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화 93화 절정에 이르기 한 걸음, 로터 꺼버리기
미레를 조사요원들에게 보냈다. 준비가 끝났다는 신호와 함께.
잠시 후, 그녀의 안내를 받은 그들이 복도를 따라 내려왔다.
무거운 발소리가 차가운 돌바닥을 짓누르며,
끈적한 긴장감이 마치 안개처럼 낮게 깔렸다.
문 앞에 다다른 미레가 조용히 문을 열었다.
이어, 한 걸음 옆으로 비켜섰다.
그 틈으로 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순간,놈들과 눈이 마주쳤다.
짐승의 새끼처럼 겁에 질린 눈빛.
어두운 밤길에서 불현듯 불빛을 마주친 들짐승처럼,
속을 들킨 생쥐처럼! 놈들의 눈동자가 덜덜 떨렸다.
한순간, 방 안의 공기까지 얼어붙은 듯.
“그쪽에 앉으시면 됩니다.”
내 턱짓 하나에 그들의 시선이 동시에 움직였다.
내 맞은편, 준비된 의자들을 향해 서툰 걸음으로 다가가 앉았지만.
엉덩이는 의자에 닿았을 뿐, 몸은 끝내 착석하지 못한 듯 들떠 있었다.
허리도, 어깨도 굳어 있고
온 신경은 도망칠 틈을 찾는 데 쏠려 있었다.
마치 이 방 안이 감옥이라도 되는 듯이!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던 증인을 눈앞에 두고도,
기쁨은커녕, 얼굴에는 오직
절망
입술은 바싹 타들어 있었고, 표정은 ‘망했다’는 말을 간신히 삼킨 듯 미묘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어느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못한 정적 속에서—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의자에 조용히 앉아 있는 야니를 가리켰다.
“당신들이 말한 아스테라님의 자작극, 여러모로 깊이 생각해봤습니다.”
이미 팽팽하게 긴장된 공기였건만,
내 말이 떨어지는 순간—
마치 그 긴장이 얼음처럼 굳어져 버렸다.
숨소리조차 사라진 고요.
그 틈을 가르고ㅡ
꿀꺽.
놈들 중 누군가의 침 삼키는 소리가 유독 크게 울려 퍼졌다.
나는 그들의 눈을 또렷하게 마주 보며,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전 군단장 야니에게 물어본 결과, 아스테라님의 자작극이 아님을 확신했습니다. 그렇지 야니?”
조사요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야니를 향했다.
주먹은 힘겹게 쥐어졌고, 숨은 멎었다.
모두가 그녀의 입술이 열리길 기다렸다.
그 순간—
나는 내 안의 살기를 곧바로 야니에게만 향하게 했다.
약지에 자리 잡은, 무명의 반지.
이제는 그 힘 덕분에 살기의 범위를 조절할 수 있었다.
마구잡이로 퍼뜨리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한 자루 송곳처럼!
한 지점만을 찔러 관통할 수 있었다.
지금, 그 송곳은 야니의 심장을 향해 곧장 뻗고 있었다.
그녀의 몸이 살기에 짓눌리듯 덜덜 떨리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녀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단검을 쏜것은 아스테라님의 자작극이 아닙니다. 제가 천족과 손잡고 복수를 계획한 것입니다.”
그 한 마디.
그것만으로—
조사요원들의 얼굴이 일제히 무너져 내렸다.
그들의 눈빛 위로
두 글자가 또렷하게 떠올랐다.
절망
“…확인하겠네. 바르티스코?”
바헬무토 공작이 그를 부르자, 바르티스코는 거대한 체격에 어울리는 굵직한 손을 조용히 품 안으로 넣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꺼낸 것은 안경 하나.
그가 안경을 눈가에 걸치자, 금세 그 크기에 맞춰 프레임이 유연하게 늘어나며 착 감겼다.
눈빛이 번쩍.
한 줄기 기류처럼 공기가 살짝 떨렸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그는 이내 고개를 젓고 안경을 다시 품에 넣고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이어진 선이 없어. 정신계 접촉은 일절 없네. 그녀 스스로의 의지로 말하는 걸세.”
“그렇군.”
