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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안절부절 못 하는 엄마


20편. 안절부절 못 하는 엄마 엄마는 토요일 아침부터 분주했다. 약속 나갈 준비를 하면서 동시에 나 먹을 밥도 해놓느라 방과 부엌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다. 평소와 다르게 묘하게 들뜬 엄마의 분위기에서 남자를 만나러 간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챘다. “무슨 약속이야?” “친구들.” 간단한 대답이었지만 엄마가 거짓말하고 있단 걸 확신했다. 남자친구라도 사귄 건가? 아니면 이제 알아보는 단계? 이상할 건 없었다. 엄마는 아직 젊고, 예쁘니까. 학원 운영만 하고 이제 다 큰 나만 보고 살기엔 엄마의 인생이 너무 아까웠다. 엄마의 옷차림을 훑었다. 종아리가 드러난 치마는 치마 자체만 놓고 보면 긴 편에 속했지만, 평소 엄마가 입는 치마에 비하면 확실히 짧았다. 가슴이 워낙 커서 위에는 뭘 입어도 어차피 가슴만 보였다. “언제 올 건데?”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를 만지고 있는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거울을 통해 나를 바라봤다. “오늘은 약속 없어?” “응. 엄마랑 같이 저녁 먹을려고 했는데.” 엄마가 답변을 피했다. 얼굴이 평소랑 달랐다. 화장한 거겠지. 엄마는 나는 신경도 안 쓰고 계속 머리만 손질했다. “태영아. 왜?” 안 나가고 계속 옆에서 얼쩡거리자 엄마가 물었다. “저녁 같이 먹자.” “저녁은 아마 먹고 올지도 몰라...” “내가 치킨 사주려고 했는데.” 엄마가 눈을 반달로 접으며 웃었다. “월급 탔어?” “응.” “기특해라. 한 달 동안 고생했어.” “엄마. 뭐 가지고 싶은 거 없어?” 엄마가 눈을 크게 뜨며 놀랐다. 뭘 사주겠다는 말에 감동했나 보다. “엄마는 태영이 건강하고 일 열심히 하는 거 말고 바라는 거 없어. 엄마한테 돈 쓰지 말고 잘 모아둬.” 어느새 엄마의 머리가 완성됐다. 엄마는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영 어색하네’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내가 보기에는 예뻤다. 뭐가 달라진 건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예뻤다. 엄마가 다시 서둘러 부엌으로 갔다. “태영아 콩나물 국 끓여놨거든? 점심에 먹고 냉장고에 넣어놔. 응?” 내가 아무 대답이 없자 엄마가 한 번 더 강조했다. “유태영. 냉장고에 넣어놔야 안 쉬어.” 외출 준비를 다 끝내고 마지막으로 가방을 든 엄마는 배달 시켜먹지 말고 꼭 밥 먹으라고 당부했다. “엄마 나가자마자 배달시킬 거야.” “너 좋아하는 장조림 해놨잖아. 그거 먹어. 응?” “장조림 이제 질렸어. 안 먹어.” 일부러 툴툴대는 나를 흘겨보면서도 엄마는 맛있게 해놨으니까 꼭 먹어, 라고 잘 타일렀다. 우리 엄마는 진짜 최고다... 엄마를 따라 나도 현관까지 나왔다. 평소에 신는 걸 본적이 없는 검은 힐을 신었다. “밥 먹어. 알았지?” “엄마.” “응.” “오늘 예쁘다.” 엄마가 민망한 듯, 하지만 싫지 않은 듯 현관에 걸린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졌다. “고마워.” “엄마.” “왜. 엄마 가야 해.” “남자 만나는 거지?” 갑작스러운 돌직구 질문에 놀란 듯 엄마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남자친구...” “아니야.” 남자친구 생겼냐고 물어보기도 전에 엄마가 황급히 대답했다. 강한 부정은 긍정인 법이다. “남자친구도 아닌데 이렇게 예쁘게 하고 가?” “예쁘긴 뭐가 자꾸 예쁘다고. 갈게.” “엄마!” 끈질기게 부르는 나 때문에 현관문을 열고도 엄마는 나가지를 못했다. “같이 저녁 먹으면 안 돼? 늦게 들어올 거야?” “모르겠어.” “기다릴게.” “전화할게. 기다리지 말고 먼저 먹어. 태영아, 엄마 진짜 가야 해. 응?” “엄마.” 엄마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내게 웃어주면서 ‘왜, 또’하고 물었다. “예쁘다고.” “그래... 고마워.” 엄마가 도망치듯 얼른 나갔다. 박서현이 가족여행을 가버리는 바람에 오늘은 하루종일 엄마랑 집에 있을 계획이었다. 밥 먹고, 엄마가 좋아하는 카페도 가고, 낮잠도 자고... 저렇게 예쁘게 꾸미고 나가는 엄마를 보니까 심술이 났다. 어떤 씹새끼일까. 우리 엄마를 꼬신 새끼가. 엄마 방으로 가서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습관처럼 츄리닝 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화장도 하고 머리도 한 엄마는 원래도 동안인데 더 어려 보였다. 