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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2화 "700년 지난 빙의"


문고리에 열쇠를 꽂아 돌리는 소리가 들렸고 문이 벌컥 열렸다. 놀란 혈마가 눈을 뜨는 동시에 그의 코에서 피가 쏟아져 내린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성우의 누나였다. 이상한 냄새와 누나 방까지 전해지는 뜨거운 열기 때문에 급하게 문을 따고 들어왔다. 샤워하다가 뛰쳐나왔는지 그녀가 두른 샤워 타올은 아슬아슬하게 흘러내려 깊은 가슴골을 시원하게 드러냈고. 타올 사이 벌어진 틈으로 그녀의 눈부시도록 새하얀 허벅지가 유혹적으로 드러나 심법을 연마하던 혈마의 피가 가꾸로 솟았다. [[ 크헉...이런... 자칫하면 주화입마에 빠지겠어. 이 세상은 도대체 어떻게 돼먹은 세상이냐? ]] 코피를 쏟는 동생을 본 성우의 누나인 태성아는 깜짝 놀라며 달려가 침대 위에 오르며 동생의 어깨를 붙잡는다. “너 꼬라지가 이게 뭐야? 피는 왜 흘리는데? 어디서 처맞고 온 거냐? 어떤 새끼야? 어?” 역겨운 냄새에 코를 막는 성아. “뭐야? 이 새끼들 너한테 똥도 뿌렸어? 이런 미친 새끼들이.” 동생의 상태를 보고 길길이 날뛸수록 성아의 가슴은 양쪽이 다른 방향으로 춤을 추며 고혹적인 유혹을 날리고 있었다. 태성아. 그녀의 미모도 범상치 않았다. 성우의 키가 180cm 정도인데 키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고 허리에서 골반까지 흐르는 라인이 두드러지게 잘록하고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타올을 밀어서 떨어트릴 거 같은 터질듯한 가슴이 압도적이었다. 혈마는 눈알을 굴리며 시선을 돌린다. “옷이라는 걸 좀 입으면 안 되겠나? 다큰 규수가 어찌 이런 경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단 말인가?” “지랄하네 너 똥 기저귀도 내가 갈아서 키웠어. 까불지 말고 어떤 새낀지 말해 모가지 따버리게.” 혈마를 마치 어린아이 다루듯이 다루는 성아는 흐르는 코피를 닦아준다며 타올의 아랫부분을 올려 다가온다. 벌어진 타올 사이로 그녀의 속살이 드러났고 붉은 망사 속옷 속에 검은 숲이 슬쩍 보였다. 푸슉. 코피가 또 역류했다. 빠악. 눈앞에 별이 반짝인다. “이 새끼가 눈깔을 어디다 고정 박는 거야? 뒤질래? 너 새끼 고추도 내가 껍질 까서 씻겨주고 그랬는데 누구 팬티를 훔쳐보는 거야?” 성아의 말이 오히려 더욱 자극이 됐다. [[ 아니 혈육끼리 그런 짓을 했단 말인가? 껍질을 까서? 이런 육시럴. ]] 욕설을 퍼붓고 있었지만 아래는 튼튼한 텐트로 건강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콰앙. 턱에 한 방 제대로 꽂혔다. “이 미친 새끼가. 어디서 세우고 지랄이야? 그 일진 새끼들 죽이기 전에 너부터 죽여야겠다. 이리와.” 혈마의 머리를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헤드락을 거는 성아. 물컹이는 그녀의 가슴이 혈마의 볼을 짓눌렀고 그 감촉이 황홀했으나 이내 자신이 누군지 떠올린다. “네 이년. 감히 내가 누군지 아느냐? 어서 이 팔 치우지 못해?” 얌전하고 평생 반항이라고는 밥 안 먹는다고 떼쓰는 게 전부였던 동생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놀란 성아가 그대로 굳어 잠시 멍하니 있었다. “다 큰 처자가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내 이번만은 참아 줄 터이니 어서 꺼져라.” 혈마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근엄하게 꾸짖었다. 그때 나갔던 멘탈이 돌아오는 성아의 눈에는 광기가 서린다. “이게 어디서 처맞고 와가지고 돌았나? 너 내가 누군지 몰라? 나 태성아야 태성아.” 퍼퍼퍽. 퍼퍼퍽. 벌떡 일어난 성아가 혈마의 가슴을 걷어찼고 창졸간에 당한 그가 침대에 널브러지자, 지근지근 밟는다. 아무리 무공이 사라진 시대라고 하지만 태씨 집안은 혈마교의 절대 천존. 혈마 태운학의 피를 이은 타고난 무골이었다. 성우만이 공령지체라는 특이한 체질이라 약골일 뿐. “그래. 어디 한 번 들어보자. 니가 누군데 어? 도대체 누구실까? 