은 맛있게 먹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을 먹는지보다는 누구랑 먹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선배가 어떻게 되었냐고?
그 선배는 직장에서 해고당했다.
물론 표면적으로 그 이유로 해고된 것은 아니나, 난 이것 때문에 해고된 거로 생각하기는 한다.
물론 인생을 선배처럼 그렇게 살면 안 된다.
하지만 그 선배의 말에 오늘은 진심으로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별로 수준도 높지 않고, 재미도 없는 볼 것과 먹을 것이었지만,
그녀와 함께하니 꽤 재미있는 관광지에, 꽤 맛있는 음식이 되어 있었다.
이렇게 여행을 즐기다 보니 시간이라는 것이 우리의 장애물이 되었다.
우리는 이렇게 즐겁게 즐기다 집으로 손을 잡고 돌아갈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
우리는 불륜 사이인 것이다.
아무리 어떤 말로 허울 좋게 포장해도 그냥 불륜인 것이다.
각자가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지났네.” 내가 말했다.
“응. 어떻게 당신이랑 있으면 시간이 이렇게 잘 가는지 몰라.”
“나도 그래. 그런데 오늘 느낀 것은 당신이랑 꼭 섹스하지 않더라도 시간이 잘 간다는 것도 느꼈어.”
“어머~ 정말? 으응~ 너무 좋다. 그 말 너무 듣기 좋아.”
“이제 정말로 우리 섹스도 한 번밖에는 못하겠는데?”
“으응? 벌써 시간이? 나 오늘 하고 싶은 섹스가 있어?”
“하고 싶은 섹스? 그런 것도 있어?”
“응!”
“뭔지 물어봐도 돼?”
“별거 아니야.”
“별거 아니면 말해 봐. 뭔지.”
“정말 별거 아니야. 음... 그러니깐 별거 아닌 섹스하고 싶어.”
“엥? 그게 뭐야?”
“그러니깐 그냥 연인들이나 부부처럼 손잡고 모텔가서 평범하게 섹스하는 거.”
“음... 지금까지도 그러지 않았나?”
“아니지. 지금까지는 뭔가 엄청난 자극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러한 섹스였지.”
“그럼 오늘 하고 싶은 건?”
“아까 말 그대로 평범한 섹스... 지루할 정도로 평범한 섹스.”
“음...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그럼 모텔로 가자.”
“응.”
난 이제 차를 돌렸다.
아까 우리가 가는 방향의 반대쪽에 모텔이 있었던 것이 기억나서 그리로 가려고 했다.
지금 새로운 곳을 찾는 것도 시간 낭비이고,
어차피 모텔이라는 곳이 아주 낡지만 않았다면 거기서 거기 아니겠는가?
게다가 우리가 출발해 얼마 가지 않은 상황에서 봤던 모텔이니 돌아가는 시간도 적게 걸리니 그것도 좋았다.
모텔에 도착한 나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카운터에서 돈을 주고 키를 받은 뒤 객실로 올라갔다.
이러한 행동이 이제는 익숙할 정도로 모텔이라는 곳을 다녔다는 생각이 쓴웃음이 났다.
내 나이에 정상적인 관계를 맺고 부부, 또는 애인으로서 섹스하지 못하고,
모텔에나 다니고 있다니 결코 기분 좋은 일이 아니지 않겠나?
이러한 상황을 만든 아내에게 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제는 익숙할 만도 한데, 아니면 적어도 조금은 무감각해질만도 한데,
내 분노의 깊이는 여전히 똑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방의 문을 열고 키를 꼽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모텔은 그래도 생각보다는 깨끗해서 그나마 마음의 불편함이 조금 덜었다.
“그래. 이제 지루한 섹스할 차례인가?”
난 그녀가 아까 전에 한 말에 대해서 다시 물었다.
“호호홋. 그렇지. 지루한 섹스.”
“그래 그건 어떻게 시작하는 거지?”
“그냥 지루한 섹스할 꺼야.”
“음... 지금부터 뭔가는 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계속 서 있을 수는 없잖아.”
“이제부터 할 거야. 지. 루. 한. 섹. 스.”
도대체 뭘 하고 싶은지 감도 오지 않았다.
그녀가 말하는 것은 항상 내가 예상하는 이상의 것을 보여 줘 왔고, 요구해 왔다.
그녀의 그러한 행동들로 인해서 내가 이렇게, 그나마 이렇게 폐인이 되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만약 내 삶에 그녀가 들어오지 않았으면?
그녀가 내 삶을 개입하지 않았으면?
난 아마도 혼자였을 것이다.
그리고 장모를 어떻게 해 보려고 하다가 결국 성욕에 못 이겨서 그냥 덮쳤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처럼 아내를 대신해 장모에게 복수할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물론 내가 지금껏 해 온 행동들과 앞으로 할 일들이 나에게 어떠한 결과를 줄지는 모른다.
나에게 엄청나게 나쁜 결과를 남겨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지금 힘든 고통을 가지고 있고 싶지 않다.
나중이야 내 감정도 어느 정도 많이 누그러졌을 것이고,
또한 지금 내가 내 생각을 잘 관리만 하면 그리 상처받을 것도 없을 것이다.
장모가 나의 의도를 알아채봤자 할 수 있는 일은 인연을 끊는 것밖에는 없다.
그때는 뭔가 해봤다라는 생각으로 후회가 없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두 여자에 대해서도 만약 내가 배신을 당해봤자,
내가 마음만 완전히 주지 않는다면 그리 상처받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서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일은 내가 손해 볼 것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내가 파렴치한 행동을 충분히 했고, 나도 그 속에서 충분히 즐겼다는 배덕감으로 만족스럽게 끝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내가 자매들에게 마음만 주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리 와봐.”
그녀가 날 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