예쁜 건 당연했고, 몸매도 끝내줬다. 그 남자는 엄마를 마음대로 만지고, 빨고 할까? 엄마도 그 남자를 만지고, 빨아주고 그럴까? 콘돔을 끼고 할까? 내가 이사라나 이지은에게 하듯이 누군지 모를 그 남자도 엄마에게 걸레년, 시발년, 이런 욕을 할 수도 있고, 박서현이 전남친이랑 그랬듯 카섹스를 할 수도 있겠지. 아니면 그 남자는 다정하고 부드러운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내게는 너무할 정도로 폭력적이었지만, 엄마에게는 언제나 은선아, 하면서 무뚝뚝하면서도 은근히 다정했었으니까. 엄마는 침대 위에서 어떤 여자일까. 그 남자의 어디가 좋아서 만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자지를 만졌다. 나는 진짜 안 되나. 나를 향한 엄마의 마음은 아직도 그저 아들인 걸까. 내가 이렇게 컸는데도? 남자가 됐는데도? 눈을 감고 엄마와 섹스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엄마는 처음에는 싫다고 하다가, 결국엔 다른 여자들처럼 내 자지에 미치려고 한다. 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지를 빨아주고 콘돔도 안 껴도 된다고 한다. 이제 엄마가 먼저 내 자지를 구걸한다. 나를 여전히 아들로 생각하는 주제에 내 자지에 미쳐서 나한테 박힐 생각만 한다. 내가 엄마라고 불러주면 더 보지를 조인다. 아버지와 똑같이 생긴 나를 보며 아주 예전부터 나만 보면 보지가 젖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태영아, 엄마한테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말한다. “은선아...” 신음소리 대신 엄마의 이름을 불렀다. 엄마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자극돼 쌀뻔했다. ······. 저녁 7시 반쯤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저녁은 먹었어?] “아니.” [국 끓여두고 반찬도 해놨잖아...] “배 안 고파.” [점심은 먹은 거지?] “언제 들어오는데?” 엄마가 잠시 침묵했다가 ‘곧 갈게’ 했다. “몇 시에 오는데?” [30분 정도 걸릴 거야.] “치킨 시켜 놓을까? 엄마는 저녁 먹었어?” [치킨이 그렇게 먹고 싶어?] “응.” [그래. 알겠어.] 늦게 들어오거나 외박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찍 들어온다고 해서 기분이 바로 좋아졌다.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치킨으로 시킬게.” [네가 먹고 싶은 걸로 먹어야지.] “첫 월급 기념으로 내가 엄마 사주는 거라니까?” [금방 갈게.] “얼른 와, 엄마.” [알았어.] 내가 들어도 내 목소리가 완전 들떠 있었다. 얼른 엄마랑 같이 치킨도 먹고 분위기도 잡고 싶었다. 치킨을 먼저 시켜 놓고 담배 필 겸, 엄마 마중도 나갈 겸 아파트 단지 정문 근처로 나왔다. 나 말고도 담배 피는 아저씨들 몇 명이 더 있었다. 담배 피면서 폰 게임을 하는데 자동차 한 대가 정문 맞은편에 차를 세웠다. 곧이어 화면에 집중해 있는 정신을 뚫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남자가 열어준 조수석에서 엄마가 내리고 있었다. “성진씨, 고마워.” 역시. 남자 만나는 거였구나. 봐서는 안 될 걸 본 사람처럼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같이 저녁 못 먹어서 어떡해.” “오늘만 날인가. 다음에 먹자.”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남자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엄마는 남자를 바라보며 예쁘게 웃었다. 다른 남자랑 같이 있는 엄마가... 내가 아는 여자 같지 않았다. 우리 엄마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바람피는 장면을 목격하기라도 한 듯 기분이 불쾌했다. 남자가 엄마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줬다. 둘이 오늘 섹스했을까... 원래 저녁에도 같이 있으면서 섹스하려고 했는데 나 때문에 못 한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이끌리듯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엄마.” 엄마와 남자가 동시에 나를 바라봤다. 엄마가 화들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반응이 정말로 엄청 나쁜 짓을 하다 들킨 사람 같았다. “태영아...” “아, 얘가 태영이야?” “어, 응. 태영이...” 