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화 season1. 111. 이별, 그리고 자유(3)
season 1
111. 이별, 그리고 자유(3)
* * *
남녀의 시각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똑같은 일을 보고 겪었어도, 기억은 다르게 남는다.
재영의 이별 또한 기찬의 의도와는 또 달랐다.
“지금까지 제가 아빠 엄마 말씀 어긴 적, 단 한 번이라도 있었어요? 사랑하는 것도 부모님 허락 받고 해야 해요? 결혼하겠다는 것도 아니잖아요!”
기찬이 집을 나간 후, 혼자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서 있던 재영이 도끼눈을 하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말마따나 20년 삶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재영은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손도 덜덜 떨렸다.
단지 부모님에게 대든다는 행위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직 정확히 자신의 감정을 알 수는 없었지만, 그건 분명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오는 순간이었다.
부모는 부모다.
그런 자식의 상태를 못 알아보지 않았다.
‘이제 정말 어른이 다 되었구나.’
김태삼은 속으로 흐뭇했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딸이 여전히 어린 애 같았는데, 눈 똑바로 뜨고 제 할 말 하는 걸 보니 다 컸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런 속마음과 다르게 행동은 단호했다.
“감히 어디서 배운 말버릇이야!”
김태삼이 노기를 드러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겨우 용기를 냈던 딸이 흠칫 놀라며 주춤거렸다.
‘이 정도로 기죽어서는 곤란한데.’
세상은 총성 없는 전쟁터다.
법 테두리 안에서 약육강식의 질서는 그대로 유지되는 정글이다.
그는 무남독녀 외동딸이 강하게 성장해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마침 지금 막 그 가능성을 보였으니, 이참에 조금 더 몰아붙여 볼 생각이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기찬이 그놈은 안 돼.’
사실 김태삼은 기찬의 뛰어남에 굉장히 놀랐다.
모든 면에서 그랬다.
당장 사위 삼고 싶을 정도였다.
집안이 조금만 괜찮았으면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집안이 너무 기울었다.
결혼이 개인과 개인이 만나 삶을 꾸려나가는 건 서민들에게나 해당하는 의미였다.
부와 권력을 꼭 쥐려면,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 반드시 필요하다.
평생 그걸 배우면서 살았다.
그러니, 잘 키운 외동딸은 훌륭한 비즈니스 자원이 되어야 했다.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는 게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 사람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결국 재영은 울음을 터뜨렸다.
그 큰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입가에 경련이 일 정도로 흐느껴 울었다.
‘이런, 아직 멀었어.’
김태삼은 실망했다.
겨우 용기 낸 건 가상했지만, 투쟁하지도, 반발하지도 못하고 여린 여자애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물론 재영은 아빠의 판단과는 조금 달랐다.
겉으로야 유약한 모습을 보였을 지라도,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독기를 품게 된 것이다.
‘내가 반드시 복수할 거야!’
재영은 더 말을 섞지 않았다.
그저 입을 꾹 다물고 안방에서 물러 나왔다.
그대로 제 방으로 올라와서는 침대에 누워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썼다.
신기하게도 떨림이 멈췄다.
눈물도 나지 않았다.
이미 그녀는 자신이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어있었다.
‘기찬아. 사랑해.’
기찬이 자신에게 속삭였던 말들이 가슴을 가득 채워 디시금 목이 메었다.
하지만 기찬과 자신은 지금의 시련을 극복할 수 없을 거라는 걸 너무 잘 알았다.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던가?
애써 관심갖지 않으려 노력할 뿐,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추잡한 기업인, 부패한 정치인, 그리고 꼰대 같은 생물학적 아빠의 무식한 반대로 첫사랑에 실패하게 됐다.
당장 힘없는 기찬이 다치게 둘 수는 없었다.
‘내가 기찬이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이게 최선이야.’
여전히 심장이 벌렁거렸다.
훌쩍거리느라 계속 어깨가 들썩였다.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기찬에게 미안해 더 아파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네가 내게 해준 것, 평생 잊지 않고 다 갚을게. 안녕.’
여자는 자신이 비련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비로소 정체성에 성장 테 하나를 더 두른다고 했다.
그렇게 처절한 이별이 아니었음에도, 재영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별이었다.
그리고 그 이별을 통해 재영은 자신이 어떤 삶을 살지, 행복의 기준이 무엇인지 무의식에 새기는 중이었다.
눈물을 삼키면서 말이다.
* * *
“빨아줘요.”
기찬의 낮은 음성에 한창 키스를 나누고 있던 김선주가 색기가 느껴지는 눈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는 기찬의 입술에 제 혀를 한 번 집어넣고 휘젓더니 스륵 아래로 내려갔다.
도중에 젖꼭지를 핥고 빨았다.
손으로는 기찬의 어깨를 매만졌다.
다른 한 손 손가락은 기찬의 입 안에 넣었다.
기찬이 그 손가락을 물고 빨자 그녀는 옅은 신음을 흘렸다.
하아.
탄탄한 기찬의 복근을 쓰다듬다가 우뚝 솟은 대물을 매만졌다.
