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화 [49화. 다시 봐도, 역시 명기.]
툭, 투둑.
망설임 없는 손길에 단추가 순식간에 풀려 나갔다. 서린이 뭐라 말할 틈도 없이, 재혁이 옷깃을 양옆으로 거칠게 젖혔다.
"아...!"
브래지어조차 하지 못한 급한 차림. 옷감이 벗겨지자마자, 풍만한 두 개의 유방이 출렁이며 조명 아래 적나라하게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재혁의 눈이 가늘어졌다.
"역시... 씻지도 못하고 달려왔군요."
하얀 유방 위에는 방금 전까지 남편이 남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얼마나 절박하게 빨아댔는지, 유륜 주변은 남편의 타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고, 곳곳에 붉게 부어오른 자국이 선명했다.
"남편분이 꽤나 공을 들였나 봅니다. 이렇게 침으로 범벅을 해놓은 걸 보니."
"흐윽, 보, 보지 마세요... 더러워..."
서린은 수치심에 팔을 들어 가슴을 가리려 했다. 하지만 재혁이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 침대 위로 결박해버렸다.
"가리지 마세요. 진단 중입니다."
재혁은 남편의 타액으로 끈적해진 그녀의 유두를 검지로 쓱, 훑어냈다. 차가운 손가락이 예민한 돌기에 닿는 순간.
찌릿.
"흐으응!"
서린의 허리가 튕겨 올랐다. 남편이 그렇게 빨아도 미동도 없던 유두가, 재혁의 손길이 스치자마자 거짓말처럼 반응했다.
넓은 유륜 주변의 분홍빛 살점이 순식간에 오돌토돌하게 솟아오르더니, 마치 꽃봉오리가 터지듯 빳빳하게 기립해버린 것.
남편의 침이 묻은 채로, 다른 남자에게 반응해 딱딱하게 굳어버린 젖꼭지.
재혁은 그 노골적인 변화를 내려다보며 잔인하게 속삭였다.
"보세요. 남편이 몇 시간을 빨아도 무감각했던 가슴이..."
그가 꼿꼿하게 솟아오른 유두를 손가락으로 팅, 하고 튕겼다.
"제 손길 한 번에 이렇게 잔뜩 성이 나서 있지 않습니까."
"아으으...! 아니야... 그건..."
"이게 당신 몸의 대답입니다. 남편의 침 냄새보다, 제 손가락 끝의 감각을 더 원한다는 증거죠."
재혁은 차갑게 웃으며 서린의 유방을 양손으로 꽉 움켜쥐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지저분하군요."
두툼한 손바닥이 풍만한 유방을 한 줌에 거칠게 옥죄어오자, 하얀 살결이 손가락 사이로 터질 듯이 비집고 나왔다. 유선 깊은 곳까지 짓누르는 묵직한 악력에 서린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하윽... 네...?"
"남편분이 얼마나 조급했으면, 유륜 전체가 침 범벅이지 않습니까. 감각 치료를 하기엔 너무 오염되었군요."
재혁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자, 풍만한 유방이 가운데로 쏠리며 깊은 골짜기를 만들어냈다.
"소독약은 필요 없습니다. 환자분의 타액이 가장 좋은 세정제니까."
"아, 안 돼... 으으읍!"
재혁이 억지로 가슴을 밀어 올리자, 솟아오른 유두가 서린의 입술에 닿을 듯 말 듯 가까워졌다.
"자, 청소하세요. 본인이 묻혀온 남편의 흔적이니까, 본인이 깨끗하게 빨아서 없애야죠."
"하으으... 그치만, 닿지가..."
"혀를 더 길게 빼세요. 남편의 침 맛이 어떤지 직접 확인해보란 말입니다."
서린은 재혁의 압박에 못 이겨, 부들부들 떨며 혀를 내밀었다. 눈앞에 자신의 젖가슴이 꽉 차 있었다. 남편이 헐떡이며 빨아댔던, 비릿한 침 냄새가 훅 끼쳐왔다.
할짝, 츄릅...
혀끝에 감도는 도훈의 흔적은 서글플 정도로 미지근하고 익숙했다.
그 미약한 온기에 죄책감이 울컥 치밀어 올랐지만,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재혁의 포식자 같은 시선이 자신을 옥죄였다.