콱 꼬추를 뽑아버릴까보다.” 맞으면서도 아직 자신의 처지를 파악하지 못한 혈마. “끄악. 컥. 컥. 네..네 이년.. 감히 본 좌의 몸에.. 컥.” 그렇게 비명을 지르면서도 혈마는 묘한 희열에 휩싸였다. 자신의 몸을 짓밟는 성아의 발아래서 타월 틈으로 드러나는 은밀한 속살이 그의 눈에 그대로 박혔기 때문이었다. 무림을 피로 물들였던 잔인한 악마는 지금 난생처음 느껴보는 굴욕 속에서 기이한 즐거움을 발견하고 있었다. 고통 속에서도 번지는 서늘한 미소는 야릇하고 새로운 감각에 취해 자연스럽게 드리워지고 있었다. 육체의 주인인 성우의 성향인지 아니면 혈마의 본능이 꿈틀대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 성아의 분노가 지나가고 어둠이 하늘을 집어삼킨 시간. 아무도 없는 다락방에 올라 가부좌를 틀고 앉은 혈마. “그래 지금의 나는 혈마교 전촌. 혈마 태운학이 아니다. 그저 나약하기 그지없는 유성우일 뿐이야. 기다려야 한다. 힘을 되찾을 때까지.” 성아에게 짓밟히며 기분은 좋았지만 아픔에 못 이겨 반항하려 했지만, 그 노력은 성아의 무력에 힘없이 무산됐다. 힘이 없는 혈마는 혈마가 아니었다. “힘을 되찾을 때까지는 완벽한 태성우가 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태성우는 아니어야 한다.”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고 운기조식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낮에 이루지 못한 내력의 주머니를 느끼는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허약하기 그지없던 육체가 그의 의지에 따라 미미하게나마 반응하기 시작했다. 고요한 방 안, 혈마의 호흡은 점차 깊고 길어졌다. 그의 의식이 성우의 몸속을 유영하며 막힌 기혈(氣穴)을 뚫어내려 하자, 육체는 격렬하게 저항했다. 온몸의 세포가 비명을 지르는 듯한 끔찍한 고통이 밀려왔다.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져 내렸고, 피부에서는 시커먼 노폐물이 끈적하게 배어 나왔다. 마치 오랜 시간 묵었던 독소가 배출되는 듯한 모습이었다. 혈마는 이를 악물었다. 무림에서 수많은 고통을 겪어왔던 그였지만, 내공 없이 맨몸으로 겪는 이런 종류의 고통은 낯설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육체의 변화를 느끼며 묘한 희열을 느꼈다. 뼈마디가 뚝뚝 소리를 내며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했고, 흐물거리던 근육은 미약하게나마 단단해지는 감각이 전해졌다. 그의 의지가 허약한 육체를 강제로 재창조하는 과정이었다. 새벽녘, 고통의 파도가 잠잠해졌다. 혈마는 땀으로 범벅이 된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경악과 함께 경이로움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손을 들어 올리고 이리저리 휘저어 보기도 하고 힘을 주어 쥐어 보기도 한다. 어제와는 확연히 다른, 단단하고 탄력 있는 감각이 손끝에 전해졌다. “오늘은 이만하면 되겠지. 생각지도 못한 성과야. 공령지체. 만약 무림에 있을 때 나에게 이런 육체가 주어졌다면 지금 역사는 바뀌었을 것인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래로 내려온 성우는 욕실로 향했다. 그리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 그는 잠시 굳어버렸다. 어제의 비실거리던 태성우는 온데간데없었다. 핏기 없던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고, 흐리멍텅하고 순진해 보이던 눈빛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예리하게 빛났다. 어깨와 팔뚝에는 잔근육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땀과 노폐물로 뒤덮였던 피부는 거짓말처럼 깨끗하고 매끈하게 변해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감각의 변화였다. 