남자가 나를 언제 봤다고 아는 척을 했다. 씨발, 짜증나게... 남자는 엄마랑 비슷한 나이로 보였다. 그러면 아저씨일 텐데, 엄마가 아줌마 같지 않은 것처럼 이 아저씨도 엄청 아저씨 같지 않았다. “엄마. 누구야?” “어, 그게...” 남자가 얼른 우리 사이를 밝히라는 듯 엄마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엄마는 그 손을 쳐내지 않았다. 엄마가 머뭇거리며 대답하지 않았다. 나를 향한 남자의 형식적인 미소가 조금씩 어색해져 갔다. “남자친구야?” 내가 대신 물었다. 엄마가 응, 하고 아주 작게 대답한 뒤 고개를 살짝 숙였다. “은선이한테 종종 얘기 들었어. 김성진이라고 해.” 은선이... 그러면서 김성진이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마주 잡으며 안녕하세요, 하고 나름 정중하게 인사했다. 엄마의 남자친구인 건 싫지만 그렇다고 예의 바르지 않게 대해서 엄마를 창피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둘이 치킨 먹는다고 했지?” “응. 성진씨 얼른 가 봐.” “갑자기 이렇게 마주쳐서 은선이도, 태영이도 당황스러웠겠다. 우리 다음에 정식으로 자리 한 번 만들어 볼까?” “으, 응.” 그렇게 말하는 내내 김성진은 내게서 눈을 떼지 않고 나를 빤히 바라봤다. 김성진도 내가 엄마의 진짜 아들이 아니라는 걸 당연히 알 것이다.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그냥 좀 특이하다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진짜 아들도 아닌데 왜 키웠고, 여전히 같이 사는지 의아한... 그런데 직접 나를 대면하고는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할 것이다. 엄마와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는, 20대 초반의 남자인 나를 보니 기분이 이상할 것이다. 한집에 살고 있으니 엄마가 걱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남자는 남자가 아는 법이니까. 김성진을 향해 형식적인 웃음을 지어 보이며, 최대한 예의있게 안녕히 가라고 인사했다. “성진 씨, 들어가. 데려다 줘서 고마워.” “응. 연락할게.” 김성진이 차에 올라타고 출발해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우리 둘은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엄마는 남자친구를 들킨 게 정말 충격적인 건지 뭔지 내 눈을 전혀 쳐다보지도 못하고 나한테 말도 못 걸었다. “엄마.” “으, 응.” “오늘 그래서 예쁘게 하고 나갔구나.” “저기, 태영아...” “남자친구 있는 게 잘못도 아닌데 뭐.” 엄마는 계속 바닥만 바라보며 안절부절못했다. “저 아저씨랑 결혼하게?” 엄마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나를 봤다. 얼굴이 사색이 돼 있었다. 눈은 꼭 울 것 같았다. 정말 웃기는 여자다. “뭐? 아니야. 결혼은 무슨. 결혼을 왜 해.” “좋으면 할 수도 있지.” “예전에 잠깐 만났던 사람인데... 우연히 또 연락이 돼서 만난 거야.” “예전에 언제?” “너... 군대 있을 때.” 엄마도 남자를 만나긴 했구나. 생각해보면 당연했다. 그런데 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가 한 번도 남자를 만나지 않았을 거라고 은연중에 믿었던 거 같다. 그나저나 나 군대 있을 때 만났으면 우리 집에 와서도 섹스를 했을까? 오늘 두 사람이 왠지 섹스를 좆나 많이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르겠다. 그냥 그런 느낌이다. “엄마 얼른 들어가자. 곧 치킨 올 거야.” “응.” 엘리베이터에서 엄마는 변명이라도 하듯 급하게 말했다. “엄청 진지하게 만나는 건 아니야. 아, 그렇다고 그냥 가볍게 만나는 것도 아닌데... 그러니까 다시 만나도 괜찮을지 서로 알아가 보는 중이야.” “응.” 엄마가 나를 힐끔힐끔 바라봤다. 계속 안절부절 못 하며 내 눈치를 살폈다. 그게 귀엽고 안쓰러우면서도 솔직히 밉기도 했다. “엄마. 왜 바람 피다 걸린 사람처럼 굴고 그래.” “뭐...?” “남자친구 있는 게 뭐라고. 지금 꼭 죄지은 사람처럼 굴잖아.” “그랬나... 갑자기 마주쳐서 놀라서 그런가 봐.” “남자친구 생겨서 나한테 미안해?” ‘띵’ 엄마가 뭐라고 막 대답을 하려는데 엘리베이터가 우리 집 층에 멈췄다. 듣지 않고 그냥 먼저 내렸다. “태영아.” 엄마가 나를 불렀지만 대답하지 않고 먼저 집으로 들어왔다. 엄마한테 문도 잡아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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