몸은 주인의 의지를 배신이라도 하듯 움직였다. 그녀는 굴욕감에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남편의 맛을 지워내기 위해 제 유두를 핥기 시작했다.
"으읍... 짜아... 비려..."
거칠게 굳어 있던 남편의 침 자국이, 그녀의 따뜻한 혀가 닿자 다시 질척하게 녹아내렸다.
"잘하는군요. 남편이 남긴 찌꺼기를 그렇게 혀로 싹싹 긁어내는 겁니다."
"츄으으... 츕, 츄릅..."
자신의 입안으로 들어오는 남편의 맛.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돌토돌한 혀끝이 예민하게 솟은 젖꼭지를 쓸고 지나갈때마다 찌릿한 쾌감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제 살을 제 혀로 맛보는 생경한 자극이었지만, 배덕감이 주는 자극은 남편이 빨아줄 때보다 훨씬 더 날카로웠다.
입으로는 남편의 흔적을 맛보는데, 몸은 재혁에게 잡혀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고 있었다.
"하아... 츄웁... 다, 닦았어... 요..."
한참을 혀를 놀려 침 자국을 닦아내자, 유두는 다시 서린의 침으로 번들거리며 선홍빛으로 더욱 매력있게 길게 돌출되었다.
재혁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가슴을 놓아주었다.
"훌륭합니다. 이제야 좀 쓸 만한 상태가 되었군요."
재혁은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서린의 유두를 만족스럽게 내려다보았다.
"그럼 이제 본 실험을 시작하죠."
"네...? 흣, 뭘..."
"비교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누구의 혀가 당신의 감각을 더 미치게 만드는지."
재혁이 한쪽 가슴을 아래로 받쳐 들 듯 들어 올려 입안 가득 덥석 집어삼켰다.
츄웁-!
"아으윽! 너무, 너무 세요...! 떨어질 것 같아...!"
서린은 고통과 쾌락이 뒤섞인 비명을 지르며, 흐릿해진 눈을 힘겹게 떴다. 본능적으로 자신의 가슴을 괴롭히는 근원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흔들리는 시야에 들어온 광경.
'아...'
자신의 뽀얀 유방을 사나운 짐승처럼 씹어먹을 듯 빨고 있는, 새카만 머리통. 남편 도훈의 것이 아니었다.
도훈은 행여나 아내가 아플까 봐, 깨지기 쉬운 유리알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입술만 대던 곳이었다.
하지만 재혁은 달랐다.
츄룹! 츄우웁...!
볼이 홀쭉하게 꺼질 만큼 거세게 빨아들이는 흡입력.
오목해지며 빨아들이는 입술의 힘에, 유두가 뿌리부터 빨려 들어가는 듯 욱신거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으으... 너무... 쩌릿해!'
그 난폭함이 오히려 죽어있던 신경을 미친 듯이 긁어대고 있었다. 남편의 부드러운 애무에는 하품만 나오던 가슴이, 재혁의 거친 혀가 유두 구멍을 쿡쿡 쑤실 때마다 발가락이 오그라들 정도로 저릿하게 반응했다.
'남편이 아닌데... 낯선 남자가 내 가슴을 먹고 있는데...'
뇌가 거부하는데, 말초신경은 정반대였다.
자신의 하얀 살결 위에 덮인 타인의 검은 머리카락.
재혁이 젖살마저 빨아들이며 고개를 들어올린 순간.
마주보는 시선 속에 느껴지는 지배욕이, 척추를 타고 뜨거운 섬광처럼 쾌락으로 변해 튀어 올랐다.
울컥.
아래쪽 좁은 구멍이 애액을 토해내며 자신을 대신해서 눈물을 흘렸다.
"하으으...! 거, 거기... 혀가, 너무 까칠해...!"
도훈의 미지근한 혀와 달리, 재혁의 혀는 뜨겁고, 크고, 무엇보다 징그러울 정도로 현란했다. 유두 뿌리를 휘감아 돌리는 그 노골적인 놀림에.
서린은 수치심도 잊고 자신의 가슴이 낯선 입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그의 뒷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며 거칠게 감아 안았다.
마치 제 살덩이를 내어주듯. 혹은, 더 깊이 빨리고 싶다는 듯.
