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6.데이트
그녀와 단 둘이 걸으면서도 내가 한 말 실수에 대해 곱씹으며 자책을 했다. 그녀도 그것을 아는 것 같았다. 그녀는 내 어깨에 팔을 둘러 어깨동무를 했다.
"정말 괜찮아, 솔직히 나 창녀 맞거든, 룸살롱이든 오피든 다 다니면서 자본 남자만 해도 수백 명일걸? 정말 마음에 안 담아도 돼. 옷이나 사러 가자."
그렇게 말을 하니 더욱 미안했다. 그녀를 보면서 몸 파는 여자들에 대한 편견이 조금 깨졌지만, 그녀에게는 내가 가지고 있던 몸 파는 여자들에 대한 편견으로 상처를 준 것 같았다.
나는 머릿속에 복잡해졌다.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전달을 할지 생각을 했다.
"혹시 2차 나가면 어떻게 진행돼요? 그것도 시간당 받아요?"
나는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 궁금한 척 물어보는 방식을 취했다. 별일 아니게 느끼게 하고 싶었다. 실제로 궁금하기도 했고 그녀는 살짝 의외라는 듯이 눈썹을 치켜세우고는 대답했다.
"사람마다 다르긴 한데... 그 때 그 흰색 BMW의 경우에는 하룻밤 같이 지내고 잠까지 자는 조건으로 80만 원 정도 주거든, 기분 좋으면 더 주기도 하고, 좀 많이 주긴 하는 편이야. 그 사람이. 요구도 많이 하긴 하지만."
"요구요?"
"좀 변태적인 성향이 강하다 해야 하나? 남자들이야 다 있긴 한데...."
부끄러울 게 없어 보였던 그녀는 순간 부끄러워하는 듯이 보였지만 다시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했다.
"예를 들어, 삽입한 채로 껴안고 잠을 자자고 하거나, 항문 섹스를 해보고 싶다거나 그런 것들이지. 워낙 주는 돈도 많아서 매몰차게 거부하기도 힘들고. 사실 막 싫지도 않고"
"항문이요?"
"항문은 별로 안 좋아해서 한번 해줬다가 거절하긴 했는데….."
이번에는 내가 얼굴이 화끈해졌다. 길거리에서 할만한 이야긴가 싶었다. 그러자 그게 그녀의 장난기인지 가학심인지를 자극 한 것 같았다.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더욱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후에도 계속 한 번씩 요구하긴 해 일부러 뒤치기 자세를 하면서 손가락을 쑤시기도 하고. 좀 곤란하지."
나는 그녀의 말에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녀가 당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살짝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듯한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속옷 사러 갈까?"
태연하게 말하는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졸졸 따라갔다. 잠깐의 침묵이 생겼지만, 아까의 침묵과는 달리 어색한 분위기는 없었다.
그렇게 속옷 가게에 도착했다. 나는 그녀의 리드에 따라서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되었다. 그녀는 내 속옷을 보고는 내가 사이즈를 아예 모르는 것 같다며 다시 점원에게 재서 달래고 요구했고 나는 거기서 처음으로 브래지어로 가슴을 모아 입는 것을 배웠다.
다른 문제는 없었다. 든든한 조력자가 있으니 모르는 것도 알아서 이야기해 주었다. 결론은 내 사이즈는 70C였다. 그렇게 크다고 생각은 하지 않아 B 정도라 생각했는데 한 컵 더 크게 나왔다.
하긴 가슴 근처에 살을 다 끌어모아서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이었으니 조금 변동이 있을 수밖에 없긴 했다.
단지 하나 문제는 이 지선 언니가 탈의실 안까지 따라서 온 것이었다. 내 알몸을 보여주는 것도 문제였지만 진짜 문제들은 관리 안 된 털, 그리고 아까 그녀의 말에 망상하느라 살짝 젖은 속옷이었다.