공작의 짧은 대답은, 오히려 더 무겁게 떨어졌다.
그리고 이어진 한 마디.
“자네가 따르던 군주 루시퍼도 천족과 관련있었나?”
조사요원들의 숨이 걸렸다.
말은 없었지만, 그들은 속으로 간절히 바랐다.
지금이라도 야니가 거짓말을 해주길.
이 모든 게 혼자만의 독단이었다고, 그렇게 둘러대주길!
그렇게만 된다면!
지금이라도…무너져가는 판을 어찌어찌 수습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들의 마지막 희망은 유리처럼 깨져 내렸다.
소리도 없이 산산조각이 되어 흩어졌다!
“…전 루시퍼님, 아니 그 전전대의 루시퍼님부터 천족과 결탁하고 있었습니다.”
그 한 문장이 이 모든 게임을 단번에 박살 냈다.
조용히 증인을 제거하려 했던 시도도.
아스에게 뒤집어씌우려 했던 철저히 계산된 누명도.
얇은 거품 위에 겨우 버티고 있던 거짓의 진실이— 펑, 하고 터졌다.
이제 이 누명을 다시 씌우려면, 그보다 더 강한 ‘이름’이 필요할 것이다.
가령,
‘마왕’ 같은.
***
성 밖으로 우리는 광장으로 발걸을음 옮겼다.
조사요원 중 하나가 침을 꿀꺽 삼켰다.
긴장된 기색이 역력했지만, 되레 침착한 척 목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묻는다.
“그, 증거는?”
짧고 단호한 물음.
그 한 마디가, 온도를 다시 싸늘하게 식혔다.
야니는 고개를 약간 떨군 채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젠 모두 사라졌습니다. 하나도 남지 않고.”
말끝에 스쳐 지나간, 그녀의 눈빛.
쓸쓸함이 짧게, 그러나 분명하게 흔들렸다.
증거가 없단 말 때문일까.
공작놈의 안색이 살짝 밝아졌다.
그런 놈을 괘씸하게 노려보자, 놈은 얼굴에서 밝은 낯색을 지우곤 다시 찌푸렸다.
가는 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물음 하나가 이어졌다.
“단지 복수심 때문인가? 야니.”
그녀는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눈동자에 담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슬픔도, 미련도,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자조까지.
그리고, 조용히 대답했다.
“그게 마족이잖아요.”
좋은 대답이었다.
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손끝으로 톱니바퀴 모양의 둥근 리모컨 버튼을 만지작거리다 부드럽게 돌렸다.
딸깍—
1단.
위이잉—지이잉—
"ㅡ!"
야니의 몸 깊숙이 자리 잡은 로터가 낮고 규칙적인 진동으로 깨어났다. 그녀의 가장 은밀한 부위를 자극하며, 쾌락의 물결이 서서히 그녀를 휘감았다.
숨을 삼키며 이를 악물었지만, 억눌린 신음이 목구멍에서 새어 나왔다.
땀에 젖은 하얀 와이셔츠는 그녀의 굴곡진 몸에 달라붙어 반투명하게 변했다.
단단한 유두의 실루엣이 얇은 천 아래 도발적으로 드러났고, 짧은 미니스커트는 떨리는 허벅지를 아슬아슬하게 가렸다.
붉은 하이힐이 광장의 차가운 바닥을 딱딱 울리며 불안정하게 흔들렸다. 그녀의 손은 미니스커트 자락을 꽉 쥐었고,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며 억제된 불안을 드러냈다.
조사요원의 날카로운 시선이 그녀를 꿰뚫었다. 야니는 천천히 고개를 들며 그 시선을 마주했다. 그녀의 눈동자는 쾌락의 파도에 흔들리며 흐릿해졌지만, 이를 악물고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제 복수심 때문이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쾌락에 젖은 교성과 뒤섞여 미세하게 갈라졌다. 하지만 단단한 결의가 그 떨림을 꿰뚫었다.
“존경하던 루시퍼 군주님과 저의 여동생에 대한 복수였습니다. 피엔 피로 갚고 싶었습니다.”
말을 뱉는 순간, 그녀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로터의 진동이 한층 강렬해지며 그녀의 다리를 휘청이게 했다.