그에 응답하듯 재혁은 젖살을 입안 가득 채우겠다는 듯이 유륜마저 집어삼키며 가슴 전체를 쥐어짰다.
마치 모유 한 방울, 체액 한 줌까지 남김없이 착즙하려는 듯, 무자비한 압력으로 유선을 뿌리째 빨아들였다.
쪼오오오옥-!
한계까지 빨아들인 재혁이, 꽉 물고 있던 입술을 풀며 고개를 거칠게 뒤로 젖혔다.
억눌려 있던 하얀 살덩이가 퉁, 하고 탄력 있게 튀어 올랐다.
"하아... 하아..."
퉁퉁 부어오른 유두와 재혁의 입술 사이로 끈적한 침이 늘어져 있었다.
서린은 쾌락에 취해 몽롱한 눈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재혁은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그녀의 가슴을 만족스럽게 훑어내렸다.
"위쪽 반응은 합격이군요. 남편의 흔적도 지워졌고."
그의 시선이 천천히 아래로, 서린의 스커트로 향했다.
"그럼 아래쪽은 어떤지 확인해볼까요."
"아... 거긴..."
재혁의 손이 서린의 허벅지를 타고 미끄러지듯 올라가 치마 자락을 움켜쥐었다. 망설임 없이 치마를 허리까지 확 걷어 올리자, 뽀얀 허벅지 살결 사이로 검은 레이스 조각이 맹렬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
서린은 반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리려 했지만, 재혁이 허벅지 안쪽을 눌러 고정해버렸다.
"이런."
재혁의 입매가 살짝 비틀렸다.
세밀하게 짜인 검은 레이스 천은 그날보다도 훨씬 더 외설적인 디자인이었다.
마치 그녀의 속마음을 대변하듯.
그리고 그 삼각지 중심은 이미 끈적했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서린의 신체가 먼저 대답하듯 붉은 기운이 순식간에 번지며 진한 핑크빛으로 물들어갔다.
그 뜨거운 열기가 허벅지 안쪽까지 밀려와, 은밀한 곳을 직격했다.
서린은 그날의 폭풍 같던 쾌락 속으로 다시 돌아간 기분이었다.
이제 자신을 잡아주던 남편은 없었다.
재혁과 단둘이.
그의 개인 공간 안에서.
자신의 아래를 모두 내어주었다.
그리고 망사 같은 천은 긴 기다림 끝에 그의 손길을 원하는 듯, 깊은 틈새에 세로로 길게 집어삼켜진 채 불규칙하게 맥동하고 있었다.
강렬한 조명 아래 짙게 변색된 중심지.
거의 투명해질 만큼 팽팽하게 늘어난 천 아래, 짓눌린 대음순의 두툼한 윤곽이 터질 듯 비져나와 선홍빛 눅진한 윤기를 뿜어냈다.
서린은 터져 나오는 신음을 삼키려 숨을 훕, 참았지만... 아랫배에 힘이 들어갈수록 팽팽한 레이스는 음부의 갈라진 틈새로 더욱 깊숙이 파고들 뿐이었다. 그 얇은 천 옆으로, 미처 정리되지 못한 부드러운 음모 몇 가닥만이 삐져나와 애처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재혁의 시선이 그 미세한 떨림에 고정되었다. 그의 손이 뻗어가, 삐져나온 검은 털 한 가닥을 검지로 가볍게 툭, 튕겼다.
"흣...!"
민망한 곳에 닿은 낯선 손길에 서린의 엉덩이가 움찔, 조여들자 재혁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역시 다시 봐도 정말 찾아보기 힘든 명기군요. 탐스럽습니다."
서린은 그 말에 온몸이 굳었다.
'명기...'
다시 한번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
이젠 수치심보단 새로운 감각이 몸을 지배했다. 그녀의 몸은 이미 그 칭찬에 화답해, 안쪽 깊숙한 곳에서부터 환영한다는 듯 질척한 액체를 울컥울컥 토해내며 팬티 위로 흘려보냈다.
그와 동시에, 서린의 몽롱한 시선은 재혁의 탄탄한 아랫배를 툭툭 때리며 위협적으로 펄떡이는 그 흉악한 기둥에 저절로 빨려 들어가듯, 떨어질 줄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