욕실 안의 미세한 공기의 흐름, 저 멀리 복도에서 들려오는 아주 작은 발소리, 심지어 외부의 희미한 냄새까지, 모든 것이 몇 배는 더 선명하고 예민하게 느껴지는 거 같았다. “말도 안 돼... 하룻밤 만에 이 정도의 변화라니!” 기대 이상이었다. 아니 상상 이상이었다. 과거 무림에 존재하던 모든 무공과 심법을 이해하던 혈마의 천재성도 있었지만, 육체의 특이 체질이 더 큰 효과를 내고 있었다. 성과에 만족한 혈마는 샤워기 앞에 섰다. “음...그러니까 여기서 그 성아라는 이 몸의 누나가 샤워를 했다는 거지?” 그녀를 상상했다. 혈마의 입가도 아래에 그놈도 흐뭇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이런 미친놈. 내가 이런 놈이었나? 그 아이는 내 후손이야. 정신 차려. 그리고 난 800살이나 먹은 퇴물이다.” 뒤늦게 스스로를 훈육해 보려 하지만 그녀가 껍질을 까서 씻겨줬다던 꼬추는 여전히 반응하고 있었다. “카악. 퉤잇 이놈. 어디서 이런 저질스러운...” 고개를 숙이고 물건에 침을 뱉았다. 그리고 샤워기를 틀었다. 차가운 물줄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몸에 닿는 순간, 혈마는 저절로 깊은숨을 내쉬었다. 무림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물의 감촉이 전신을 감쌌다. 운기조식으로 배출된 검은 노폐물이 물줄기와 함께 발아래로 흘러내렸다. 끈적하고 탁했던 액체는 마치 태성우의 허약했던 과거가 씻겨 내려가는 듯한 상징적인 모습이었다. 혈마는 자신의 손으로 몸을 쓸어내렸다. 매끈하고 탄력 있는 피부는 더 이상 예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몸은 마치 새롭게 주조된 강철처럼 단단하고 견고해진 것을 느끼며, 알 수 없는 만족감에 젖어 들었다. ****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혈마는 성우처럼 아침 인사를 건네고 집을 나섰다. 성아가 창밖으로 보이는 혈마를 보며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어? 아줌마. 쟤 성우 맞아요? 뭔가 분위기가 다른 거 같은데. 뭐지? 뭐가 달라진 거지?” “그러게. 어제 다친 상처도 말끔한 거 같고 뭔가 다르네. 하루 만에 덩치가 커진 거 같기도 하고. 예뻐진 거 같기도 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서는 혈마를 보며 성아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짜식 누나한테 좀 맞더니 정신 차렸나?” 성아가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 있을 때 혈마는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교문을 막 들어서려는 순간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어이. 태성우. 뭐냐? 벌써 학교 와도 되냐? 어제 다 죽어 가는 거 같던데.” 현수 패거리다. 움찔. 태성우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육체는 순간적으로 경직되었지만, 혈마의 지배 아래 곧 광기 어린 미소를 띠었다. “나 오늘 기분이 완전 좋거든 그러니까 조용히 꺼져.” 현수 일당을 무시하고 교문으로 들어서려는 혈마. “뭐? 지금 나보고 그런 거야? 저게 처 돌았나? 무시하고 가는 혈마의 어깨를 잡으며 돌려세우는 현수. ”살고 싶으면 내 어깨에서 똥 냄새나는 그 손을 치워라.“ ”저새끼 어제 머리를 다쳐서 뇌가 녹았나? 야 태성우. 얘 현수야. 배현수.“ 성배가 혈마의 귀에 손을 빙빙 돌리며 미쳤냐는 듯이 물었다. ”알아. 지보다 약한 놈들만 골라서 괴롭히는 찐따 새끼 배현수.“ 혈마의 말에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것을 느낀 현수가 멱살을 쥐어 잡는다. ”이 개새끼가 진짜 죽고 싶어?“ ”자신 있으면 죽여 보던가. 어디 조용한 데 갈까?“ 퍼억. 현수의 두 팔을 쳐내며 앞장서서 으슥한 골목으로 향하는 혈마. ”넌 뒤졌어 개새끼.“ 현수 패거리도 혈마의 뒤를 따른다. 그리고 5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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