나는 아래 속옷을 벗을 때 점성이 있는 액체가 만드는 속옷과 내 중요 부위 사이의 가느다란 선을 보았다. 황급히 벗고는 딴짓하는 척을 하며 벗은 속옷으로 아직 촉촉한 애 음부를 슬어 닦았지만, 왠지 그녀가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외에는 별일 없이 쇼핑은 끝이 났다. 그렇게 위아래 5벌씩 사고는 계산을 하려고 했다. 이 작은 천 조각에 이십만 원이 넘는 금액이 찍혀 나왔다. 나는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카드를 내밀려고 했다.
"제 걸로 계산해 주세요."
나보다 지선이 언니가 먼저 카드를 내밀었다.
"아뇨, 제 걸로 할게요. 아까 밥 얻어먹은 것만 해도 충분해요."
"생각보다 언니 돈 많아. 입사 선물이라 할까? 아무튼 그렇다고 생각하고 받아."
잠깐의 실랑이 끝에 나는 못이기는 척 내 카드를 집어넣었다. 아직 돈이 많이 부담되긴 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약간의 쇼핑을 더한 뒤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하고 해어졌다.
그녀와의 대화는 직설적이고 솔직했고 사람을 빨아들이는 것이 있었다. 내가 남자였다면 말이나 걸어주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스쳤고 처음으로 여자가 돼서 좋았다고 생각을 했다.
해어져서도 그녀와 메시지는 계속되었다. 그녀는 현실에서 쿨하고 섹시한 느낌과는 달리 메신저에서는 이모티콘을 자주 쓰는 귀여운 말투였다. 그렇게 집에 가서도 잠이 들기 전까지 우리는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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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빅, 삐빅]
"수고하셨습니다."
나는 입 주위를 닦고 손님에게 물을 건넸다. 내가 생각하더라도 꽤 능숙해 진 것 같은 느낌이랄까?
"다음에도 꼭 찾아주세요."
형식적인 미소를 띠며 미련 없이 방을 나갔다. 방을 나가자마자 실장이 나를 부른다.
"다음 손님 있어. 빨리 준비해 괜찮지?"
"혹시, 그 아저씨예요?"
"아, 왜 그래 그래도 단골이잖아."
나는 대놓고 얼굴을 꾸겼고 실장은 그런 날 보고 달래보려고 애썼다. 출근만 하는 날이면 매일 이 시간에 찾아오는 아저씨가 하나 있었다.
마음먹고 블랙을 걸까 생각했었는데, 약간 애매하기도 했고 팁은 많이 줘서 어쩌지 고민하게 되는 그런 손님이었다.
나는 간단히 리스테린으로 입만 가글한 뒤 방 안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손님 받을 때마다 양치를 했었는데 이제는 조금 바쁘다 싶으면 살짝 가글만 하고 때운다.
방 안에 들어가자 그 손님은 앉아 있었다. 나는 입꼬리를 억지로 올리며 약간 높은 톤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손님, 또 오셨네요."
"어어, 그래 잘 있었어? 반말로 해달라니까."
몇몇 손님들은 그냥 애인인 척 해달라고 대놓고 부탁하는 손님들이 있었다. 키스방 자체가 그런 목적을 가진 손님들이 많았고,
그래서 존댓말보다는 반말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빠오빠거리며 좀 더 친근하게 대해주길 바라는
나도 그런 요구를 종종 받았지만 내가 어색하기도 하고, 일일이 다 들어 주고 싶지도 않아 계속 존댓말을 했다.
"아, 네... 죄송해요. 그냥 존댓말로 하면 안 될까요? 어색해서."
"어이구, 참 아직 그렇게 어색해해서야..... 어쩔 수 없지. 일로와."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보며 눈을 최대한 크게 뜨고 말을 했고 역시나 이번에도 그 아저씨는 내 말을 들어주었다. 이렇게 말을 하면 웬만한 남자들은 거절하지 못했다.