정말 보면 볼 수록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 세상이 정말 이런 명기가 존재하나 싶은 생각뿐이었다.
‘다섯 번 연속 사정했는데 아직도 이렇게….’
그녀는 속으로 침을 삼키며 기찬의 귀두를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음.
쩝.
귀두만으로도 입안이 가득 차는 것 같았다.
좀처럼 적응되지 않는 크기에 절로 흥분이 배가 됐다.
으음.
두 손으로는 다 잡히지도 않는 길고 두꺼운 기둥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고개를 살짝 움직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혀를 놀리기 시작했다.
쩝.
츄릅.
쮸압.
핥.
참 맛있게도 빨고 핥았다.
그런 그녀의 정성을 기찬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오럴은 대표가 최고다.’
종합 점수표를 매긴다고 해도, 김선주는 지금까지 잠자리를 한 여자들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었다.
어찌 보면 속 궁합이 맞는 것이고, 또 다르게 보면, 그녀도 명기를 갖추고 있는 셈이었다.
‘저 보지와 섹스 스킬로 이 코딱지만 한 레코드 회사를 미래에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키웠겠지.’
정확한 사실은 아니었다.
그녀는 확실히 가능성을 보는 눈이 좋았다.
그 능력 없이 잠자리만으로 성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쫀득하고 맛있는 섹스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인일 것만 같았다.
“윽.”
대표의 자극적인 사까시에 기찬은 참지 않고 시원하게 사정했다.
“으음.”
김선주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기찬의 사정에 맞춰 더 빠르게 고개를 움직이고 손을 놀렸다.
마치 그의 정액을 쥐어짜기라도 하듯 자극을 더 강하게 주었다.
덕분에 기찬은 멀티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었고, 대표는 기찬이 싼 많은 양의 정액을 입에 머금은 채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기찬과 눈을 마주쳤다.
“하아, 좋았어요. 대표님.”
“…….”
그때까지도 입 안에 정액이 가득해 대표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리고 기찬에게 보라는 듯 정액을 천천히 삼켰다.
꿀꺽.
꿀꺽.
양이 너무 많아서인지, 그새 자신의 침과 섞여서인지, 두 모금에 나눠 입안을 비웠다.
그러고는 말 안장에 앉듯 조심스럽게 기찬의 자지 위로 올라탔다.
쓰읍.
“하앙.”
그녀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기찬도 저도 모르게 턱에 힘이 들어갔다.
‘와.’
정말 쫄깃하다 못해 새로 길을 뚫는 것만 같은 느낌이 한순간 자지를 휘감았다.
사정 직후였음에도 그 자극이 무척 강렬했다.
‘아주 작정했는데?’
지금까지 나눴던 섹스와는 한 차원을 넘어선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금방 알 것 같았다.
“하앙, 하읏.”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던 대표가 기산의 가슴에 손을 짚었다.
상체를 슬쩍 앞으로 내밀며 젖가슴이 흔들리는 걸 보여주려는 듯이 자세를 요염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골반은 점점 빠르게 앞뒤로 움직였고, 그녀는 금방 절정에 도달했다.
하으응!
몸을 살짝 떤 김선주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우우.
그러고는 기찬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너, 이제 내꺼 해.”
제 조카와 헤어진 어린 남자에게, 그녀는 가감 없이 소유욕을 드러냈다.
기찬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어느 때 보다 더 야한 그녀의 눈을 보며,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그러고는 그녀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혀가 엉켰다.
입 밖으로 나온 두 혀가 끈적한 침을 나누며 서로 빨고 핥았다.
기찬은 곧 그녀의 목을 핥고 물었다.
하응.
그녀의 콧소리에 자극을 받아 귓불과 턱까지 물었다.
그리고 천천히 핥고 내려와 가슴을, 젖꼭지를 빨았다.
아아앙.
그녀는 여전히 기찬의 자지 위에 꽂힌 채로 몸을 비틀었다.
그 움직임에 기찬은 시큰한 자극을 받았고, 두 손으로 그녀의 작고 탄탄한 엉덩이를 꼭 움켜쥐었다.
꾸욱.
“아읏!”
그렇게 그녀의 엉덩이를 자신의 자지에 밀착시켜놓고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그러자 야한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쯔업.
쩝.
하아, 하아, 하아.
대표의 호흡이 다시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움직임은 점차 빨라졌고, 결국 얼마 버티지 못하고 김선주의 외침이 방 안을 울렸다.
“계속해! 계속해! 하응!”
* * *
어느덧 해가 바뀌고 95년 2월.
겨울방학이지만 기찬은 여전히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더 이상 재영과는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예계 활동은 줄어들었다.
대신 팀이 아닌 개인의 자격으로 PD들에게 불려 다녔다.
기찬을 찾는 이들은 그의 음악적 능력과 스타성 등을 눈여겨 본 PD들이었다.
“기찬아.”
“아, 윤지 PD님.”
기찬은 제 앞에 마주선 작은 키의 여자 PD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보였다.
그러자 윤지 PD의 얼굴이 괜히 붉어졌다.
“어젠 잘 들어갔어요?”
“… 응.”
괜히 수줍게 눈꼬리를 내리는 그녀였다.