손톱이 손바닥에 깊은 자국을 남겼고, 그녀의 숨소리는 뜨겁고 불규칙하게 터져 나왔다.
모든 소리가 그녀의 귀에 멀게 울렸다.
오직 조사요원의 차가운 눈빛과 그녀 안에서 점점 커지는 쾌락의 파도만이 선명했다.
“결과는 보시다시피 이렇지만요.”
바헬무토 공작이 콧수염을 쓰다듬으며 혀를 찼다.
쯧쯧쯧-
나는 야니의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며 묘한 쾌감을 느꼈다.
그녀의 떨리는 허벅지, 땀에 젖은 목덜미, 억눌린 신음!
모두가 내 통제 아래 있었다.
조사요원들에게 한 방 먹인 상으로, 나는 리모컨을 부드럽게 돌렸다.
딸깍—
7단.
위이이이잉—!
지이이이잉ㅡ!
야니의 몸이 순간 굳었다가 부르르 떨렸다.
그녀의 가장 은밀한 부위를 파고든 로터의 강렬한 진동이 쾌락의 파도를 몰고 왔다.
미니스커트 아래로 뜨거운 애액이 흘러내려 그녀의 허벅지를 적셨다.
하얀 와이셔츠는 땀과 욕망으로 반투명하게 변해 음란했고, 단단한 유두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가학심을 부추겼다.
붉은 하이힐이 광장의 차가운 바닥을 불안정하게 울리며 그녀의 다리가 후들거렸다.
흐으…
그 연약한 모습은 언제라도 덥칠 수 있는 작은 짐승처럼, 입맛을 돋궜다.
야니는 입술을 꽉 깨물며 신음을 삼켰지만, 갈라진 숨소리가 뜨겁게 새어 나왔다. 그녀의 손은 미니스커트 자락을 쥐며 부들부들 떨렸다.
나는 시치미를 떼며 태연히 서 있었다.
그녀의 억눌린 숨소리가 내 귀를 간질였다. 조교가 완성된 야니는 마력 로터를 보지와 뒷구멍에 품은 채 조사요원들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녔다.
그녀의 순종은 쾌락이 얽힌 완벽한 결과물이었다.
로터가 그녀의 마력을 빨아들여 끊임없이 자극하자, 그녀의 내부는 애액으로 흥건히 젖어 허벅지를 타고 미끄러졌다.
야니는 마력 로터의 자극 속에서 조사요원들의 질문에 답하며 사건 현장을 재현했다. 로터는 그녀의 마력을 빨아들이며 끊임없이 그녀를 몰아쳤고, 그녀의 내부는 흥건히 젖어 허벅지를 타고 미끄러졌다. 바헬무토 공작이 팔짱을 끼며 물었다.
“그래서, …를 이용해서 신호를 보냈다는 거지?”
야니의 목울대가 크게 울렁였다. 그녀의 손이 미니스커트를 쥐며 힘없이 떨렸다. 그녀의 눈동자는 쾌락의 안개에 휩싸여 흐릿했지만,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네. 저쪽 건물에서 엄폐한 요원이 좌표를 천계에 보내면…”
그 순간, 나는 리모컨을 돌렸다.
딱 거기까지만.
절정에 이르기 직전까지만!
그 전에 다시 로터를 꺼버렸다.
로터가 멈췄다.
쾌락의 파도가 물러나자 야니의 몸이 애타게 떨렸다. 그녀의 눈동자는 간절한 갈망으로 이글거렸고, 손톱이 손바닥을 깊이 파고들었다.
그녀는 정신을 바싹 차리며 공작의 질문에 더 상세히 답했다. 그녀의 순종은 쾌락과 얽힌 완벽한 결과물이었다.
내가 흡족할 만한 대답이 나올땐 조용히 리모컨을 돌렸다.
딸깍—
5단.
위이잉—!
진동이 한층 강렬해지자 야니의 허리가 미세히 굽으며 그녀의 입술 사이로 억눌린 신음이 새어 나왔다.
하으으윽…!
그녀는 급히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삼켰다. 와이셔츠는 땀과 애액으로 완전히 달라붙어 그녀의 곡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나는 태연히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계속해, 야니. 잘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