나는 그의 옆에 앉았다. 그는 능숙하게 내가 입고 있는 오버사이즈의 와이셔츠 단추 몇 개를 풀더니 안에 있던 브래지어의 훅을 풀었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순순히 그 손길을 받아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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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실 첫날부터 왔던 손님이었다. 누워서 키스하기를 원했던 팬티 속에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지려 했던 그 손님이었다.
그는 이 업소의 단골인 것 같았으며 실장도 그래서 그를 조금 잘 대해주라고 부탁했다. 그는 꽤나 돈은 많아 보였다. 실장한테도 팁을 간간히 주는 것 같았으니. 하지만 손버릇이 나빴다.
그는 매일 같이 나를 지목했고 천천히 매일 진도를 나갔다. 그리고 조금 순순히 굴어주는 날이면 팁을 주곤 했다. 그렇기에 나는 그의 손을 대놓고 쳐내지 못했고 옷 위로 쓰다듬던 그의 손은 어느덧 브래지어 안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방에 들어오면 대놓고 브래지어부터 벗겼다. 만지는 데 방해된다 이거지, 나도 돈 욕심에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는 게 문제이긴 했다.
바로 이전에 그가 왔을 때는 그는 내 팬티를 안에 손을 넣어 내 보지를 만지기도 했다.
그의 손은 몸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내 클리를 열심히 문질렀다.
남한테 처음으로 클리토리스를 만져진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날 그가 용돈이라고 준 돈은 이렇게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은 돈이었다. 그 정도 돈이면 다른 2차까지 허용되는 업소에 가는 게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나는 브래지어 후크를 풀어 살짝 끈을 어깨로 내렸다. 살짝 와이셔츠 밖으로 맨가슴이 티어나오게 한 뒤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그가 내 몸을 애무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천천히 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신경을 조금이라도 분산시켜야 오늘 나갈 진도를 천천히 나갈 테니.
그의 혀가 당연하다는 듯이 내 앞니를 건드린다. 살짝 벌려 받아드리니 당연하다는 듯 내 혀를 찾아 억지로 얽혀온다.
키스도 조금 천천히 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혀를 일으켜 세워 그의 혀 놀림에 호응을 해준다. 담배 냄새가 치약의 민트향과 섞여 놨다. 양치했지만 냄새까지 다 사라지진 않았다.
그렇게 잠깐 시간이 지난 뒤 그의 손이 내 가슴 주위로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그의 손을 피하고자 그의 목 뒤로 손을 올려 감싸고 확 끌어 앉아 가슴을 그에게 밀착 시켜 만지기 어렵게 하였다.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이 일은 손님과의 줄다리기였다.
한 시간 동안 입만 맞추고 있을 수는 없었다. 물론 경험 없는 손님(호구라고도 한다)은 이야기하고 입만 맞추다 가는 손님도 있긴 했다.
하지만 조금 경험이 있는 손님은 백이면 백 점점 높은 수위를 요구했고 여자들은 요령껏 그 수위를 최대한 낮춰 못된 손놀림을 막아내려고 했다.
이것저것 다 허용해줄 거면 이 적은 돈 받고 키스방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차라리 대놓고 성행위 업소에 가면 됐으니….. 그래서 그 손님의 욕구와 그걸 막아내려는 여자들의 줄다리기가 여기 키스방의 핵심이었다.
내 입장에서 그나마 괜찮은 손님들은 의외로 자기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내 몸을 만지는 손님들이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 아저씨처럼 반대로 자신의 욕구보다는 여자를 흥분시키려 하는 손님들은 닿는 손길 자체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더 간지럽다고 해야 하나 더 소름이 끼친다고 해야 하나. 닿는 순간 몸을 움찔하게 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들때는 오히려 기분이 나빠지면서 은근히 자존심이 상하는 기분이 들었기에 뭔가 더욱 꺼려졌다.
결국, 그의 손은 내 가슴이 자기 것인 마냥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만질 것은 알고 있었으니까, 단지 오늘, 내 생각보다는 훨씬 진도가 빠르다.
어떻게든 오늘 줄다리기를 잘해 그의 나쁜 손을 막아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