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9화. 이게 호스트인가.
9화.
“누구세요...?”
“네...?”
“어디 가게에서 오셨어요?”
어디 가게냐니.
외모의 비약을 한참 마시다, 오줌이 마려워져 화장실에 갔다 오던 차에 실장님에게 들은 말이다.
“실장님 저예요 민우.”
“민우 ...? 오늘 출근 한 민우...?“
”네...“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실장님의 얼굴을 바라보니, 내가 바뀌긴 바뀌었나보다.
‘좋은 쪽 이겠지...?’
너무 갑자기 다 마셔버린 건가...싶은 생각에 어색해서 허허. 거리고 있을 때 방에서 같이 일을 하시던 ‘준호’ 선수 형님이 나오시다 멈춰 섰다.
“왜 창식아 편의점 가자매.”
실장님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건지 준호형님을 한번 뒤돌아보곤 손짓으로 나를 가르키며 말했다.
”아니 준호형. 내가 미친 건가...? 얘 누군지 알겠어?“
실장은 준호형님과 나를 번갈아 보면서 무언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내 준호형도 실장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내게 말했다.
”...? 갑자기 잘 생기지셨어요?”
“똑같은 것 같은데요...”
한참을 묵묵하게 쳐다보더니 “술 마시면 얼굴이 펴지는 스타일인가?” 라고 말하며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곤 실장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 내 얼굴이 그렇게 바뀐건가...?‘
’전생의 업‘
명명: 전생의 업
ㅡㅡㅡㅡㅡㅡㅡㅡ
김민우 20세 남성
외모: 59/100
특성: 말재주3, 선구안5,
상점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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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확실히 바뀌긴 한 것 같다.
기존 49점이던 외모 점수가 어느새 59점이 되어 있다.
60점 기준이, 아이돌 2군 정도 외모라 했었으니.
’그럼 지금 나는 무명 아이돌급인가..?‘
뭔가 기분은 좋지만 그렇게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그때 들려오는 후다닥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이동하는 선수들이 보인다. 은근슬쩍 행렬에 끼어서 걸었다.
몰랐는데 여기저기 선수들이 나오는 게 가히 개미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자~~ 줄, 다들 서보자. 2명 초이스거든? 두 명 다 보면 돼. 5명씩 들어갈게.”
내 앞뒤로 줄을 서며 웅성거리는 소리에 정신이없었다.
‘그래도. 강남 만큼은 아니야... 충분히 할 만 한 것 같은데.?’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쭈욱 스캔하는데, 나름 이 정도면 적어도 이 안에선 상위권인 듯 싶다.
그렇게 선수들의 외모 상태를 어느 정도 체크 하다보니 긴장되던 마음에 자신감이 붙는다.
똑똑똑
방 문 앞에 있던 처음 보는 실장은 방안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잠시 기다리더니, 노래가 끝나자 문을 살짝 두드리며 고개 만 빼꼼 넣곤 방안에다 말했다.
“초이스... 보여드릴게요?”
문 안에 목 만 넣은 자세로 문틀을 잡곤 한참을 뭐라 뭐라 하더니, 이내 우리를 쳐다보곤 숫자를 세다가 방문을 활짝 열었다.
“들어가자~~”
실장의 말 소리와 동시에 천천히 들어가는 선수들을 보면서, 4번 째로 서 있던 나도 앞을 따라 들어갔다.
‘후우... 이틀 출근 했다고 얼은 안탔네. 긴장 돼 죽겠다.’
스윽거리며, 방 안으로 들어오니 시야에 비추는 쨍한 주황빛 조명에 눈앞이 점멸하듯 흐려지다 돌아오고, 그 사이로 보이는 5평 정도 공간에는 20대 초반 정도 됐을까, 싶은 여자 두 명이 앉아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1조~~ 자 1조 인사할게요~”
”승민이요“
”철우요“
”열심히 할게요“
”민우요.“
”성진이요~~“
미친놈인가...? 한창 진지한 표정으로 여자들과 아이컨텍을 하던 중 3번의 소개에 풎, 소리와 함께 실소가 터져 버렸다.
황급히 표정을 관리한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여자들을 다시 쳐다보자 그제야 눈에 뛰는 얼굴들.
”야 저저 4번 오빠, 뭔가 차윤우 닮지 않았냐?“
나랑 한창 눈을 맞추던 여자는 오른쪽에 앉아 있던 여자였는데, 갑자기 들리는 왼쪽에서 나는 소근거린 소리에 눈을 돌리니 순간, 오른쪽 여자가 나를 손짓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나 4번. 너는.“
갸우뚱거리던 왼쪽 여자는 나를 잠시 바라보다 이내 실장에게 ”없어요.“ 말하더니 문 앞을 바라본다.
”4번 초이스.~ 이름이 뭐지?“
”아 저 민우요.“
”오케이~ 창식이형 새끼지?“
‘창식이형 새끼는 뭔말이야...? 아까 나 데려온 사람이 창식이 아닌가?’
실장의 말을 듣곤 긴가민가해진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왠지 느낌상 이게 맞을 것 같았다.
”오케이~ 오른쪽 가서 앉아.“
그 말과 동시에 오른쪽 여자를 쳐다보며 걸어가자, 방문이 열리며 기존에 들어왔던 선수들이 퇴장했다.
”안녕하세요?“
”네네.“
인사와 동시에 자리에 앉아, 테이블 중앙에 정리되있 던 글라스와 얼음통을 손으로 당겨 왔다.
집게로 얼음을 집으며 여자의 잔을 보니, 이미 술과 얼음이 담겨 있었다.
고개를 살짝 끄덕이곤
자연스레 내 잔에 얼음을 담으며 술을 따랐다.
‘그래도 같은 사람이라... 그나마 덜 긴장되네...’
잠시 강남의 여자와 유정이 누나를 떠올리다, 옆에앉은 어린여자를 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손을 올려 자연스럽게 술잔을 들려는 찰나, 방문이 벌컥 열리며 새로운 선수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2조 초이스요~“
서서히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는데 중간쯤에 들어오신 준호 형님이, 순식간에 테이블을 한 바퀴 둘러보곤 나를 보며 눈을 휘둥구레 뜨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헤헤... 뭔가 인정 받은 기분인데?’
그렇게 잠시간의 초이스가 지난 후 선수들이 전부 나가며 실장 혼자 방 안으로 들어와 앞에 있는 여자를 쳐다보며 말한다.
”골랐어?“
”음... 없는데?!“
”흐음...“
여자와 대화하는 실장을 번갈아 보던 중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정신을 다급히 잡았다.
“오빠, 쨘...”
“아, 예예. 짠..”
여자가 어색한 표정으로 내미는 잔을 보다 황급히 잔을 올려 짠을 하곤 마셨다.
’크으... 갑자기 또 쓰네.‘
입맛을 다시며 쓴 표정을 최대한 숨킨 뒤, 잔을 내려 놓고 여자를 한 번 바라봤다.
어색한 표정의 여자가 퍽 귀엽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앞에 있던 실장의 곤란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흐음... 지수야 그러면 2조에 1번 어떤데?”
“오빠 아는애야?”
“아니 출근한지 며칠 안 됐는데, 나름 괜찮아.”
“흐음...“
고개를 살짝 옆으로 꺽으며 짙은 신음을 내며 고민하는 여자, 그 여자를 보던 중 순간, 눈이 살짝 마주쳤다.
“저런 오빠 더 없어?”
“...음 그럼 좀 더 기다려볼래??”
“아니다, 그냥 오빠가 말 한 사람 불러줘.”
“음, 그래. 오케이~ 잘 할 거야. 뭔 일 있음 바로 말하고. 치킨하나 시켜 줄까?
“오빠 반반으루요~!!!”
한참이나 조용하다 대뜸 반반을 외치는 내 옆의 여자를 힐끔, 바라보곤 양주병을 들고서 술을 다시 따라주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나가는 실장을 뒤로 하고 시선을 돌려 여자의 얼굴을 마주치며 생각했다.
‘선구안 특성때매 그런 건가...? 여자 표정이 뭔가 더 잘 보이는 것 같네... 긴장, 어색, 피곤, 즐거움, 호기심, 흐음...‘
대충 특성의 메커니즘 중 하나를 이해하곤 고개를 살짝 끄덕이다가, 방 안으로 들어오는 선수의 얼굴을 바라보며 술병을 슬쩍 밀어 주었다.
‘근데 다 좋은데... 뭔 말을 해야하는 거야.. 분위기가 너무 조용한 게 이러다 좆될거 같은데...?’
순간,뭔가 쌔한 느낌이 들어 황급히 여자와 시선을 마주치곤 기본적인 호구조사를 시작했다.
.
.
.
스으윽
대화를 하던 중 방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치킨 포장지를 보니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오 치킨~~”
“치킨!”
맞은편의 여자와 선수는 만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친해진 듯 연인처럼 팔짱을 끼며 앉아있다 치킨을 보고선 벌떡 일어났다.
“치킨 먹을래?“
”웅...“
자리에서 일어나 파트너 누나에게 치킨을 챙겨 주며 먹을까 말까 속으로 백 번정도 고민하곤 고개를 저었다.
‘아... 나도 치킨 좋아하는데. 배고파서 미치겠네.. 프로는 일희일비 하지 말라던 대.’
미친 듯이 먹고 싶었지만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글이 떠올라 치킨을 건네주고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제대로 된 선수가 되려면 손님들과 겸상하지 말라던 내용의 그 글은, 말 그대로 일하는 도중에는 술을 제외하곤 손님들이 억지로 먹이지 않는 이상 음식에는 손대지 말라던 글이였다.
‘왜 그런 거지? 그 새끼가 그냥 소식좌 아닌가?’
라면도 두 개, 치킨도 한 마리, 피자도 한 판, 넉넉하게 먹는 다소 공감은 안 되는 나에겐 이 치킨타임이 가장 지옥이였다.
”안 먹을래 이거?“
”누나 나 괜찮아 누나 많이 먹어.“
가져다 준 다리살을 조금 발라 내미는 누나를 바라보며 예의상 거절을 외쳤지만, 그래? 표정을 짓고선 그대로 입에 치킨을 때려 넣는 누나.
‘이런씹... 한 번은 더 물어봐 줘야지 누나!!’
타는속에 애꿎은 양주만 벌컥벌컥 들이키며 닭 다리를 야무지게 먹고 있는 누나를 바라본다...
‘내가 오늘 퇴근하면 무조건 치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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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still loving you~ 벌써~~
어느새 치킨을 다 먹었는지 물티슈로 손을 닦고 노래를 하는 선수를 바라보다 누나와 짠을 하고 술을 마신다.
뭔가, 호빠는 전부 유정이 누나처럼 허리에 손을감고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우린 지금 매우 건전한 상태로 옆에만 앉아 있지 스킨쉽 없이 짠을 하고 일상 대화를 나누면서 술 만 먹고 있다.
‘이래도 되나...? 딱히 뭘 바라는 표정은 아닌데..’
어느샌가 익숙해진 선구안의 옅은 감정 읽기에 누나의 얼굴을 보며 하염없이 하는 말에 호응을 해준다.
“오 진짜요?”
“웅웅... 그래서 내일부터 첫 출근이야.”
“오~~ 저도 가도 돼요?“
”와!! 내가 해 줄게.“
알고 보니 이 누나 미용사였다.
강남에서 연예인샵? 거기서 일 하다가 대표의 부탁으로 분점 때매 수원까지 내려왔다는데, 얘기하는 걸 들어 보니 꽤 가 볼 만 하겠다 싶었다.
‘근데 그런 가게면 비싸지 않나...?’
“흐음... 누나 거기 가면 어떻게 지인 디시 좀 있나요?”
다소 짜치는 멘트지만...
호빠 2일차인 나에겐 아득하다.
“돈도 잘 벌 것 같은 애가 왤케 성격이 짠돌이람?”
“크흠... 사실 제가 오늘 출근한지 이틀 됐어요.”
“...?”
놀란 표정을 지은 채 쳐다보는 누나를 보면서 고개를 살짝 끄덕이니 어버버 거리다가 손바닥으로 팔뚝을 한 대 맞았다.
“아니 그럼 이 일을 왜 하는데? 정상적인 일 하거나, 아니면 아이돌 같은 거라도 해! 너보다 못생긴 애들도 많아!”
진심으로 하는 얘긴가 싶어서 누나를 쳐다보다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누나 저는 호스트바로 최고가 되어야 해요.”
“왜???“
”운명이랄까...“
”...”
미친새끼 보는 표정으로 지그시 쳐다보는 누나지만 어쩔 수 없다. 사실이니.
“여튼 그래서 돈이 많이 없어요. 나중에 성공하면 드릴 테니 당분간은 지인 할인 해 줘요.”
신박한 개소리를 하기 시작했지만, 누나도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술잔을 들었다.
“그래. 해 줄게 90% 연예인 디시로 넣어줄 테니까 와서 받고가.”
“오!”
화통한 누나의 말에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이다 술잔을 들고 유리잔에 소리가 나도록 시원하게 짠을 갈겨 버렸다.
’좋다. 호빠... 연예인 디시는 또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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